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 그레이 차

위키백과 ―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트와이닝스사의 "레이디 그레이" 찻잎 더미
실제 크기로
트와이닝스사의 "레이디 그레이" 찻잎 더미
립톤사의 "Finest Earl Grey" 깡통
실제 크기로
립톤사의 "Finest Earl Grey" 깡통

얼 그레이 차(Earl Grey tea)는 주로 기문, 랍상 수숑, 실론 등의 홍차 잎에 베르가모트 오렌지의 껍질로부터 추출한 기름을 첨가함으로써 특이한 향을 내도록 블렌드한 가향차의 일종이다. 얼 그레이 차에 쓰이는 베르가모트 오렌지 껍질의 기름은 화장품, 비누 등을 만들기 위한 향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얼 그레이 차에서 화장품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한편, 비글로우 차 회사나 포트넘 앤드 메이슨사 등의 차 제조사에서는 녹차 잎을 기반으로 한 얼 그레이 녹차도 출시하고 있는데 이를 “얼 그린”이라고도 한다.

이 블렌드의 이름은 베르가모트 기름의 향이 첨가된 차를 선물받은 것으로 유명한 영국 수상이자 그레이 백작 2세인 찰스 그레이 백작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고 한다. 당시 중국에서는 홍차를 별로 즐겨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손님에게 제공할 얼 그레이 블렌드의 홍차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따라서 이 때의 얼 그레이 홍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인 중국의 상급 관리로부터의 선물이 아니고 아마도 인디아 홍차잎과 스리랑카 홍차잎으로부터 블렌드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찰스 얼 그레이는 중국에 갔던 적도 없다.

트와이닝스사는 영국 시장에 최초로 “얼 그레이 홍차”를 출시했다. 트와이닝스의 얼 그레이 블렌드는 중국 홍차, 인디아의 다질링 홍차, 실론 홍차, 그리고 강하고 훈연항이 있는 랍상 수숑이 포함된다. 트와이닝스는 세빌랴 오렌지, 레몬과 베르가모트가 첨가된 “레이디 그레이”라는 비슷한 홍차도 출시했다.

한편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사는 얼 그레이 2세가 1830년에 "로버트 잭슨 앤드 컴퍼니"사의 동업자였던 조지 찰튼에게 얼 그레이 홍차의 제조법을 전했으며, 자신들이 최초의 얼 그레이 홍차 제조사라고 주장한다. 또 원래의 제조법으로 잭슨스사에서는 계속 얼 그레이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출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들의 얼 그레이 홍차는 원래부터 중국 홍차를 기반으로 했다.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사와 트와이닝스사 간의 원조 얼 그레이 블렌드에 대한 논란은 같은 모 회사에 속하게 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얼 그레이 홍차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가 가장 좋아하는 홍차였다. 가상의 인물로는 《스타트랙: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에 나오는 존 룩 피카르 선장과, 댄 브라운 작 《다 빈치 코드》의 레이 티빙 경도 얼 그레이 홍차를 가장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