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문헌 kowikisource https://ko.wikisource.org/wiki/%EC%9C%84%ED%82%A4%EB%AC%B8%ED%97%8C:%EB%8C%80%EB%AC%B8 MediaWiki 1.47.0-wmf.21 first-letter 미디어 특수 토론 사용자 사용자토론 위키문헌 위키문헌토론 파일 파일토론 미디어위키 미디어위키토론 틀 틀토론 도움말 도움말토론 분류 분류토론 저자 저자토론 포털 포털토론 번역 번역토론 해석 해석토론 초안 초안토론 페이지 페이지토론 색인 색인토론 TimedText TimedText talk 모듈 모듈토론 행사 행사토론 국경의 밤/국경의 밤 0 23537 464343 151132 2026-09-28T10:52:29Z ~2026-52204-85 19794 464343 wikitext text/x-wiki {{머리말 |제목 = 국경의 밤 |지은이 = [[글쓴이:김동환|김동환]] |역자 = |부제 = |이전 = |다음 = |설명 = 한국의 근대문학 사상 최초의 서사시 }} = 1부 = <poem> 1장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외투 쓴 검은 순사가 왔다 - 갔다 - 오르명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워놓고 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 물레 젓는 손도 맥이 풀어져 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 등잔만 바라본다. 북국의 겨울밤은 차차 깊어가는데. 2장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나오는 듯 '어-이' 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 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 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 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 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 영림창 산림실이 화부(花夫)떼 소리언만. 3장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은 같은 애처로운 바람소리에 싸이어 어디서 '땅'하는 소리 밤하늘을 짼다. 뒤대어 요란한 발자취 소리에 백성들은 또 무슨 변이 났다고 실색하여 숨죽일 때, 이 처녀(妻女)만은 강도 못 건넌 채 얻어맞은 사내 일이라고 문비탈을 쓸어안고 흑흑 느껴가며 운다 - 겨울에도 한 삼동, 별빛에 따라 고기잡이 얼음장 긋는 소리언만, 4장 불이 보인다 새빨간 불빛 이 저리 강 건너 대안(對岸)벌에서는 순경들의 파수막(파수막)에서 옥서(玉黍)장 태우는 빨-간 불빛이 보인다. 까-맣게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호주(胡酒)에 취한 순경들이 월월월 이태백을 부르면서. 5장 아하, 밤이 점점 어두워간다. 국경의 밤이 저 혼자 시름없이 어두워간다. 함박눈조차 다 내뿜은 맑은 하늘엔 별 두어 개 파래져 어미 잃은 소녀의 눈동자같이 감박거리고 눈보라 심한 강 벌에는 외가지 백양이 혼자 서서 바람을 걷어안고 춤을 춘다, 가지 부러지는 소리조차 이 처녀(妻女)의 마음을 핫! 핫! 놀래놓으면서 - 6장 전선이 운다, 잉 - 잉 - 하고 국교(國交)하러 가는 전신줄이 몹시도 운다. 집도 백양도 산곡도 외양간 '당나귀'도 따라서 운다, 이렇게 춥길래 오늘따라 간도 이사꾼도 별로 없지. 얼음장 깔린 강바닥을 바가지 달아매고 건너는 밤마다 밤마다 외로이 건너는 함경도 이사꾼도 별로 없지 얼음장 깔린 강바닥을 바가지 달아매고 건너는 함경도 이사꾼도 별로 안 보이지, 회령서는 벌써 마지막 차고동이 텄는데. 7장 봄이 와도 꽃 한 폭 필 줄 모르는 간 건너 산천으로서는 바람에 눈보라가 쏠려서 강 한판에 진시왕릉 같은 무덤을 쌓아놓고는 이내 안압지를 파고 달아난다, 하늘땅 모두 회명(晦暝)한 속에 백금 같은 달빛만이 백설로 오백 리, 월광으로 삼천 리, 두만강의 겨울밤은 춥고도 고요하더라. 8장 그날 저녁 으스러한 때이었다 어디서 왔다는지 초조한 청년 하나 갑자기 이 마을에 나타나 오르명내리명 구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 "달빛에 잠자는 두만강이여! 눈보라에 깔려 우는 옛날의 거리여, 나는 살아서 네 품에 다시 안길 줄 몰랐다, 아하, 그리운 옛날의 거리여!" 애처로운 그 소리 밤하늘에 울려 청상과부의 하소연같이 슬프게 들렸다. 그래도 이 마을 백성들은 또 '못된 녀석'이 왔다고, 수군거리며 문을 닫아 매었다. 9장 높았다 - 낮았다 - 울었다 - 웃었다 하는 그 소리 폐허의 재 속에서 나래를 툭툭 털고 일어나 외우는 백조의 노래같이 마디마디 눈물을 짜아내었다, 마치 "얘들아 마지막 날이 왔다"하는 듯이 "모든 것이 괴멸할 때가 왔다"하는 듯도. 여럿은 어린애고 자란 이고 화롯불에 마주 앉았다가 약속한 듯이 고요히 눈을 감는다. 하나님을 찾는 듯이 - "저희들을 구해 줍소서" 그러다가 발소리와 같이 "아하" 부르는 청년의 소리가 다시 들리자, "에익! 빌어 먹을 놈!"하고 침을 배앝는다, 그 머리로서는 밀정하는 소리가 번개치듯 지나간다, - 그네는 두려운 과거를 가졌다 생각하기에도 애처로운 기억을 가졌다. 그래서 그물에 놀란 참새처럼 늘 두려운 가슴을 안고 지내간다, 불쌍한 족속의 가슴이 늘 얼어서! 10장 청년의 노래는 그칠 줄 몰랐다, "옛날의 거리여! 