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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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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Erich Fromm 1974 (cropped)2.jpg|섬네일]]
'''[[w:에리히 프롬|에리히 핀카스 프롬]]'''({{llang|de|Erich Pinchas Fromm}}, 1900년 3월 23일 – 1980년 3월 18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태인 독일계 미국인 사회심리학자이면서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프롬은 비판이론 영역의 프랑크푸르트 학파에서 활동하였다.
== 《소유냐 존재냐》(1976년) ==
에리히 프롬. 차경아 옮김. (2020). 《소유냐 존재냐》. 까치. ISBN 9788972917038
* 이 책은 나의 지난날 저술에서 두 가지 방향을 이어받고 있다. 우선, 근본적으로 휴머니즘에 입각한 정신분석 분야에서의 기존 작업을 확대하고 보완한 점과, 인간성격의 두 가지 기본 성향인 이기심과 이타심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점이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1. 〈머리말〉
* 무궁한 발전에 대한 위대한 약속—자연의 지배, 물질적 풍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그리고 무제한적인 개인의 자유에 대한—은 산업시대 개막 이래로 여러 세대에 걸쳐서 희망과 믿음을 지탱해온 토대였다. 사실상 인간의 문명은 인간이 자연을 능동적으로 지배하면서 시작되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3
* 산업시대가 이룩했던 물질적 및 정신적인 눈부신 업적과 그것이 준 위대한 약속의 파장을 염두에 두어야만, 우리는 그 위대한 약속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 오늘날 야기되는 정신적 충격을 이해할 수 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4
* 위대한 약속이 실현되지 못한 근거는 산업주의 체계에 내재한 경제적 모순들 이외에도 그 체계 자체가 지녔던 두 가지 중요한 '''심리학적''' 전제들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다시 말하면 최대치의 쾌락이라는 전제이다. 행복이라는 것을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소망 또는 주관적 욕구의 충족으로 이해한 점이다('''극단적 쾌락주의'''). 둘째, 자기 중심주의, 이기심, 탐욕—체계의 존속을 촉진시키는 특성들—이 조화와 평화로 통하리라는 전제이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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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냐 존재냐》(1976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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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에리히 프롬|에리히 핀카스 프롬]]'''({{llang|de|Erich Pinchas Fromm}}, 1900년 3월 23일 – 1980년 3월 18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태인 독일계 미국인 사회심리학자이면서 정신분석학자, 인문주의 철학자이다. 프롬은 비판이론 영역의 프랑크푸르트 학파에서 활동하였다.
== 《소유냐 존재냐》(1976년) ==
에리히 프롬. 차경아 옮김. (2020). 《소유냐 존재냐》. 까치. ISBN 9788972917038
* 이 책은 나의 지난날 저술에서 두 가지 방향을 이어받고 있다. 우선, 근본적으로 휴머니즘에 입각한 정신분석 분야에서의 기존 작업을 확대하고 보완한 점과, 인간성격의 두 가지 기본 성향인 이기심과 이타심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점이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1. 〈머리말〉
* 무궁한 발전에 대한 위대한 약속—자연의 지배, 물질적 풍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그리고 무제한적인 개인의 자유에 대한—은 산업시대 개막 이래로 여러 세대에 걸쳐서 희망과 믿음을 지탱해온 토대였다. 사실상 인간의 문명은 인간이 자연을 능동적으로 지배하면서 시작되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3
* 산업시대가 이룩했던 물질적 및 정신적인 눈부신 업적과 그것이 준 위대한 약속의 파장을 염두에 두어야만, 우리는 그 위대한 약속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 오늘날 야기되는 정신적 충격을 이해할 수 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4
* 위대한 약속이 실현되지 못한 근거는 산업주의 체계에 내재한 경제적 모순들 이외에도 그 체계 자체가 지녔던 두 가지 중요한 '''심리학적''' 전제들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삶의 목적은 행복이라는, 다시 말하면 최대치의 쾌락이라는 전제이다. 행복이라는 것을 인간이 품을 수 있는 모든 소망 또는 주관적 욕구의 충족으로 이해한 점이다('''극단적 쾌락주의'''). 둘째, 자기 중심주의, 이기심, 탐욕—체계의 존속을 촉진시키는 특성들—이 조화와 평화로 통하리라는 전제이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16
* 오늘날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그들이 겪는 불행으로 악명이 높다. 이를테면 고독과 불안에 시달리며, 의기저상해 있고, 파괴적이며, 의존적인—요컨대, 그들이 끊임없이 절약하려 드는 바로 그 시간을 성공적으로 "죽일 때" 쾌락을 맛보는 그런 사람들인 것이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20
* 현재 우리는 쾌락(복지와 기쁨 같은 적극적 감정과는 대비되는 소극적 감정으로서의)이 과연 인간의 실존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 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최대의 사회적 실험을 벌이고 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소수 특권층뿐 아니라 적어도 산업국가에 사는 인구 절반이 그들이 추구하는 쾌락을 실제적으로 충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실험은 앞의 의문에 대해서 이미 부정적인 답을 내리고 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21
* 모든 사람들이 제각기 더 많은 것을 소유하려고 하는 한 계급은 형성되기 마련이고 따라서 계급투쟁도, 세계적 시각에서 보면 국제적 전쟁도 불가피한 것이다. '''소유욕과 평화는 서로 배척관계에 있다.'''
** 《소유냐 존재냐》. 까치. p.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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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장르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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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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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인라인}}
[[파일:George-orwell-BBC.jpg|thumb|조지 오웰]]
'''[[w:조지 오웰|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 '''에릭 아서 블레어'''({{llang|en|Eric Arthur Blair}}, 1903년 6월 25일 ~ 1950년 1월 21일)의 필명이다. 그는 20세기 영어권의 가장 중요한 소설가, 비평가, 정치평론가 중 한 명이며 영어권에서 널리 존경받고 있다.
== 《동물농장》(1945년) ==
조지 오웰. 박경서 옮김. (2009). 《동물농장》.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2909707
* 이튼 스쿨을 졸업한 직후(졸업할 당시 나는 완전히 스무 살이 되지 않았다) 나는 버마로 가 〈인도 제국주의 경찰〉이 되었다. 당시 〈인도 제국주의 경찰〉은 스페인의 경찰대나 프랑스의 기동 헌병대와 흡사한, 일종의 헌병대인 무장 경찰이었다. 나는 5년 동안 그런 일을 했다. 비록 그 당시 버마에는 민족주의 감정이 뚜렷이 일고 있지도 않고 영국인들과 버마인들 사이의 관계도 특별히 나쁘지 않았지만, 그 직업은 나에게 맞지 않았고 나로 하여금 제국주의를 증오하게 만들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8
* 그리하여 1937년 중반 공산주의자들이 스페인 정부를 (정치적으로) 조종해 트로츠키주의자들을 색출하기 시작했을 때 아내와 나도 당국에 체포되어 희생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중략) 당시 많은 친구들이 사살되었고 오랫동안 감옥에 감금되거나 소리 없이 사라졌다. 스페인에서의 이러한 인간 사냥은 소련에서의 대숙청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자행되었고 그것의 연장선이었다. (중략) 이러한 모든 경험들은 나에게 실로 값진 현장 교육이었다. 나는 이 값진 체험들을 통해 〈전체주의〉 선전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문명인들의 의견을 얼마나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p.10~11
* 스페인에서 돌아온 나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언어로도 쉽게 번역될 수 있는 이야기로 소비에트 신화를 한번 폭로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13
* "자, 동지 여러분, 우리 생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 문제를 직시해 진지하게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생활이란 비참하고 고생스럽고 수명은 짧습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겨우 입에 풀칠할 만큼의 먹이만 받아먹고, 우리 중 능력 있는 자들은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리고 쓸모없게 되는 순간 처참하게 살육되어 죽음을 맞고 맙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21. 메이저 영감의 발언 중 일부.
