허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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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숙(許貞淑, 1908년 7월 16일 ~ 1991년 6월 5일)은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가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인이다. 본명은 허정자(許貞子).
변호사 허헌의 딸이다. 서울에서 배화여자고보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하여 1926년 간사이 학원을 졸업했다. 이 곳에서 사회주의 사상을 공부한 그는 귀국한 뒤 박헌영과 주세죽, 김단야와 고명자, 조봉암과 김조이 부부 등과 함께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 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때 박헌영, 김단야와 함께 화요파 3인방으로 불리던 임원근의 부인이었다.
신간회, 근우회에 참가하였으며,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면서 1929년 광주학생운동 후속 시위 배후 조종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투옥되자 1930년대 중반 옌안으로 망명하였다. 그는 함께 탈출한 최창익과 옌안에서 결혼했고, 늦은 나이에 항일군정대학을 졸업한 뒤 조선독립동맹 소속으로 중국공산당과 함께 항일 투쟁을 전개했다.
두번째 남편인 최창익과 결혼하기 전에도 임원근이 감옥에 있는 사이 북풍회의 송봉우와 동거하는 등, 허정숙은 당시 흔치 않은 자유 연애, 사회주의 사상과 동지애에 바탕한 '붉은 연애'로 화제를 모았다.
광복후 귀국하여 북조선 정권 수립에 참여했다. 1946년 북조선로동당 간부장, 1947년 북조선인민위원회 선전부장, 이듬해 선전국장을 거쳤고, 1948년 문화선전상, 1957년 사법상, 1959년 최고재판소 소장을 맡았다.
그의 남편 최창익은 연안파 숙청때 몰락했으나, 그는 최창익과 헤어지고 계속 권력의 중심에 머물렀다. 1972년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1981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서, 1984년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의장에 임명되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위원장도 지냈다.
저서로 〈은혜로운 사랑 속에서〉(1981), 〈민주건국의 나날에〉(1986), 〈위대한 사랑의 력사를 되새기며〉(1989) 등이 있다.
그의 여동생으로 한국 전쟁 때 월남한 허근욱의 자전적 소설 《내가 설 땅은 어디냐》(1961)과 이 책의 후편인《흰 벽 검은 벽》(1963)은 허헌과 허정숙, 허근욱 부녀에 얽힌 가족사를 소재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