부모의 무덤과 어릴 때 글 읽던 서당과 훈장과 그보다도 물방앗간에서 만나는 색씨 사는 고향아, 달빛에 파래진 S촌아!" 여러 사람은 더욱 놀랐다 그 대담한 소리에 마치 어느 피 묻은 입이, '리벤지'를 부르는 것 같아서, 촌 백성들은 장차 올 두려운 운명을 그리면서 불안과 비포(悲怖)에 떨었다, 그래서 핫! 하고 골을 짚은 채 쓰러졌다. 11장 바람은 이 조그마한 S촌을 삼킬 듯이 심하여간다 S촌뿐이랴 강안(江岸)의 두 다른 국토와 인가와 풍경을 시름없이 덮으면서 벌부(筏夫)의 소리도, 고기잡이 얼음장 그는 소리도, 구화(溝化)불에 마주선 중국 순경의 주정소리도,수비대 보초의 소리도 검열 맡은 필름같이 뚝뚝 중단되어가면서, 그래도 이 속에도 어린애 안고 우는 촌 처녀(처녀)의 소리만은 더욱 분명하게 또 한 가지 방랑자의 호소도 더욱 뚜렷하게, 울며, 짜며 한숨짓는 이 모든 규음(揆音)이 바숴진 피아노의 건반같이 산산이 깨뜨려놓았다, 이 마을 평화를 - 12장 처녀(妻女)는 두렵고 시산하고 참다못하여 문을 열고 하늘을 내다보았다 하늘엔 불켜논 방안같이 환-히 밝은데 가담가담 흑즙 같은 구름이 박히어 있다. "응, 깊고 맑은데-"하고 멀리 산굽이를 쳐다보았으나 아까 나갔던 남편의 모양은 다시 안 보였다 바람이 또 한 번 포효하며 지난다 그때 이웃집으로 기왓장이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우물가 버드나무 째지는 소리 요란히 난다 - 처마 끝에 달아맨 고추 다램이도 흩어지면서 그는 "에그 추워라!"하고 문을 얼른 닫았다. 13장 먼 길가에선 술집막(幕)에서 널문 소리 들린다, 이내 에익… 허… 허… 하는 주정꾼 소리도 "춥길래 오늘 저녁 문도 빨리 닫는가보다"하고 속으로 외우며 처녀(妻女)는 돌부처같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근심 없는 사람 모양으로. 이렇게 시산한 밤이면은 사람 소리가 그리우니 웩 - 웩 - 거리고 지나는 주정꾼 소리도. 14장 처녀(妻女)는 생각하는 양 없이 출가한 첫해 일을 그려보았다 - 밤마다 밤마다 저 혼자 베틀에 앉았을 때, 남편은 곤히 코구르고 - 고요한 밤거리를 불고 지나는 머슴아이의 옥퉁소 소리에 구곡의 청제비 우는 듯한 그 애연한 음조를 듣고는 그만 치마폭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도 하였더니 그저 섧고도 안타까워서 - 산으로 간 남편이 저물게 돌아올 때 울타리 기대어 먼 산기슭을 바라보노라면 오시는 길을 지키노라면 멀리 울 리는 강아지 소리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지었더니 갓난애기의 첫해가 자꾸 설워서 - 그보다도 가을밤 옷 다듬다 뒷서당집 노훈장의 외우는 "공자 왈, 맹자 왈"소리에 빨래 다듬이도 잊고서 그저 가만히 엎디어 있노라면 마을돌이로 늦게 돌아오는 남편의 구운 감자 갖다주는 것도 맛없더니 그래서 그래서 저 혼자 이불 속에서 계명(鷄鳴) 때 지나게 울기도 하였더니, "아. 옛날은 꿈이구나!"하고 처녀(妻女)는 세상을 다 보낸 노인같이 무연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처녀(妻女)는 운다, 오랫동안을 사내를 속이고 울던 마음이 오늘밤 따라와 터지는 것 같아서, - 그는 어릴 때 아직 머리태를 두었을 때 - 도라지 뿌리 씻으로 샘터에 가면 강아지 몰고 오는 머슴아이, 만나던 일 갈잎으로 풀막을 짓고 해 지기도 모르게, 물장구 치고 풀싸움하고 그러던 일, 그러다가 처녀(妻女)는 꿈을 꾸는 듯한 눈으로 "옳아, 그이, 그 언문 아는 선비! 어디 갔을까?" 하고 무릎을 친다. 그리고 입속으로 "옳아, 옳아, 그이!"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꿈길을 따르면서 - 옛날을 가슴에서 파내면서. 15장 바깥에선 밤개가 컹컹 짖는다. 그 서슬에 "아뿔사 내가 왜?"하고 처녀(妻女)는 황급히 일어나 문턱에 매어달린다, 죄 되는 일을 생각한 것같이. 그러나 달과, 바람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남산 봉화당 꼭지에선 성좌들이 진치고 한창 초한(楚漢)을 다투는데 16장 "아하, 설날이 아니 오고, 또 어린애가 아니었더면 국금(國禁)을 파하고까지 남편을 이 한밤에 돈벌이로 강 건너 외땅으로 보내지 않았으련만 무지한 병정에게 들키면 그만이지. 가시던 대로나 돌아오시랴. 에그, 과부는 싫어, 상복 입고 산소에 가는 과부는 싫어" 빠지직빠지직 타오르는 심화에 앉아서 울고 서서 맴도는 시골 아낙네이 겨울밤은 지리도 하여라. 다시는 인적기조차 없는데 뒷산곡에는 곰 우는 소리 요란코. 17장 이상한 청년은 그 집 문간까지 왔었다, 여러 사람의 악매(惡罵)하는 눈살에 쫓겨 뼉다귀 찾는 미친 개모양으로 우줄우줄 떨면서 모막살이집 문 앞까지 왔었다, 누가 보았던들 망명하여 혼 이방인이 보리(補吏)의 눈을 피하는 것이라 않았으랴. 그는 돌연 "여보, 주인!" 하고 굳어진 소리로 빽 지른다. 그 서슬에 지옥서 온 사자를 맞는 듯이 온 마을이 푸드득 떤다, 그는 이어서 백골을 도적하러 묘지에 온 자처럼 연해 눈살을 사방에 펼치면서 날카로운 말소리로 "여보세요 주인! 문을 열어주세요" 18장 딸그막딸그막 울려나오는 그 소리, 만인의 가슴을 무찌를 때 모든 것은 기침 한 번 없이 고요하였다. 천지 창조 전의 대공간같이…… 그는 다시 눈을 흘겨 삼킬 듯이 바라보더니 "여보, 주인! 주인! 주인?" 아, 그 소리는 불쌍하게도 맥이 풀어져 고요히 앉아 있는 아내의 혼을 약탈하고 말았다. 사내를 사지(死地)에 보내고 정황없어 하는 아내의 - 19장 처녀(妻女)는 그 소리에 놀랐다. 그래서 떨었다 밖으로선 더 급하게 "나를 모르세요? 내요! 