* "그런데 왜 우리는 이처럼 비참한 상태를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노동으로 생산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인간들이 다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우리의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여기서 몰아냅시다. 그러면 배고픔과 과로의 근원이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p.21~22. 메이저 영감의 발언 중 일부.
* 다른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은 당연히 농장에서 가장 총명하다고 알려진 돼지들의 임무가 되어 버렸다. 돼지들 중에서도 존스 씨가 팔아먹기 위해 기르고 있던 두 마리의 어린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이 가장 탁월했다. 나폴레옹은 덩치가 크고 꽤 사납게 생긴, 이 농장에서 유일한 버크셔종 수퇘지로 말수는 적지만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스노볼은 나폴레옹보다 활발하고 언변도 더 뛰어나고 더 창의적이지만 속은 덜 깊다는 평을 들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1
* 스노볼, 나폴레옹, 스퀼러, 이 세 마리의 돼지들은 메이저의 가르침을 완전한 사상 체계로 정립해서 여기에 〈동물주의〉라는 명칭을 붙였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1
* 암소 한 마리가 뿔로 식량 창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동물들은 모두 식량 저장통에서 먹이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 순간 존스 씨가 깨어났다. 그와 네 명의 일꾼들이 손에 채찍을 들고 식량 창고로 들어와 사방으로 마구 휘둘러 댔다. 이런 짓은 배고픈 동물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사전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지만 동물들은 마음을 맞춘 듯 일제히 학대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존스와 일꾼들은 갑자기 사방에서 뿔에 받히고 발길질을 당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p.34~35
* 그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일어났지만, 어제 있었던 그 영광스런 일을 불현듯 기억하고는 모두 함께 목장으로 달려갔다. 목장을 조금 내려가면 농장 전체를 볼 수 있는 조그만 둔덕이 있었다. 동물들은 둔덕 꼭대기로 급히 올라가 맑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그랬다, 그것들은 그들의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들의 것이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7
* '''7계명'''
#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나 적이다.
# 네 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누구나 친구다.
#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40
* 스노볼은 이에 대해 심사숙고한 끝에 7계명은 요컨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한 마디의 금언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금언에 동물주의의 기본 원칙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면 어떤 동물이라도 인간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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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농장》(194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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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George-orwell-BBC.jpg|thumb|조지 오웰]]
'''[[w:조지 오웰|조지 오웰]]'''(George Orwell)은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 작가 '''에릭 아서 블레어'''({{llang|en|Eric Arthur Blair}}, 1903년 6월 25일 ~ 1950년 1월 21일)의 필명이다. 그는 20세기 영어권의 가장 중요한 소설가, 비평가, 정치평론가 중 한 명이며 영어권에서 널리 존경받고 있다.
== 《동물농장》(1945년) ==
조지 오웰. 박경서 옮김. (2009). 《동물농장》.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2909707
* 이튼 스쿨을 졸업한 직후(졸업할 당시 나는 완전히 스무 살이 되지 않았다) 나는 버마로 가 〈인도 제국주의 경찰〉이 되었다. 당시 〈인도 제국주의 경찰〉은 스페인의 경찰대나 프랑스의 기동 헌병대와 흡사한, 일종의 헌병대인 무장 경찰이었다. 나는 5년 동안 그런 일을 했다. 비록 그 당시 버마에는 민족주의 감정이 뚜렷이 일고 있지도 않고 영국인들과 버마인들 사이의 관계도 특별히 나쁘지 않았지만, 그 직업은 나에게 맞지 않았고 나로 하여금 제국주의를 증오하게 만들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8
* 그리하여 1937년 중반 공산주의자들이 스페인 정부를 (정치적으로) 조종해 트로츠키주의자들을 색출하기 시작했을 때 아내와 나도 당국에 체포되어 희생되리라는 사실을 직감했다. (중략) 당시 많은 친구들이 사살되었고 오랫동안 감옥에 감금되거나 소리 없이 사라졌다. 스페인에서의 이러한 인간 사냥은 소련에서의 대숙청과 거의 같은 시기에 자행되었고 그것의 연장선이었다. (중략) 이러한 모든 경험들은 나에게 실로 값진 현장 교육이었다. 나는 이 값진 체험들을 통해 〈전체주의〉 선전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문명인들의 의견을 얼마나 손쉽게 통제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p.10~11
* 스페인에서 돌아온 나는 모든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언어로도 쉽게 번역될 수 있는 이야기로 소비에트 신화를 한번 폭로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우크라이나판 서문〉. p.13
* "자, 동지 여러분, 우리 생활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이 문제를 직시해 진지하게 생각해 봅시다. 우리의 생활이란 비참하고 고생스럽고 수명은 짧습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겨우 입에 풀칠할 만큼의 먹이만 받아먹고, 우리 중 능력 있는 자들은 마지막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습니다. 그리고 쓸모없게 되는 순간 처참하게 살육되어 죽음을 맞고 맙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21. 메이저 영감의 발언 중 일부.
* "그런데 왜 우리는 이처럼 비참한 상태를 여전히 면치 못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의 노동으로 생산한 거의 모든 것들을 인간들이 다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있습니다. 그것은 단 한마디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은 우리의 유일한 적입니다. 인간을 여기서 몰아냅시다. 그러면 배고픔과 과로의 근원이 영원히 사라질 것입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p.21~22. 메이저 영감의 발언 중 일부.
* 다른 동물들을 가르치고 조직하는 일은 당연히 농장에서 가장 총명하다고 알려진 돼지들의 임무가 되어 버렸다. 돼지들 중에서도 존스 씨가 팔아먹기 위해 기르고 있던 두 마리의 어린 수퇘지 스노볼과 나폴레옹이 가장 탁월했다. 나폴레옹은 덩치가 크고 꽤 사납게 생긴, 이 농장에서 유일한 버크셔종 수퇘지로 말수는 적지만 하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스노볼은 나폴레옹보다 활발하고 언변도 더 뛰어나고 더 창의적이지만 속은 덜 깊다는 평을 들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1
* 스노볼, 나폴레옹, 스퀼러, 이 세 마리의 돼지들은 메이저의 가르침을 완전한 사상 체계로 정립해서 여기에 〈동물주의〉라는 명칭을 붙였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1
* 암소 한 마리가 뿔로 식량 창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동물들은 모두 식량 저장통에서 먹이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그 순간 존스 씨가 깨어났다. 그와 네 명의 일꾼들이 손에 채찍을 들고 식량 창고로 들어와 사방으로 마구 휘둘러 댔다. 이런 짓은 배고픈 동물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었다. 사전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지만 동물들은 마음을 맞춘 듯 일제히 학대자들을 향해 돌진했다. 존스와 일꾼들은 갑자기 사방에서 뿔에 받히고 발길질을 당했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p.34~35
* 그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에 일어났지만, 어제 있었던 그 영광스런 일을 불현듯 기억하고는 모두 함께 목장으로 달려갔다. 목장을 조금 내려가면 농장 전체를 볼 수 있는 조그만 둔덕이 있었다. 동물들은 둔덕 꼭대기로 급히 올라가 맑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주위를 빙 둘러보았다. 그랬다, 그것들은 그들의 것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그들의 것이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37
* '''7계명'''
# 두 발로 걷는 자는 누구나 적이다.
# 네 발로 걷거나 날개가 있는 자는 누구나 친구다.
#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40
* 스노볼은 이에 대해 심사숙고한 끝에 7계명은 요컨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는 한 마디의 금언으로 요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금언에 동물주의의 기본 원칙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으면 어떤 동물이라도 인간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 《동물농장》. 열린책들. p.48
== 《1984》(1949년) ==
{{본문|1984}}
[[조지 오웰]]. 정희성 옮김. (2007). 《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7460777
* 층계참을 지날 때마다 엘리베이터 맞은편 벽에 붙은 커다란 얼굴의 포스터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눈동자가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된 포스터였다. 포스터 아래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 《1984》. 민음사. pp.9~10
* 방 안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쇠 생산과 관계되는 무언가 숫자로 이루어진 목록을 읽는 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뿌연 거울 같은 직사각형의 금속판에서 흘러나왔다. 금속판은 오른쪽 벽에 붙어 있었다. 윈스턴이 스위치를 돌리자 목소리는 약간 작아졌지만 여전히 또렷하게 들렸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그 금속판은 소리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끌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10
* 신어(新語)로 '진부'라고 하는 진리부는 다른 건물들과 판이하게 달랐다. 흰색 콘크리트로 번쩍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그 웅장한 건물은 층마다 계단식으로 쌓아 올려진 채 300미터나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흰 건물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있는 곳에서도 훤히 보이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우아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br />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 《1984》. 민음사. pp.12~13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민의 적인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의 얼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여기저기에서 관중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갈색 머리의 자그마한 여자는 두려움과 혐오감이 뒤섞인 비명을 꽥꽥 질러 댔다. 골드스타인은 오래전(얼마나 오래전인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당의 지도급 인물로서 빅 브라더와 거의 맞먹는 지위를 누렸는데, 반혁명 활동에 가담하여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용케 탈출한 뒤 감쪽같이 종적을 감춘 변절자이자 반동분자였다. '이 분 증오'의 프로그램은 날마다 바뀌었지만, 중심인물은 언제나 골드스타인이었다. 그는 최초의 반역자요, 당의 순수성을 처음으로 모독한 인간이었다. 그 후 일어난 모든 반당죄, 즉 반역과 파업 행위, 이단과 탈선 등은 그의 사주에 의해 생겨난 것이었다. 골드스타인은 아직도 어디에선가 생존해 있어 음모를 꾸미고 있을 터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바다 건너 어딘가의 나라에서 외국인 후원자의 보호를 받고 있거나 이 오세아니아의 깊은 은신처에 숨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p.22~23
* 인간은 때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증오의 대상을 바꿀 수 있다.
** 《1984》. 민음사. p.27
* 사상범 체포는 항상 밤에만 이루어진다. 갑자기 잠을 깨워 마구 흔들거나 어깨를 거칠게 휘어잡는 우악스러운 손, 눈에 들이대는 불빛, 침대 주위의 험상궂은 얼굴들은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재판과 체포에 대한 보고서 따위는 없다. 사람들은 언제나 밤중에 사라져 버린다. 사라진 사람의 이름은 등록부에서 지워지고, 그에 관한 모든 기록도 삭제된다. 그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도 부인되고, 끝내는 완전히 잊히고 만다. 그러니까 그는 아예 없어져 버리는데, 이런 것을 두고 흔히 '증발했다'라고 말한다.
** 《1984》. 민음사.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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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문
** 《도서명》. 출판사. p.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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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한국인이 아닐 경우에는 한국어 번역본을 사용해서 다음과 같이 씁니다. 번역본은 되도록 원전 번역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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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문
** 《번역 제목》. 출판사. p.쪽수 (행 표기(선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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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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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최초 출판년도) ===
저자. 번역자. (한국 출판년도) 《번역 제목》. 출판사. IS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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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제목》. 출판사. p.쪽수 (행 표기(선택사항)
* 인용문
** 《번역 제목》. 출판사. p.쪽수 (행 표기(선택사항)
</pre>
[[율리우스 카이사르]] 문서로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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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리아 원정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 [[천병희]] 옮김. (2012). 《갈리아 원정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440
* 갈리아는 전체가 세 지역으로 나뉜다. 그중 한 지역에는 벨가이족이, 다른 지역에는 아퀴타니족이, 세 번째 지역에는 그들 자신의 말로는 켈타이족이라 부르지만 우리 말로는 갈리족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살고 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2. 제1권 1장 1행
*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되자 그들은 12개쯤 되는 자신들의 모든 도시와 4백 개쯤 되는 마을과 개인 소유의 다른 건물들에 불을 질렀다. 그들은 곡식도 가져갈 것 말고는 모두 불태워버렸는데,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져야만 그만큼 더 기꺼이 온갖 위험을 무릅쓸 것이기 때문이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6. 제1권 5장 2~3행
</pre>
=== 인터뷰 ===
어떤 인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명언이 2개 이상일 경우, 다음과 같이 편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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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년 ??월 ??일. [링크 ??언론과의 인터뷰]
* 인용문
* 인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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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문서로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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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 조선일보 ===
2022년 1월 1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63424?sid=102 “인생도, 수학도 성급히 결론 내지 마세요”]
* Q: 어렸을 때 시인을 꿈꿨다던데요?
:A: 중고등학교 때 시에 빠졌어요. 특히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좋아했죠. 시를 읽으면 일상 대화에선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소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시적 표현이 모호해서 저자가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기 힘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깊은 유대와 공감대를 갖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몇 번 했거든요.
* Q: 시인을 꿈꾼 수학자. 언뜻 연결이 안 됩니다.