내요!" 하고 계속하여 난다, 그러면서 주먹이 똑 똑 똑 하고 문지방에 와 맞힌다. 처녀(처녀)의 가슴도 똑똑똑 때리면서 젊은 여자를 잠가둔 성당 문을 똑똑똑 두다리면서. 20장 처녀(妻女)는 어떨 줄 몰랐다, 그래서 거의 기절할 듯이 두려워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 남편이 떠날 때, 동리 구장이 달려와 말모개를 붙잡고 "오늘 저녁엔 떠나지를 마오, 부디 떠나지를 마오, 이상한 청년이 나타나 무슨 큰 화변을 칠 것 같소, 부디 떠나지를 마오, 작년 일을 생각하거든 떠나지를 마오." 그러길래 또 무슨 일이 있는가고, 미리 겁내어 앉았을 때 그 소리 듣고는 그는 에그! 하고 겁이 덜컥 났었다. 죽음이 어디서 빤-히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몸에 오소속 소름이 친다 21장 그의 때리는 주먹은 쉬지 않았다, 똑 - 똑 - 똑 - "여보세요, 내요! 내라니까" 그리고는 무슨 대답을 기다리는 듯이 가만히 있다, 한참을. "아, 내라니까, 내요, 어서 조금만" "아하, 아하, 아하 -" 청년은 그만 쓰러진다. 동사(凍死)하는 거지 추위에 넘어지듯이, 그때 처녀(妻女)는 제 가슴을 만지며 "에그, 어쩌나, 죽나보다 -"하고 마음이 쓰렸다. "아하, 아하, 아하, -" 땅속으로 꺼져하는 것 같은 마지막 소리 차츰 희미하여가는데 어쩌나! 어쩌나? 아하 - "내라니까! 내요, 아, 조금만……" 그것은 확실히 마지막이다. 알 수 없는 청년의 마지막 부르짖음이다 - 이튿날 첫아침 흰 눈에 묻힌 송장 하나가 놓이리라. 건치에 말아 강물 속에 띄워보내리라,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 방랑자를 - 처녀(妻女)는 이렇게 생각함에, "에그 차마 못할 일이다!"하고 가슴을 뜯었다. 어쩔까, 들려놓을까? 내 버려둘까? 간첩일까? 마적일까? 아니 착한 사람일까? 처녀는 혼자 얼마를 망설이었다. "아하, 나를 몰라, 나를- 나를, 이 나를……" 그 소리에 그는 깜짝 놀랐다 어디서 꼭 한 번 들어본 것 같기도 해서 그는 저도 모르게 일어섰다. 물귀신에게 홀린 제주도 해녀같이 그래서 문고리를 쥐었다. 금속성 소리 딸까닥하고 난다, 그 소리에 다시 놀라 그는 뒷걸음친다. 22장 그러나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청년이었다. 그는 창살에 넘어지는 아낙네의 그림자를 보고는 미친 듯, 일어서며, 다시 "내요 - 내요 -" 부른다. 익수자(溺水者)가 배를 본 듯, 외마디 소리, 정성을 다한 - 23장 처녀(妻女)는 그래도 결단치 못하였다, 열지 않으면 불쌍하고, 열면 두렵고, 그래서 문고리를 쥐고 삼삼 돌았다. "여보세요, 어서 조금만 아하……" 그러면서 마지막 똑똑을 두다린다, 마치 파선된 배의 기관같이 차츰차츰 약하여져가면서 - 24장 처녀(妻女)는 될 대로라듯이 문을 열고 있다, 지켜섰던 바람이 획! 하고 귓볼을 때린다, 그때 의문의 청년도 우뚝 일어섰다 더벅머리에 눈살이 깔리고, 바지에 정갱이 달빛에 석골조상같이 꿋꿋하여진 그 방랑자의 꼴! 25장 어유(漁油)불이 삿!하고 두 사이를 흐른다, 모든 발음(撥音)이 죽은 듯 하품을 친다. "누구세요, 당신은 네?" 청년은 한 걸음 다가서며 "내요, 내요 내라니까 - " 그리고는 서로 물끄러미 치어다본다, 아주 대담하게, 아주 심정(沈精)하게 26장 그것도 순간이었다 "앗! 당신이 에그머니!"하고 처녀는 놀라 쓰러진다. 청년도 "역시 오랫던가 아, 순이여" 하고 문지방에 쓰러진다. 로단이 조각하여논 유명한 조상같이 둘은 가만히 서 있다, 달빛에 파래져 신비하게, 거루하게. 27장 아하 그리운 한 옛날의 추억이어. 두 소상(塑像)에 덮이는 한 옛날의 따스한 기억이어! 8년 후 이날에 다시 불탈 줄 누가 알았으리. 아, 처녀와 총각이어, 꿈나라를 건설하던 처녀와 총각이어! 둘은 고요히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나간 따스한 늘을 들춘다 - 국경의 겨울밤은 모든 것을 싸안고 달아난다. 거의 10년 동안을 울며불며 모든 것을 괴멸시키면서 달아난다. 집도 헐기고, 물방앗간도 갈리고, 산도 변하고, 하늘의 백랑성 위치조차 조금 서남으로 비틀리고 그러나 이 청춘남녀의 가슴속 깊이 파묻혀둔 기억만은 잊히지 못하였다, 봄꽃이 져도 가을 열매 떨어져도 8년은 말고 80년을 가보렴 하듯이 고이고이 깃들었다 아, 처음 사랑하던 때! 처음 가슴을 마주칠 때! 8년 전의 아름다운 그 기억이어! </poem> = 2부 = <poem> 28장 멀구 광주리 이고 산기슭을 다니는 마을 처녀떼 속에, 순이라는 금년 열여섯 살 먹은 재가승(在家僧)의 따님이 있었다. 멀구알같이 까만 눈과 노루 눈썹 같은 빛나는 눈초리, 게다가 웃울 때마다 방싯 열리는 입술, 백두산 천지 속의 선녀같이 몹시도 어여뻤다. 마을 나무꾼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썼다. 될 수 있으면 장가까지라도! 하고 총각들은 산에 가서 '콩쌀금'하여서는 남몰래 색시를 갖다주었다. 노인들은 보리가 설 때 새알이 밭고랑에 있으면 고이고이 갖다주었다. 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칭찬하였다. 29장 가을이 다 가는 어느 날 순이는 멀구 광주리 맥없이 내려놓으며 아버지더러, "아버지,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 중놈이란 무엇인데" "중? 중은 웬 중! 장삼입고 고깔 쓰고 목탁 두다리면서 나무아미타불 불러야 중이지, 너 안 보았디? 일전에 왔던 동냥벌이 중을" 그러나 어쩐지 그 말소리는 비었다. "그래도 남들이 중놈이라던데"하고, 아까 산에서 나뭇꾼들에게 몰리우던 일을 생각하였다. 