:A: 알고 보면 공통점이 많아요. 시는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표현 양식입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언어로 소통하려는 시도니까요. 그래서 시적 모호성이 생기죠. 수학은 땅으로 끌어내리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을 수와 논리로 표현해 공유하는 거고요. 둘 다 대상을 고도로 함축해 강력한 상징을 만들죠.
</pre>
=== 대화 ===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의 창작물에서 등장인물 간의 대화를 위키인용집에 기록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이 편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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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이 술집인 '정희네'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한다.]
:박동훈: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할까?
:정정희: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 거지. 치사한 새끼들 천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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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애가 요양원에서 이지안에게 손짓을 하며 수화한다.]
:이봉애: 그 분은 잘 계시고?
:[이지안이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봉애: 왜?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이지안: (눈물을 닦으며) 응. 잘 계셔. 할머니 잘 계시냐고도 물어보셨어. 그분이.. 나 밥도 잘 사주고,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셔. 그분.. 아마 승진하실 것 같아.
:이봉애: 근데 왜 울어?
:이지안: (울먹이며) 좋아서. 나랑.. 친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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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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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최초 출판년도) ===
저자. 번역자. (한국 출판년도) 《번역 제목》. 출판사. IS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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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 제목》. 출판사. p.쪽수 (행 표기(선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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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리아 원정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 [[천병희]] 옮김. (2012). 《갈리아 원정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440
* 갈리아는 전체가 세 지역으로 나뉜다. 그중 한 지역에는 벨가이족이, 다른 지역에는 아퀴타니족이, 세 번째 지역에는 그들 자신의 말로는 켈타이족이라 부르지만 우리 말로는 갈리족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살고 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2. 제1권 1장 1행
*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되자 그들은 12개쯤 되는 자신들의 모든 도시와 4백 개쯤 되는 마을과 개인 소유의 다른 건물들에 불을 질렀다. 그들은 곡식도 가져갈 것 말고는 모두 불태워버렸는데,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져야만 그만큼 더 기꺼이 온갖 위험을 무릅쓸 것이기 때문이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6. 제1권 5장 2~3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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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어떤 인물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긴 명언이 2개 이상일 경우, 다음과 같이 편집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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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년 ??월 ??일. [링크 ??언론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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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문서로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pre>
== 인터뷰 ==
=== 조선일보 ===
2022년 1월 1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63424?sid=102 “인생도, 수학도 성급히 결론 내지 마세요”]
* Q: 어렸을 때 시인을 꿈꿨다던데요?
:A: 중고등학교 때 시에 빠졌어요. 특히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좋아했죠. 시를 읽으면 일상 대화에선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소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시적 표현이 모호해서 저자가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기 힘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깊은 유대와 공감대를 갖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몇 번 했거든요.
* Q: 시인을 꿈꾼 수학자. 언뜻 연결이 안 됩니다.
:A: 알고 보면 공통점이 많아요. 시는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표현 양식입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언어로 소통하려는 시도니까요. 그래서 시적 모호성이 생기죠. 수학은 땅으로 끌어내리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을 수와 논리로 표현해 공유하는 거고요. 둘 다 대상을 고도로 함축해 강력한 상징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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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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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이 술집인 '정희네'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한다.]
:박동훈: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할까?
:정정희: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 거지. 치사한 새끼들 천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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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애가 요양원에서 이지안에게 손짓을 하며 수화한다.]
:이봉애: 그 분은 잘 계시고?
:[이지안이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봉애: 왜?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이지안: (눈물을 닦으며) 응. 잘 계셔. 할머니 잘 계시냐고도 물어보셨어. 그분이.. 나 밥도 잘 사주고,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셔. 그분.. 아마 승진하실 것 같아.
:이봉애: 근데 왜 울어?
:이지안: (울먹이며) 좋아서. 나랑.. 친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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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보기 ==
* [[위키인용집:출처 인용]]
* [[위키인용집:신뢰할 수 있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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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최초 출판년도) ===
저자. 번역자. (한국 출판년도) 《번역 제목》. 출판사. IS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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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문
** 《번역 제목》. 출판사. p.쪽수 (행 표기(선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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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우스 카이사르]] 문서로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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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리아 원정기》 ==
율리우스 카이사르. [[천병희]] 옮김. (2012). 《갈리아 원정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440
* 갈리아는 전체가 세 지역으로 나뉜다. 그중 한 지역에는 벨가이족이, 다른 지역에는 아퀴타니족이, 세 번째 지역에는 그들 자신의 말로는 켈타이족이라 부르지만 우리 말로는 갈리족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살고 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2. 제1권 1장 1행
*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고 생각되자 그들은 12개쯤 되는 자신들의 모든 도시와 4백 개쯤 되는 마을과 개인 소유의 다른 건물들에 불을 질렀다. 그들은 곡식도 가져갈 것 말고는 모두 불태워버렸는데,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져야만 그만큼 더 기꺼이 온갖 위험을 무릅쓸 것이기 때문이었다.
** 《갈리아 원정기》. 천병희 역. p.26. 제1권 5장 2~3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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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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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 조선일보 ===
2022년 1월 1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663424?sid=102 “인생도, 수학도 성급히 결론 내지 마세요”]
* Q: 어렸을 때 시인을 꿈꿨다던데요?
:A: 중고등학교 때 시에 빠졌어요. 특히 기형도 시인의 작품을 좋아했죠. 시를 읽으면 일상 대화에선 느낄 수 없는 다른 종류의 소통을 느낄 수 있었어요. 시적 표현이 모호해서 저자가 의도한 바를 명확히 알기 힘들었지만, 그것 때문에 오히려 깊은 유대와 공감대를 갖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몇 번 했거든요.
* Q: 시인을 꿈꾼 수학자. 언뜻 연결이 안 됩니다.
:A: 알고 보면 공통점이 많아요. 시는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 표현 양식입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언어로 소통하려는 시도니까요. 그래서 시적 모호성이 생기죠. 수학은 땅으로 끌어내리기 어려운 추상적 개념을 수와 논리로 표현해 공유하는 거고요. 둘 다 대상을 고도로 함축해 강력한 상징을 만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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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훈이 술집인 '정희네'에서 술을 마시며 대화한다.]
:박동훈: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할까?
:정정희: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 거지. 치사한 새끼들 천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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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애가 요양원에서 이지안에게 손짓을 하며 수화한다.]
:이봉애: 그 분은 잘 계시고?
:[이지안이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린다]
:이봉애: 왜?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이지안: (눈물을 닦으며) 응. 잘 계셔. 할머니 잘 계시냐고도 물어보셨어. 그분이.. 나 밥도 잘 사주고, 회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셔. 그분.. 아마 승진하실 것 같아.
:이봉애: 근데 왜 울어?
:이지안: (울먹이며) 좋아서. 나랑.. 친한 사람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아서...
</pre>
== 같이 보기 ==
* [[위키인용집:출처 인용]]
* [[위키인용집:신뢰할 수 있는 출처]]
* [[위키인용집:확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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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잘못 알려진 인용이 있는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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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 인용구 ==
* 4월의 어느 맑고 쌀쌀한 날, 시계들이 열세 번 종을 울리고 있었다. 윈스턴 스미스는 턱을 가슴에 비벼 불쾌한 바람을 피해보려 애쓰면서, 재빨리 승리 맨션의 유리문으로 들어갔다. 빠르게 문을 닫았지만, 미처 막지 못한 모래 먼지 섞인 바람이 윈스턴을 따라 들어왔다.
** {{llang|en|It was a bright cold day in April, and the clocks were striking thirteen. Winston Smith, his chin nuzzled into his breast in an effort to escape the vile wind, slipped quickly through the glass doors of Victory Mansions, though not quickly enough to prevent a swirl of gritty dust from entering along with him.}}
* 승강기 통로 반대편의 각 층계참에는, 포스터의 커다란 얼굴이 벽에서 눈길을 주고 있었다. 마치 사람이 움직이면 눈동자가 그대로 따라올 듯 꾸며진, 그런 여러 그림들 중 하나였다.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얼굴 밑에는 그리 쓰여 있었다.
** {{llang|en|On each landing, opposite the lift-shaft, the poster with the enormous face gazed from the wall. It was one of those pictures which are so contrived that the eyes follow you about when you move. BIG BROTHER IS WATCHING YOU' the caption beneath it ran.}}
* '2분 증오'의 무서운 점은 강제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피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 30초 동안에는 어떠한 가식도 필요하지 않았다. 두려움과 복수심의 끔찍한 황홀감, 거기에 죽이고, 고문하고, 커다란 망치로 안면을 부숴 놓고 싶은 욕망이 마치 전류처럼 모든 군중 사이로 흘러들어, 그 의지에 반하고자 하던 사람조차 얼굴을 찡그린 채 광기에 찬 비명을 내지르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이 느끼는 분노란 추상적이면서도 방향성 없는 감정인지라, 마치 블로램프의 불길처럼 한 대상에서 다른 대상으로 쉽사리 방향을 틀 수 있었다.
** {{llang|en|The horrible thing about the Two Minutes Hate was not that one was obliged to act a part, but that it was impossible to avoid joining in. Within thirty seconds any pretense was always unnecessary. A hideous ecstasy of fear and vindictiveness, a desire to kill, to torture, to smash faces in with a sledge hammer, seemed to flow through the whole group of people like an electric current, turning one even against one's will into a grimacing, screaming lunatic. And yet the rage that one felt was an abstract, undirected emotion which could be switched from one object to another like the flame of a blowlamp.}}
* 어떤 대답이라도 하는 것처럼, 진리부 건물의 하얀 겉면에 붙어 있는 세 개의 슬로건이 그를 마주하고 있었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굴복, 무지는 힘." 동전에도, 도장에도, 책 표지에도, 현수막에도, 포스터에도, 담뱃갑 포장지에도, 모든 곳에서 말이다. 언제나 지켜보는 눈이 있고, 목소리가 감싸고 있다. 잠자든 깨어있든, 일하든 식사를 하든, 실내든 실외든, 욕실이든 침실이든, 탈출구는 없다. 그 어느 것도 자신만의 것은 없었다, 자기 두개골 안의 몇 제곱센티미터 정도를 뺀다면 그랬다.
** {{llang|en|Like an answer, the three slogans on the white face of the Ministry of Truth came back to him: WAR IS PEACE, FREEDOM IS SLAVERY, IGNORANCE IS STRENGTH. On coins, on stamps, on the covers of books, on banners, on posters, and on the wrappings of a cigarette Packet — everywhere. Always the eyes watching you and the voice enveloping you. Asleep or awake, working or eating, indoors or out of doors, in the bath or in bed — no escape. Nothing was your own except the few cubic centimetres inside your skull.}}
* 오세아니아는 유라시아와 전쟁 중이었다. 그러니 오세아니아는 언제나 유라시아와 전쟁 중이었던 것이다. 순간의 적은 항상 절대악의 상징이 되었고, 그러니 과거든 미래든 그와 합의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 {{llang|en|Oceania was at war with Eurasia: therefore Oceania had always been at war with Eurasia. The enemy of the moment always represented absolute evil, and it followed that any past or future agreement with him was impossible.}}
* 당의 슬로건이 내세우길,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
** {{llang|en|Who controls the past,' ran the Party slogan, 'controls the future: who controls the present controls the past.}}
* 곱씹어본 결과, 과거는 단순히 바뀐 것이 아니고, 실제로 파괴된 것이었다. 가장 명백한 사실일지라도, 자신의 기억 외에는 무엇 하나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데, 어찌 그것을 확신할 수 있다는 말인가?
** {{llang|en|The past, he reflected, had not merely been altered, it had been actually destroyed. For how could you establish even the most obvious fact when there existed no record outside your own memory?}}
* 자유는 2 더하기 2가 4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를 뜻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그 외 모든 것은 자연히 따라온다.
** {{llang|en|Freedom is the freedom to say that two plus two make four. If that is granted, all else follows.}}
* 하지만 다 무사했다,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는 자신에게 승리를 거두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 {{llang|en|But it was all right, everything was all right, the struggle was finished. He had won the victory over himself. He loved Big Brother.}}
[[분류:정치물]]
[[분류:디스토피아 작품]]
[[분류: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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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 1부 ==
*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계들의 종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윈스턴 스미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턱을 가슴에 처박고 승리 맨션의 유리문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막을 새도 없이 모래 바람이 그 뒤를 따라 들이닥쳤다.
** 《1984》. 민음사. p.9
* 윈스턴은 계단 쪽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있으나마나 한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도 좀처럼 가동되지 않았다. 그런 터에 지금은 한낮이라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증오주간(Hate Week)에 대비한 절약 운동 탓이었다.