노인은 분한 듯이 낫자루를 휙 집어 뿌리며, "중이면 어때? - 중은 사람이 아니라든? 다른 백성하고 혼사도 못하고 마음대로 옮겨 살지도 못하고" 하며, 입을 다물었다가 "잘들 한다. 어디 봐! 내 딸에야 손가락 하나 대게 하는가고" 하면서 말없이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낯에는 눈물이 두루루 어울리고, 순이도 그저 슬픈 것 같아서 함께 울었다, 얼마를. 30장 재가승(在家僧)이란 - 그 유래는 함경도 윤관이 들어오기 전, 북관의 육진 벌을 유목(遊牧)하고 다니던 일족이었다. 갑옷 입고 풀투구 쓰고 돌로 깎은 도끼를 메고, 해 잘 드는 양지볕을 따라 노루와 사슴잡이하면서 동으로 서로 푸른 하늘 아래를 수초를 따라 아무데나 다녔다, 이리저리. 부인들은 해 뜨면 천막밖에 기어나와, 산 과일을 따 먹으며 노래를 부르다가 저녁이면 고기를 끓이며 술을 만들어, 사내와 같이 먹으며 입맞추며 놀며 지냈다. 그러다가 청산을 두고 구름만 가는 아침이면 산령에 올라 꽃도 따고, 풀도 꺾고 - 31장 말은 한가히 풀을 뜯고 개는 꿩을 따르고, 하늘은 맑았고, 푸르고 이 속에서 날마다 날마다 이 일족이 잡아서 먹고서, 먹고서 잡아가지고 - 그래서 술을 먹고 계집질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싸움하고 영지를 빼앗고, 암살이 일어나고 - 추장, 무사, 처, 모, 아이,석부(石釜), 초의(草衣) - 이것이 서로 죽고, 빼앗고 없어지고 하는 대상 평화스럽고 살벌한 세대를 오래 보내었다. 32장 새벽이면 추장이 "얘들아 일어나거라!"하는 소리에, 천막 속 한자리에서 잠자던 부부와 부모와 처자와 모든 것들이 이슬을 툭툭 털고 일어나서, 장정은 활을 메고 들에 나가고 처녀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쪼인다. 추장은 연해 싸움할 계획을 하고서 - 일족은 복잡한 것을 모르고 그날 그날을 보내었다. 33장 그네들은 탐탐한 공기를 모르고 성가신 도덕과 예의를 모르고 아름다운 말씨와 표정을 몰랐었다 그저 아름다운 색시를 만나면 아내를 삼고 그래서 어여쁜 자녀를 내어 기르고 밤이면, 달이 떠 적막할 때, 모닥불 옆에서 고기를 구워서는 술안주하여 먹으며, 타령을 하면서 짧은 세상을 즐겁게 보내었다 몇백 년을 두고 똑같이. 34장 그러나 일이 났다. 앞마을에 고구려 군사가 쳐들어왔다고 떠들 때, 천막에다 여러 곳에서 나많은 장정들이 모조리 석부를 차고 활을 메고 여러 대 누려 먹은 제 땅을 안 뺏기려, 싸움터로 나갔다. 나갈 때면 울며불며 매여달 리는 아내를 물리치면서 처음으로 대의를 위한 눈물을 흘려보면서. 남은 식구들은 떠난 날부터 냇가에 칠성단을 묻고 밤마다 빌었다, 하늘에 무사히 살아오라고! 싸움에 이기라고! 그러나 그 이듬해 가을엔 슬픈 기별이 왔었다, 싸움에 나갔던 군사는 모조리 패해서 모두는 죽고 더러는 강을 건너 오랑캐령으로 달아나고, - 사랑하던 여자와 말과 서부와, 석퉁소를 내 버리고서. 즉시 고구려 관원들이 왔었다 이 천막촌에 그래서 죽이리 살리리 공론하다가 종으로 쓰기로 하고 그대로 육진에 살게 하였다, 모두 머리를 깎이고 - 35장 몇백 년이 지났는 지 모른다. 고구려 관원들도 갈리고 그 일족도 이리저리 흩어져 어떻게 두루 복잡하여질 때, 그네는 혹 둘도, 모여서 일정한 부락을 짓고 살았다. 머리를 깎고 동무를 표하느라고 남들은 집중이라 부르든 말든 - 재가승(在家僧)이란 그 여진의 유족. 그래서 백정들이 인간 예찬하듯이 이 일족은 세상을 그리워하며 원망하며 지냈다. 순이란 함경도의 변경에 뿌리운 재가승의 따님. 불쌍하게 피어난 운명의 꽃, 놀아도 집중과 시집가도 집중이라는 정칙받은 자! 그러나 누구나 이 중을 모른다, 집주이란 뜻을 그저 집중 집중 하고 욕하는 말로 나뭇꾼들이 써왔다 36장 마을 색시들은 해 지기까지 하여서 물터에 물 길러 나섰다, 국사당 있는 조그마한 샘터에로, 그곳에는 수양버들 아래, 오래 묵은 돌부처 구월 볕에 땀을 씻으면서 육감을 외우고 앉아 있었다. 지나던 길손이 낮잠 자는 터전도 되고 - 그 아래는 바로 우물, 바가지로 풀 수 있는 우물, 여러 길에 쓰는 샘물터가 있었다. 또 그 곁에는 치재(致齋) 붙이던 베 조각이 드리웠고, 나무꾼이 원두 씨름아여 먹고 간 꺼-먼 자취가 남았고 샘물 우엔 벌레 먹은 버들잎 두어 개 띄웠고 - 37장 "순이는 벌써 머리를 얹었다네, 으아, 우습다 시집간다더라, 청혼왔다구." "부잣집 며느리 된다고, 어떤 애는 좋겠다" 하며 여럿은 순이를 놀려대이며 버들잎을 가려가며 물을 퍼 담았다. "밭도 두 맥 소쉬 있고 소도 세 마리나 있고 흥!" "더구나 새신랑은 글을 안다더라, 언문을" 빈정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며 마을 처녀들은 순이를 놀려대었다. 38장 순이는 혼자 속으로 가만히 '시집' '신부'하고 불러보았다. 어여쁜 이름이다 함에 저절로 낯이 붉어진다, "나도 그렇게 된담! 더구나 그 '선비'하고" 그러다가 문득 아까 아버지 하던 말을 생각하고 나는 집중 집중으로 시집가야 되는 몸이다 함에 제 신세 가엾은 것 같아서 퍽 슬펐다. "어찌 그 선비는 집중이 아닌고? 언문 아는 선비가, 에그 그 부잣집은 집중 가문이 아닌고? 가엾어라" 그는 그저 울고 싶었다 가슴이 답답하여지면서 멀리 해는 산마루를 넘고요 - 39장 얼마나 있었는지 멀리 방축 건너로 "노자- 노자 젊어 노자 늙어……"하는 나무꾼의 목가가 들릴 때, 순이는 깜짝 놀라 얼른 물동이에 물을 퍼 담았다 가을바람이 버들잎 한 쌍을 물동이에 쥐어넣고 - 40장 동무들은 다 가고 범나비 저녁바람 쏘이려 나왔을 때, 하늘이 부르는 저녁 노래가 고요히 떠돌아 향기로운 땅의 냄새에 아울려 순이를 때릴 때, 그는 저절로 가슴이 뛰었다 - 성장한 처녀의 가슴에 인생의 노래가 떠돌아 못 견디게 기쁘었다, 그때 어디서 갈잎이 째지며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새알 만한 돌멩이 발충에 와 떨어진다 41장 순이는 무엇을 깨달았는지 모로 돌아섰다. 귓볼이 빨개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소년은 뛰어나왔다. 갈 밖으로 벙글벙글 웃으면서 "응, 순이로구나!" 하면서 앞에 와 마주섰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콩쌀금'을 내어 슬며시 쥐어준다. 순이는 오늘따라 부끄러워 낯을 들지 못하였다 늘 하던 해죽 웃기를 잊고 - "너 멀구밭으로 갔던? 어째 혼자 갔나?" "나허구 같이 가자구 하지 않았나? 누가 꼬이든?" "……" "어째 너 나를 싫어하나? 응" 순이는 그러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소년은 빨개진 소녀의 귓볼을 들여다보며 "왜 울었니? 누구에게 맞았니?" "누가 맞았다니!" "그럼 어째 말을 아니 하니?" 그래도 순이는 잠잠하다. 소년은 손뼉을 치며 하하하 웃으면서 "옳지 알았다 너 부끄러워 우니? 우리 아버지 너 집으로 혼사말 갔다더니 옳지 그게 부끄럽구 우냐!" "……" "얘 너는 우리 집에 시집온단다, 권마성(勸馬聲) 소리에 가마에 앉아서 응" 순이는 한 걸음 물러서며 "듣기 싫다 나는 그런 소리 듣기 싫다!" 그리고는 물동이 앞에 와 선다. 아무 말도 없이 고요히 - 수정(水精)같이 소년은 웃다가 이 눈치를 차리고 얼른 달려들어 물동이를 이워주었다. 그리고는 뒷맵시와 불그레한 뺨빛을 또 한 가지 여왕같이 걸어가는 거룩한 그 자태를 탐내보면서 마치 원광 두른 성녀를 보내는 듯이 한껏 아까워서 - 42장 조선의 시골에는 백일에 짓는 사랑의 궁전은 없으랴. 종이 무서워 무서워 상전을 바라보듯 거지가 금덩이 안아보듯 두려움과 경이가 큐-피트의 화살이 되었다. 43장 그러는 속에도 사랑은 허화(虛火), 봄눈을 뒤지고 나오는 움같이 고려 지방족의 강득한 씨는 아침나절 호풍이 부는 산국(山國)에도 피기 시작하였다. 여성은 태양이다! 하는 소리가 소년의 입술을 가끔 스쳤다, 두 절대한 친화력에 불타지면서 사랑은 재가승과 언문 아는 계급을 초월하여서 붙었다. 44장 그뒤로부터 비 오는 아침이나 바람 부는 저녁이나 두 그림자는 늘 샘터에 모였다 남의 눈을 꺼리면서, 물 우엔 갈잎 마음속엔 '잊지 말란 풀' 45장 뻐꾸기 우는 깊은 밤중에 처녀의 짓두그릇엔 웬 총각의 토수목 끼었고 누가 쓴 '언문본'인지 뎅굴뎅굴 굴렀다 순이의 맘에는 알 수 없는 영주가 즐어앉았다. 콩쌀금 주던 미소년이 처녀의 가슴에 아아 언문 아는 선비가 안기었다. 46장 소년은 - 날마다 꼴단 지고 오다가 그 집 앞 돌각탑 우에 와 앉았다, 땀 씻을 때에 부르는 휘파람 소리는 어린 소녀에게 전하는 그 소리라. 사랑하는 이의 사랑받으면서 꿈나라의 왕궁을 짓는 하루 이틀 아침은 저녁이 멀고 저녁은 아침이 그리운 만리장성을 쌓을 때 - 47장 쌓기는 왕자, 왕녀의 사랑 같은 사랑의 성을 두 소년이 쌓았건만, 헐기는 재가승의 정칙이 헐기 시작하였다. 꽃에는 벌레가 들기 쉽다고 아, 둘 사이에는 마지막 날이 왔다, 벌써부터 와야 할 마지막 날이 전통은- 사회 제도는 인간 불평등의 한 따님이라고, 재가승의 자녀는 재가승의 집으로 그래서 같은 씨를 십대 백대 천대를 순이도 재가승의 씨를 받아 전하는 기계로 가게 되었다. 죽기를 한하는 순이는 울고 떼쓰다가 아버지 교살된다는 말에 할 수 없이 그해 겨울에 동리 존위(尊位)집에 시집갔었다, 언문 아는 선비를 내어버리고 - 여러 마을의 총각들은 너무 분해서 "어디 봐라!"하고 침을 배앝으며 물긷기 동무들은 "어찌 저럴까, 언문 아는 선비는 어쩌고, 흐흥, 중은 역시 중이 좋은 게지"라고 비웃었다. 48장 이 소문을 듣고 소년은 밤마다 밤마다 울었다. 그리고 단 한 번만 그 색시를 만나려 애썼다. 광인같이 아침 저녁 물방앗간을 뛰마니며 "어찌 갔을까, 어여쁜 순이가 맹세한 순이가 어찌 갔을까?"하면서. 49장 열흘이 지나도 순이는 그림자도 안 보였다 그래서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하느님이시여! 이게 무슨 짓입니까 팔목에 안기어 풀싸움하던 단순한 옛날의 기억을 이렇게 깨뜨려좋습니까?" "아, 순아, 어디 갔니 옛날의 애인을 버리고 어디 갔니? 너는 참새처럼 아버지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너는 참새처럼 내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순아, 너는 물동이 이어줄 때, 언문 아는 집 각시 된다고 자랑하더니만 언문도 내보리고 선비도 없는 어디로 갔니?" "멀구알 따다 팔아 열녀전을 쌓겠다더니 순아, 열녀전을 버리고 어디 갔니?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부엉이 운다 부엉새가 운다 뒷산곡에서 물레젓기 타령하던 때에 듣던 부엉새가 운다 아, 순아!" 50장 소년은 너무도 기막혀 새벽에 칠두성을 향하여 "하늘이시여, 칼을 주소서, 세상을 무찌를 순이가 살고 옛날의 샘터가 놓인 이 세상을 무찌를!" 51장 에라, 나 보아라! 자유인에 탈이 없는 것이다, "가헌(家憲)'이라거나 '율법'이라거나, 모두 짓밟아라 뜯어고쳐라 추장이란 녀석이 제 맘대로 꾸며논 타성의 도덕률을 집중을 사람을 만들자, 순이는 아버지의 따님을 만들자, 초인아, 절대한 힘을 빌려라. 이것을 고치게, 아름답게 만들 게 불쌍한 눈물을 흘리지 말 게. 