** 《1984》. 민음사. pp.9~10
* 층계참을 지날 때마다 엘리베이터 맞은편 벽에 붙은 커다란 얼굴의 포스터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눈동자가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된 포스터였다. 포스터 아래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 《1984》. 민음사. pp.9~10
* 방 안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쇠 생산과 관계되는 무언가 숫자로 이루어진 목록을 읽는 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뿌연 거울 같은 직사각형의 금속판에서 흘러나왔다. 금속판은 오른쪽 벽에 붙어 있었다. 윈스턴이 스위치를 돌리자 목소리는 약간 작아졌지만 여전히 또렷하게 들렸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그 금속판은 소리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끌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10
* 신어(新語)로 '진부'라고 하는 진리부는 다른 건물들과 판이하게 달랐다. 흰색 콘크리트로 번쩍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그 웅장한 건물은 층마다 계단식으로 쌓아 올려진 채 300미터나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흰 건물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있는 곳에서도 훤히 보이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우아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br />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 《1984》. 민음사. pp.12~13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민의 적인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의 얼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여기저기에서 관중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갈색 머리의 자그마한 여자는 두려움과 혐오감이 뒤섞인 비명을 꽥꽥 질러 댔다. 골드스타인은 오래전(얼마나 오래전인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당의 지도급 인물로서 빅 브라더와 거의 맞먹는 지위를 누렸는데, 반혁명 활동에 가담하여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용케 탈출한 뒤 감쪽같이 종적을 감춘 변절자이자 반동분자였다. '이 분 증오'의 프로그램은 날마다 바뀌었지만, 중심인물은 언제나 골드스타인이었다. 그는 최초의 반역자요, 당의 순수성을 처음으로 모독한 인간이었다. 그 후 일어난 모든 반당죄, 즉 반역과 파업 행위, 이단과 탈선 등은 그의 사주에 의해 생겨난 것이었다. 골드스타인은 아직도 어디에선가 생존해 있어 음모를 꾸미고 있을 터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바다 건너 어딘가의 나라에서 외국인 후원자의 보호를 받고 있거나 이 오세아니아의 깊은 은신처에 숨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p.22~23
* 인간은 때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증오의 대상을 바꿀 수 있다.
** 《1984》. 민음사. p.27
* 사상범 체포는 항상 밤에만 이루어진다. 갑자기 잠을 깨워 마구 흔들거나 어깨를 거칠게 휘어잡는 우악스러운 손, 눈에 들이대는 불빛, 침대 주위의 험상궂은 얼굴들은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재판과 체포에 대한 보고서 따위는 없다. 사람들은 언제나 밤중에 사라져 버린다. 사라진 사람의 이름은 등록부에서 지워지고, 그에 관한 모든 기록도 삭제된다. 그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도 부인되고, 끝내는 완전히 잊히고 만다. 그러니까 그는 아예 없어져 버리는데, 이런 것을 두고 흔히 '증발했다'라고 말한다.
** 《1984》. 민음사. p.32
* 윈스턴은 풍요부의 숫자를 재조정하면서, 이런 일은 사실상 위조라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난센스를 또 하나의 난센스로 바꾸는 것에 불과했다. 그가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료는 현실 세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심지어는 노골적인 거짓말과도 무관한 것이었다.
** 《1984》. 민음사. pp.59~60
*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것도 철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걸세. 그건 사상에 관련된 말 자체를 없애 버리면 되니까 간단하네.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히 한 낱말로 표현될 것이고, 그 뜻은 엄격하게 제한되며 다른 보조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걸세."
** 《1984》. 민음사. pp.74~75. 윈스턴과 사임의 대화 중 사임이 한 말.
== 참고 문헌 ==
* [[조지 오웰]]. 정희성 옮김. (2007). 《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746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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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디스토피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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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는 [[조지 오웰]]이 1949년 발표한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 1부 ==
* 4월, 맑고 쌀쌀한 날이었다. 시계들의 종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윈스턴 스미스는 차가운 바람을 피해 턱을 가슴에 처박고 승리 맨션의 유리문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막을 새도 없이 모래 바람이 그 뒤를 따라 들이닥쳤다.
** 《1984》. 민음사. p.9
* 윈스턴은 계단 쪽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있으나마나 한 것으로, 경기가 좋을 때도 좀처럼 가동되지 않았다. 그런 터에 지금은 한낮이라 전기조차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증오주간(Hate Week)에 대비한 절약 운동 탓이었다.
** 《1984》. 민음사. pp.9~10
* 층계참을 지날 때마다 엘리베이터 맞은편 벽에 붙은 커다란 얼굴의 포스터가 그를 노려보았다. 그것은 사람이 움직이는 대로 눈동자가 따라 움직이도록 고안된 포스터였다. 포스터 아래에는 '빅 브라더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 《1984》. 민음사. pp.9~10
* 방 안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무쇠 생산과 관계되는 무언가 숫자로 이루어진 목록을 읽는 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뿌연 거울 같은 직사각형의 금속판에서 흘러나왔다. 금속판은 오른쪽 벽에 붙어 있었다. 윈스턴이 스위치를 돌리자 목소리는 약간 작아졌지만 여전히 또렷하게 들렸다. '텔레스크린'이라는 그 금속판은 소리를 줄일 수는 있어도 완전히 끌 수는 없게 되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10
* 신어(新語)로 '진부'라고 하는 진리부는 다른 건물들과 판이하게 달랐다. 흰색 콘크리트로 번쩍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그 웅장한 건물은 층마다 계단식으로 쌓아 올려진 채 300미터나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 흰 건물 전면에는 윈스턴이 서있는 곳에서도 훤히 보이는 당의 세 가지 슬로건이 우아한 필체로 쓰여 있었다.
<br />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 《1984》. 민음사. pp.12~13
*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인민의 적인 임마누엘 골드스타인의 얼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여기저기에서 관중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갈색 머리의 자그마한 여자는 두려움과 혐오감이 뒤섞인 비명을 꽥꽥 질러 댔다. 골드스타인은 오래전(얼마나 오래전인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당의 지도급 인물로서 빅 브라더와 거의 맞먹는 지위를 누렸는데, 반혁명 활동에 가담하여 사형 선고를 받았다가 용케 탈출한 뒤 감쪽같이 종적을 감춘 변절자이자 반동분자였다. '이 분 증오'의 프로그램은 날마다 바뀌었지만, 중심인물은 언제나 골드스타인이었다. 그는 최초의 반역자요, 당의 순수성을 처음으로 모독한 인간이었다. 그 후 일어난 모든 반당죄, 즉 반역과 파업 행위, 이단과 탈선 등은 그의 사주에 의해 생겨난 것이었다. 골드스타인은 아직도 어디에선가 생존해 있어 음모를 꾸미고 있을 터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바다 건너 어딘가의 나라에서 외국인 후원자의 보호를 받고 있거나 이 오세아니아의 깊은 은신처에 숨어 있었다.
** 《1984》. 민음사. pp.22~23
* 인간은 때에 따라서 의식적으로 증오의 대상을 바꿀 수 있다.
** 《1984》. 민음사. p.27
* 사상범 체포는 항상 밤에만 이루어진다. 갑자기 잠을 깨워 마구 흔들거나 어깨를 거칠게 휘어잡는 우악스러운 손, 눈에 들이대는 불빛, 침대 주위의 험상궂은 얼굴들은 있어도 대부분의 경우 재판과 체포에 대한 보고서 따위는 없다. 사람들은 언제나 밤중에 사라져 버린다. 사라진 사람의 이름은 등록부에서 지워지고, 그에 관한 모든 기록도 삭제된다. 그가 한때 존재했다는 사실도 부인되고, 끝내는 완전히 잊히고 만다. 그러니까 그는 아예 없어져 버리는데, 이런 것을 두고 흔히 '증발했다'라고 말한다.