큐피트의 지나간 뒤는 꿈이 쓰러지고, 박카스의 노래 뒤는 피가 흐르나니. 52장 몇 날을 두고 울던 소년은 열흘이 되자 모든 바람이 다 끊어지고 할 때 산새들도 깃든 야밤중에, 보꾸러미 하나 둘러메고 이 마을을 떠났다 마지막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는 이 땅을 안 디딜 작적으로 - 구름은 빌까 험하게 분주히 내왕하는데. 53장 소년이 떠난 뒤 하늘은 잊은 듯이 해마다 해마다 풍년을 주었다 때맞춰 기름진 비를, 자갈 돌밭에 출가한 순이의 맘에도 안개비를 농부들은 여전히 호미를 쥐고 밭에 나갔다. 마을 소녀들은 멀리 따러 다니구요 언문 아는 선비 일은 차츰차츰 잊으면서. 54장 몇 해 안 가서 무산령상(茂山嶺上)엔 화차통 검은 문명의 손이 이 마을을 다닥쳐왔다, 그래서 여러 사람을 전토를 팔아가지고 차츰 떠났다. 혹은 간도로 혹은 서간도로 그리고 아침나절 짐승 우는 소리 외에도 쇠 찌적 가는 소리 돌 깨는 소리, 차츰 요란하여갔다, 옷 다른 이의 그림자도 붇고, 55장 마을 사람이 거의 떠날 때 출가한 순이도 남편을 따라 이듬해 여름 강변인 이 마을에 옮겨왔다. 아버지 집도 동강(東江)으로 가고요 - 56장 멀구 따는 산곡에는 토지 조사국 기수가 다니더니, 웬 삼각 표주가 붙구요, 초가집에도 양(洋)납이 오르고 - 57장 촌부들이 떠난 지 5년 언문 아는 선비 떠난 지 8년. 이것이 이 문간에서 서로 들추는 아름다운 옛날의 기억, 간첩이란 방랑자와 밀수출 마부의 아내 되는 순이의 아! 이것은 둘의 옛날이 기억이었다. </poem> = 3부 = <poem> 58장 -- 청년 너무도 기뻐서 처녀를 웃음으로 보며 "오호, 나를 모르세요. 나를요?" 꿈을 깨고 난 듯이 손길을 들어, "아아, 국사당 물방앗간에서 갈잎으로 머리 얹고 종일 풀싸움하던 그 일을- 또 산밭에서 멀구 광주리 이고 다니던 당신을 그리워 그리워하던 언문 아는 선비야요!" "재가승이 가지는 박해와 모욕을 같이하자던 그러면서 소 몰기 목동으로 지내자던 한때는 봄이 온다고 기다리던 내야요" -- 처녀(妻女) "언문 아는 선비? 언문 하는 선비! 이게 꿈인가! 에그, 아!, 에그! 이게 꿈인가, 이 추운 밤에, 당신이 어떻게 오셨소, 봄이 와도 가을이 와도 몇 가을 봄 가고와도 가신 뒤 자취조차 없던 당신이 이 한밤에, 어떻게 어디로 오셨소? 시집간 뒤 열흘 만에 떠나더라더니만." -- 청년 "그렇다오, 나는 마을 사람들의 비웃음에 못 이겨 열흘 만에 떠났소, 언문도 쓸데없고 밭 두렁도 소용없는 것 보고 가만히 혼자 떠났소. 8년 동안 - 서울 가서 학교에 다녔소 머리 깎고, 그래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것을 알고 페스탈로치와 루소와 노자와 장자와 모든 것을 알고 언문 아는 선비가 더 훌륭하게 되었소, 그러다가 고향이 그립고 당신을 못 잊오 술을 마셨더니, 어느새 나는 인육을 탐하는 자가 되었소, - 네로같이 밤낮 - 매독, 임질, 주정, 노래, 춤,-깽깽이- 내가 눈 깨일 때는 옛날이 육체가 없고 옛날의 정신이 없고 아 옛날의 지위까지. 나는 산송장! 오고갈 데도 없는 산송장. 아, 옛날이 그리워 옛날이 그리워서 이렇게 찾아왔소, 다시 아니 오려던 땅을 이렇게 찾아왔소,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 아하, 어떻게 있소, 처녀 그대로 있소? 남의 처로 있소! 흥, 역시 베를 짜고 있소? 아, 그립던 순이여! 나와 같이 가오! 어서 가오! 멀리 멀리 옛날의 꿈을 둘추면서 지내요. 아하, 순이여!" -- 처녀(妻女) "아니! 아니 나는 못 가오 어서 가세요, 나는 남편이 있는 계집, 다른 사내하고 말도 못 하는 계집. 조선 여자에 떨어지는 종 같은 팔자를 타고난 자이오, 아버지 품으로 문벌 있는 집에 - 벌써 어머니질까지 하는 - 오늘 저녁에 남편은 이것들을 살리려, 소금 실어 수레를 끄을고 강 건너 넘어갔어요 남편도 없는 이 한밤에 외인하고 - 에그 어서 가세요 -" "내가 언제 저 갈 데를 간다고? 백두산 위에 흰 눈이 없어질 때, 해가 서쪽으로 뜰 때 그때랍니다, 봄날에 강물이 풀리듯이요 -" "타박타박 처녀의 가슴을 드디고 가던 옛날의 당신은 눈물로 장사지내구요. 어서 가요, 어서 가요 마을 구장에게 들키면 향도 배장(鄕徒排杖)을 맞을 터인데" 그러면서 문을 닫는다 애욕의 눈물을 씻으면서 - -- 청년 "아니, 아니 닫지를 마세요, 사랑의 성전문을 닫지를 마세요. 남에게 노예라도 내게는 제왕, 종이 상전 같은 힘을 길러 탈을 벗으려면 그는 일평생 종으로 지낸다구요 아, 그리운 옛날의 색시여!" "나는 커졌소, 8년을 자랐소, 굴강한 힘은 옛날을 복수하기에 넉넉하오. 율법도 막을 수 있고 혼도 자유로 낼 수 있소. 아, 이쁜 색시여, 나를 믿어주구려, 옛날의 백분의 일만이라도." "나는 벌써 도회의 매연에서 사형을 받은 자이오, 문명에서 환락에서 추방되구요, 쇠마치, 기계, 착가(捉枷), 기아(飢餓), 동사(凍死) 인혈을, 인육을 마시는 곳에서 폐병균이 유리하는 공기 속에서 겨우 도망하여 온 자이오 몰락하게 된 문명에서 일광을 얻으러 공기를 얻으러, 그리고 매춘부의 부란한 고기에서, 아편에서 빨간 술에서 명예에서 이욕에서 겨우 빠져나왔소, 옛날의 두만강가이 그리워서 당신의 노래가 듣고 싶어서." "당신이 죽었더라면 한평생 무덤가를 지키구요 시집가신 채라면 젖가슴을 꿈으로나 만질까고, 풀밭에서 옛날에 부르던 노래나 찾을까고 -" -- 처녀(妻女) "무얼 또 꾸며대시네, 며칠 안 가서 그리워하실 텐데!" -- 청년 "무엇을요? 내가 그리워한다고." -- 처녀(妻女) "그러믄요! 도회에는 어여쁜 색시 있구 놀음이 있구, 그러나 여기에는 아무것도 날마다 밤마다 퍼붓는 함박눈밖에 강물은 얼구요 사람도 얼구요, 해는 눈 속에서 깼다가 눈 속에 잠들고 사람은 추운 데 낳다가 추운 데 묻히고 서울서 온 손님은 마음이 여리다구요. 오늘밤같이 북풍에 우는 당나귀 소리 듣고는 눈물을 아니 흘릴까요? 여름에는 소몰기, 겨울에는 마차몰이 그도 밀수입 마차랍니다, 들키면 경치우는- 단조하고 무미스러운 이 살림, 몇 날이 안 가서 싫증이 나실 텐데 -" "시골엔 문명을 모르는 사람만이 언문도 맹자도 모르는 사람만이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사람만이 소문만 외우며 사는 곳이랍니다." -- 청년 "아니, 그렇지 않소, 내가 도회를 그리워한다고? 비린내 나는 그 도회에를 우정을 도량형으로 싸구요, 명예하는 수레를 일생 두고 끄으는 소와 막잡이하는 우둔한 차부들이 하는 곳을." "굴뚝이 노동자의 육반 위에 서고 호가사 잉여가치의 종노릇하는 모든 혼정(魂精)이 전통과 인습에 눌리어 모든 질곡밖에 살 집이 없는 그런 도회에, 도회인 속에," "데카당, 다다, 염세, 악의 찬미 두만강가의 자작돌같이 무룩히 있는 근대의 의붓자식 같은 조선의 심장을 찾아가라고요! 아, 전원아, 애인아, 유목업아! 국가와 예식과, 역사를 벗고 빨간 몸뚱이 네 품에 안기려는 것을 막으려느냐?-" 그러면서 청년은 하늘을 치어보았다. 모든 절망 끝에 찾는 것 있는 듯이 - 하늘엔 언제 내릴는지 모르는 구름기둥이 조고마한 별을 드디고 지나간다. 멀리 개 짖는 소리, 새벽이 걸어오듯 - 8년 만에 온 청년의 눈앞에는 활을 메고 노루잡이 다닐 때 밤이 늦어 모닥불 피워놓고 고리를 까슬며 색시 어깨를 짚고 노래부르던 옛일이 생각난다. 독한 물지 담배 속에 "옛날에 남 이 장군이란 녀석이……" 하고 노농(老農)의 이야기 듣던 마을 총각떼의 모양이 보인다. 앗! 하고 그는 다시금 눈을 돌린다. -- 처녀(妻女) "그래도 싫어요 나는 당신 같은 이는 싫어요, 다른 계집을 알고 또 돈을 알구요, 더구나 일본말까지 아니 와보시구려, 오는 날부터 순사가 뒤따라다닐 터인데 그러니 더욱 싫어요 벌써 간첩이라고 하던데!" "그리고 내가 미나리 캐러 다닐 때 당신은 뿌리도 안 털어줄 걸요, 백은(白銀) 길 같은 손길에 흙이 묻는다고 더구나 감자국 귀밀밥을 먹는다면 -" "에그, 애닯아라. 당신은 역시 꿈에 볼 사람이랍니다, 어서 가세요." -- 청년 "그렇지 않다는데도, 에익 어찌 더러운 팔자를 가지고 났담!" 그러면서 그는 초조하여 손길을 마주 쥔다, 끝없는 새벽하늘에는 별싸락이 떴구요 - 그 별을 따라 꽂히는 곳에 북극이, 눈에 가리운 북극이 보이고요. 거기에 빙산을 마주쳐 두 손길 잡고, 고요히 저녁 기도를 드리는 고아의 모양이 보인다, 그 소리 마치 "하늘이시여 용서하소서 죄를, 저희들은 모르고 지었으니"하는 듯. 별빛이 꽂히는 곳, 마지막 벌판에는 이스라엘 건국하던 모세와 같이 인민을 잔혹한 압박에서 건져주려고 무리의 앞에 횃불을 들고 나아가는 초인의 모양이 보이고요, 오, 큰 바람이어, 혼의 수난이어, 교착이어! "버린다면 나는 죽어요 죽을 자리도 없이 고향을 찾은 낙인(落人)이에요, 아, 보모여 젖먹이 어린애를 그대로 모른다 합니까" 그의 두 눈에선 눈물이 두루루 흘렀다. -- 처녀(妻女) "가요, 가요, 인제는 첫닭 울기, 남편이 돌아올 때인데 나는 매인 몸, 옛날은 꿈이랍니다!" 그러며 발을 동동 구른다, 애처로운 옛날의 따스하던 애욕에 끌이면서, 그 서슬에 청년은 넘어지며 낯빛이 새파래진다 몹시 경련하면서, "아, 잠깐만 잠깐만" 하며 닫아맨 문살을 뜯는다. 그러나 그것은 감옥소 철비(鐵扉)와 같이 굳어졌다, 옛날의 사랑을 태양을 전원을 잠가둔 성당을 좀처럼 열어놓지 않았다. "아, 여보 순이! 재가승의 따님, 당신이 없다면 8년 후도 없구요, 세상도 없구요" -- 처녀(妻女) "어서 가세요, 동이 트면 남편을 맞을 텐데" -- 청년 "꼭 가야 할까요, 그러면 언제나?" -- 처녀(妻女) "죽어서 무덤에 가면!" 하고 차디차게 말한다. -- 청년 "아, 아하 아하 ……" -- 처녀(妻女) "지금도 남편의 가슴에 묻힌 산송장, 흙으로 돌아간대도 가산(家山)에 묻히는 송장, 재가승의 따님은 워난 송장이랍니다!" -- 여보시오 그러면 나는 어쩌고. -- 가요, 가요, 어서 가오. 가요? 뒤에는 반복된는 이 요음(擾音)만 요란코 - 59장 바로 그때이었다, 저리로 웬 발자취 소리 요란히 들리었다. 아주 급하게 - 아주 황급하게 처녀(妻女)와 청년은 놀라 하던 말을 뚝 그치고, 발자취 나는 곳을 향하여 보았다. 새벽이 가까운지 바람은 더 심하다, 나뭇가지엔 덮였다 눈더미가, 둘의 귓불을 탁 치고 달아났다. 60장 발자취의 임자는 나타났다. 그는 어떤 굴강(屈强)한 남자이었다 가슴에 무엇을 안은- 처녀(妻女)는 반가이 내달으며 "에그 인제 오시네!"하고 안을 듯한다, 청년은 "이것이 남편인가"함에 한껏 분하였다. 가슴에는 때아닌 모닥불길. "어째 혼자 오셨소? 우리 집에선?" 처녀(妻女)의 묻는 말에 차부(그는 같이 갔던 차부였다)는 얼굴을 숙인다 "네? 어째 혼자 오셨소 네?" 그때 장정은 할 수 없다는 듯이 가만히 보꾸러미를 가리킨다 처녀(妻女)는 무엇을 깨달은 듯이 "이게 무언데?"하고 몸을 떤다 어떤 예감에 눌리우면서. 61장 처녀(妻女)는 하들하들 떠는 손으로 가리운 헝겊을 벗겼다, 거기에는 선지피에 어리운 송장 하나 누웠다. "앗!"하고 처녀(妻女)는 그만 쓰러진다, "옳소, 마적에게 쏘였소, 건넛마을서 에그"하면서 차부도 주먹으로 눈물을 씻는다. 백금 같은 달빛이 삼십 장남인 마적에게 총 맞은 순이 사내 송장을 비췄다. 천지는 다 죽은 듯 고요하였다. 62장 "그러면 끝내 - 에그 오랫던가" 아까 총소리, 그 마적놈, 에그 하나님 맙소서! 강녘에선 또 얼음장이 갈린다, 밤새 길 게 우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얼리며 -" 63장 이튿날 아침 - 해는 재듯이 떠 뫼고 들이고 초가고 깡그리 기어오를 때 멀리 바람은 간도 이사꾼의 옷자락을 날렸다. 64장 마을서는,그때 굵은 칡베 장삼에 묶인 송장 하나가 여러 사람의 어깨에 메이어 나갔다. 