** 《1984》. 민음사. p.32
* 윈스턴은 풍요부의 숫자를 재조정하면서, 이런 일은 사실상 위조라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난센스를 또 하나의 난센스로 바꾸는 것에 불과했다. 그가 취급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료는 현실 세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심지어는 노골적인 거짓말과도 무관한 것이었다.
** 《1984》. 민음사. pp.59~60
* "자네는 신어를 만든 목적이 사고의 폭을 좁히는 데 있다는 걸 모르나? 결국 우리는 사상죄를 범하는 것도 철저히 불가능하게 만들 걸세. 그건 사상에 관련된 말 자체를 없애 버리면 되니까 간단하네. 앞으로 필요한 모든 개념은 정확히 한 낱말로 표현될 것이고, 그 뜻은 엄격하게 제한되며 다른 보조적인 뜻은 제거되어 잊히게 될 걸세."
** 《1984》. 민음사. pp.74~75. 윈스턴과 사임의 대화 중 사임이 한 말.
* "나는 '방법'은 안다. 그러나 '이유'는 모른다."
** 《1984》. 민음사. p.111. 윈스턴이 쓴 글씨.
* "둘 더하기 둘은 넷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유, 이것이 자유다. 만약 자유가 허용된다면 그 밖의 모든 것도 이에 따르게 마련이다"
** 《1984》. 민음사. p.113. 윈스턴이 오브라이언 앞으로 쓴 글씨.
== 참고 문헌 ==
* [[조지 오웰]]. 정희성 옮김. (2007). 《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ISBN 9788937460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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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br/>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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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br/>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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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br/>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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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br/>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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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br/>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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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br/>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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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br/>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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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br/>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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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br/>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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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br/>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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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br/>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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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br/>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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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br/>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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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br/>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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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br/>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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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br/>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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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br/>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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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br/>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분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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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
: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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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
*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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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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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
: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
*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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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
*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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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
: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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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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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
*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
*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
: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
*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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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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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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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
: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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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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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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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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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
: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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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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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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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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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분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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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희'''(千丙熙, 1939년 3월 12일(음력) ~ 2022년 12월 22일)는 대한민국의 독문학자, 번역가이다.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독어독문학과를 배웠으며,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5년 동안 독문학과 고전문학을 수학했다. 독일 북바덴 주정부가 시행하는 희랍어 검정시험(Graecum)과 라틴어 검정시험(Großes Latinum)에 합격하였다. 1981년 단국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직을 역임하였으며, 2004년 은퇴하였다.
1972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저서의 일부분을 발췌역을 한 것을 기점으로 번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2004년 퇴임 이후로는 번역 활동에 열을 올렸다. 그가 번역한 작품들은 《[[일리아스]]》, 《[[오디세이아]]》를 비롯한 수많은 고대 그리스 로마 저작들이며, 거의 다 최초로 한국어 원전 번역을 시도하였다. 이로 인해 대한민국의 인문학계는 그리스 로마 시대를 연구하기에 더 수월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2019년에는 혼자서 대한민국 최초로 플라톤 대화편을 완역하였다.
== 인터뷰 ==
===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
천병희.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interview.aspx?AuthorSearch=@44331&srsltid=AfmBOoouRgkapqfbE2zkgrp5PkZfDHOfIqRj7RSGM_D0ygHhBqMf-1FX 알라딘 커뮤니케이션 인터뷰].
* Q: 첫 질문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문득 그리스 고전과 신화의 관계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스 라틴 원전'이라고 하면 흔히 '신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와 그리스 고전은 어떤 관계인가요?
:A: 그리스 신화가 그리스 고전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재미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며 서사시와 많은 비극의 소재가 되긴 했으나, 그 자체가 고전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리스 고전 하면 신화가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고전의 소재가 되어 우리에게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이겠지요. 서양에는 그리스 신화 외에 게르만 신화와 켈트 신화도 있고 이를 형상화한 문학 작품들도 있지만,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말고는 고전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동양에도 나라마다 신화가 있지만 이를 소재로 한 고전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서양에는 중세, 근대, 현대에 씌인, 신화를 소재로 하지 않은 고전들도 많습니다.
<br />
* Q: 선생님께서는 말 그대로 '평생'을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바쳐오셨습니다. 혹자는 '집착'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던데, 무엇이 선생님을 고전 번역에서 벗어날 수 없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내가 그리스 라틴 고전 번역에 이렇게 집착하는 이유 중 하나는 번역도 창작 못지않게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중국의 구마라습이나 현장법사의 한역(漢譯) 불경들은 동양의 대승불교 사상의 형성과 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한국의 불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리스 라틴 고전도 우리의 사고 지평을 넓혀주고 심화해줄 훌륭한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리스 문명은 서양 역사 전체를 통틀어 후대에 가장 빛나는 유산을 남겼습니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5세기에 공직자들을 투표로 선출하고, 민회에서 중대 사안을 결정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꽃피었고, 철학, 역사, 서사시, 드라마, 조각, 건축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을 남겼습니다. 로마는 물론이고 서유럽이 빨리 야만을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리스 문화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란 다름 아닌 그리스 문화의 부활 그 자체입니다.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서양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을 문화 전반에 적용하여 유럽 문화는 그리스 문화의 주석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br />
* Q: 선생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그리스 문화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선생님의 평생을 사로잡은 그리스 문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그리스 문화에 끌린 까닭은 그리스인들이 지식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아도 안다고 우쭐대지 않고 겸손하며, 누구와도 대등한 입장에서 논의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톤의 대화편들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큰 업적을 남겼어도 지나치게 잘난체하는 사람은 독재자가 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도편추방’ 제도를 통해 재산은 몰수하지 않고 10년 동안 국외로 추방한 것입니다. 기원전 480년 살라미스 해전을 승리로 이끈 테미스토클레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 못지않은 장군 겸 정치가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놓인 조국 아테나이를 구했으며, 어쩌면 서양이 페르시아의 노예가 되는 것을 막은 만고영웅입니다. 하지만 아테나이인들은 한 영웅보다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더 사랑하여 그에게 가혹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무엇이든 통치자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가기보다는 잘잘못을 따져보고 행동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그런 아테나이인들이 나는 부럽고 존경스러웠습니다.
<br />
* Q: 다시 원전 번역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조금 거친 질문이지만, '꼭' 원전을 읽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A: '''다른 고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리스 라틴 고전들도 원전으로 읽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작가 또는 저자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정확히 알아야 우리 것으로 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전을 읽을 수 있을 만큼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자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처럼 입학하자마자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상황에서는 학생들이 고대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계속해서 배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 라틴 고전을 편역하는 수준을 넘어 원전에 최대한 충실하게 번역하고 주석을 다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br />
* Q: 요즘은 한두 가지 외국어를 자유롭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번역본이 잘 팔리면 원서가 덩달아 팔리기도 하고요. 그리스 고전은 서양 문화의 뿌리라 해당 언어권마다 기준으로 삼는 판본도 있는 줄 압니다. 선생님께서는 이런 번역본에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한국어 번역에 임하시는지요.
:A: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로서는 잘된 우리말 번역이 잘된 영역이나 독역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하게 원전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어를 배운 지가 벌써 50년이 훨씬 넘었고 번역할 때면 영역 몇 가지와 독역 몇 가지를 참고하니까 계속해서 독일어와 함께하는데도,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잘된 독역이라도 읽어보면 알쏭달쏭한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빗대어 말하자면, 외국어 번역을 읽는 것이 달밤에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면, 우리말 번역을 읽는 것은 대낮에 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대로 된 우리말 번역일 경우 말입니다.
<br />
* Q: 고전이 중요하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정작 고전을 찾아 읽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라는 질문도 끊임없이 회자되는데요. 선생님께 답을 구해보고 싶습니다.
:A: 이 살기 힘든 세상에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은, 어쩌면 불가능한 매우 오래된 질문입니다. 젊은이들이 무한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는 지금 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가 쉽지 않겠지요. 여기서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 우회적인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몸으로 하는 일인 사람은 타고난 노예라고 했습니다. 스포츠 선수들과 탤런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우리 인간은 이성에 따라 정신적 가치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몸을 위해 충동에 따라 몸으로 살아가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이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따라서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다른 동물들의 행복처럼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정신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br />
* Q: '정신적 가치'라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고전이 '정신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말씀인가요?
:A: 이를테면 여가 시간에 스포츠나 오락물만 관람하고 육체적 스트레스만 풀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정화해주는 음악도 듣고 연극도 관람하고 미술관을 찾아 명화도 보고 친구들과 어울려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도 하곤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틈틈이 고전도 읽고 클래식 음악도 듣고 친구들과 독서회나 음악 감상회 같은 동아리 모임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삶이 인간에게는 더 의미 있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정신의 가치를 믿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도 더 인간적이 될 것입니다.
<br />
* Q: 사회 얘기가 나왔으니 논의를 조금 넓혀보겠습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횡행하는 요즘입니다. 선생님께서는 인문학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우리에게는 인간으로서의 행복이 목적이고 돈은 그 목적을 위한 여러 가지 수단 가운데 하나일 뿐인데도, 마치 돈이 전부인 양 너도나도 돈에만 매달리고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회는 결국 소수의 부자들 말고는 모두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습니다. 부(富)는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오직 자신과 가족의 부귀영화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돈을 벌자마자, 여태까지 사회를 위해 헌신해온 양 명예까지 요구하는 풍조가 만연한다면, 그런 위선적 사회는 더불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이 절망할 테니 말입니다. 이런 물질만능의 사회를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견딜 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에 문사철(文史哲)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사회가 나아갈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문사철이 할 일이고, 그 물질적 토대를 구축하는 것은 응용 학문이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br />
* Q: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에게 덕담 겸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나는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나이 많고 오래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젊은 세대에게 한 마디 조언을 해 달라고 한다면, 시간낭비하지 말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열심히 씨를 뿌리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미와 매미의 우화가 암시해주듯, 씨 뿌린 자는 가을이 되면 거둘 것이 있어도 씨 뿌리지 않은 자는 거둘 것이 없습니다. 내가 말하는 씨란 주로 혼자 책 읽고 사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별로 도움이 안 되는 모임이나 만남은 되도록 줄여야 합니다. 혼자 있으면 두려워질 때도 있겠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만이 생각이 커지고, 몰려다니면 내 생활이 없어집니다. 그리고 어느새 마지막으로 눈을 감는 순간 가장 후회스런 것 중 하나는 돈을 벌지 못했다는 것보다는 한 번뿐인 인생을 의미 있는 일에 쓰지 않고 허송세월했다는 느낌이 아닐까요? 그러나 의미 있게 살아보려고 노력한 사람은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할 것입니다. 여기서 사람을 평가할 때는 그가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을 하려 했는지 보라고 한 독일 시인 횔덜린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 한겨레 ===
[https://www.hani.co.kr/arti/culture/book/893596.html “끝까지 읽도록 쉽게 번역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죠”]. 한겨레. 2019년 5월 12일.
* 처음엔 대화편 가운데 절반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저인 <국가>와 <법률> 번역을 마치고 나니 마저 해도 되겠다는 욕심이 들더군요.
* 2학년 때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수업을 들었죠. 그리스어 원전으로 했어요. 그때 플라톤을 처음 알게 되었죠. <향연>에 매력을 느껴 직접 번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 1966년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서울대 독어교육과에서 3개월 강의를 하고 동백림사건이 터졌죠. 자격 정지 10년 동안 번역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어요. 옛 휘문출판사가 기획한 세계의 대사상 1권(플라톤 <국가>)을 박종현 교수와 함께 1982년에 낸 게 저의 첫 원전 번역이죠. 박 교수가 번역 기한을 맞추지 못해 후반부 번역을 저에게 부탁했어요. 그 뒤로 <시학> <오이디푸스왕>을 냈어요. <일리아스>는 70년대 말에 번역을 시작해 82년에 종로서적에서 나왔죠. <일리아스>의 국내 첫 원전 번역입니다. 동백림사건이 없었다면 독문학 교수로 살았을 겁니다. 지금과 같이 원전 번역을 하지는 못했겠죠.
* 고전을 사람들이 읽지 않는 것은 번역이 어려워 따라가지 못해서란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또 한두 페이지만 읽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도록 번역하고 싶었죠. 요즘 영어로 나온 원전 번역본들을 보더라도 문장이 간결하고 좋아요. 너무 장황해 이해가 어려우면 의역을 하고요. 배우려고 노력했죠.
* 제 책 가운데 <신들의 계보>(헤시오도스) 등 3권이 번역 지원을 받았어요. 지금 팔릴 만한 원전 번역서는 거의 다 나왔어요. 출판사 입장에서 책이 팔릴지 안 팔릴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출판을 하기 쉽지 않아요. 국가에서 원전 번역 출판 지원을 늘렸으면 합니다.
== 번역서 ==
*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아이네이스의 라틴어 원전 번역이 좁게는 라틴 문학, 넓게는 '로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심화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겠다.
** 베르길리우스. 천병희 옮김. (2007). 《[[아이네이스]]》.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181
* 다시 한 번 오비디우스 특유의 재미있고 우아한 표현을 손질하며 내가 느낀 행복감을 독자들도 느껴보길 바란다. 오비디우스, 나아가 라틴 문학의 이해를 돕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옮긴이로서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 오비디우스. 천병희 옮김. (2017). 《변신 이야기》. 출판사 숲. ISBN 9788991290808
== 관련 언사 ==
* 그럼,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은? 선생님께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는 말씀만 드리고 싶다. 선생님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자는 이 번역을 시작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의 번역은 잘 읽힌다. 그리고 역자가 굳이 또 하나의 《일리아스》 번역본을 내놓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이준석 번역. (2023). 《일리아스》. 아카넷. p.830 ISBN 9788957338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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