눈에 싸인 산곡으로 첫눈을 뒤지면서. 65장 송장은 어느 남녘진 양지쪽에 내려놓았다, 빤들빤들 눈에 다진 곳이 그의 묘지이었다. "내가 이 사람 묘지를 팔 줄 몰랐어!" 하고 노인이 괭이를 멈추며 땀을 씻는다, "이 사람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네!"하고 젊은 차부가 뒤대어 말한다. 66장 곡괭이와 삽날이 달가닥거리는 속에 거-먼 흙은 흰 눈 우에 무덤을 일궜다, 그때사 구장도 오구, 다른 차꾼들도, 청년도 여럿은 묵묵히 서서 서글픈 이 일을 시작하였다. 67장 삼동에 묻히운 '병남(丙南)'의 송장은 쫓겨가는 자의 마지막을 보여주었다, 아내는, 순이는 수건으로 눈물을 씻으며 '밤마다 춥다고 통나무를 지피우라더니 추운 곳으로도 가시네 이런 곳 가시길래 구장의 말도 안 듣고 -" 68장 여러 사람은 여기에는 아무 말도 아니 하고 속으로 "흥! 언제 우리도 이 꼴이 된담!" 애처롭게 앞서가는 동무를 조상할 뿐. 69장 얼마를 상여꾼들이 땀을 흘리며 흙을 뒤지더니, 삽날소리 딸까닥 날 때 노루잡이 함정만한 장방형 구덩 하나가 생겼다. 70장 여러 사람들은 고요히 동무의 시체를 갖다 묻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듯이. 71장 거의 묻힐 때 죽은 병남이 글 배우던 서당집 노훈장이, "그래도 조선땅에 묻힌다!"하고 한숨을 휘-쉰다. 여러 사람은 또 맹자나 통감을 읽는가고 멍멍하였다. 청년은 골을 돌리며 "연기를 피하여 간다!" 하였다. 72장 강 저쪽으로 점심 때라고 중국 군영에서 나팔소리 또따따 하고 울려 들린다. </poem> [[분류:서사시]] hcib32f4l34ca59dlkamf1xz7hn8cdy 464344 464343 2026-09-28T10:56:12Z ~2026-52204-85 19794 464344 wikitext text/x-wiki {{머리말 |제목 = 국경의 밤 |지은이 = [[글쓴이:김동환|김동환]] |역자 = |부제 = |이전 = |다음 = |설명 = 한국의 근대문학 사상 최초의 서사시 }} = 1부 = <poem> 1장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외투 쓴 검은 순사가 왔다 - 갔다 - 오르명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워놓고 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 물레 젓는 손도 맥이 풀어져 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 등잔만 바라본다. 북국의 겨울밤은 차차 깊어가는데. 2장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나오는 듯 '어-이' 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 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 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 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 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 영림창 산림실이 화부(花夫)떼 소리언만. 3장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은 같은 애처로운 바람소리에 싸이어 어디서 '땅'하는 소리 밤하늘을 짼다. 뒤대어 요란한 발자취 소리에 백성들은 또 무슨 변이 났다고 실색하여 숨죽일 때, 이 처녀(妻女)만은 강도 못 건넌 채 얻어맞은 사내 일이라고 문비탈을 쓸어안고 흑흑 느껴가며 운다 - 겨울에도 한 삼동, 별빛에 따라 고기잡이 얼음장 긋는 소리언만, 4장 불이 보인다 새빨간 불빛 이 저리 강 건너 대안(對岸)벌에서는 순경들의 파수막(파수막)에서 옥서(玉黍)장 태우는 빨-간 불빛이 보인다. 까-맣게 타오르는 모닥불 속에 호주(胡酒)에 취한 순경들이 월월월 이태백을 부르면서. 5장 아하, 밤이 점점 어두워간다. 국경의 밤이 저 혼자 시름없이 어두워간다. 함박눈조차 다 내뿜은 맑은 하늘엔 별 두어 개 파래져 어미 잃은 소녀의 눈동자같이 감박거리고 눈보라 심한 강 벌에는 외가지 백양이 혼자 서서 바람을 걷어안고 춤을 춘다, 가지 부러지는 소리조차 이 처녀(妻女)의 마음을 핫! 핫! 놀래놓으면서 - 6장 전선이 운다, 잉 - 잉 - 하고 국교(國交)하러 가는 전신줄이 몹시도 운다. 집도 백양도 산곡도 외양간 '당나귀'도 따라서 운다, 이렇게 춥길래 오늘따라 간도 이사꾼도 별로 없지. 얼음장 깔린 강바닥을 바가지 달아매고 건너는 밤마다 밤마다 외로이 건너는 함경도 이사꾼도 별로 없지 얼음장 깔린 강바닥을 바가지 달아매고 건너는 함경도 이사꾼도 별로 안 보이지, 회령서는 벌써 마지막 차고동이 텄는데. 7장 봄이 와도 꽃 한 폭 필 줄 모르는 간 건너 산천으로서는 바람에 눈보라가 쏠려서 강 한판에 진시왕릉 같은 무덤을 쌓아놓고는 이내 안압지를 파고 달아난다, 하늘땅 모두 회명(晦暝)한 속에 백금 같은 달빛만이 백설로 오백 리, 월광으로 삼천 리, 두만강의 겨울밤은 춥고도 고요하더라. 8장 그날 저녁 으스러한 때이었다 어디서 왔다는지 초조한 청년 하나 갑자기 이 마을에 나타나 오르명내리명 구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 "달빛에 잠자는 두만강이여! 눈보라에 깔려 우는 옛날의 거리여, 나는 살아서 네 품에 다시 안길 줄 몰랐다, 아하, 그리운 옛날의 거리여!" 애처로운 그 소리 밤하늘에 울려 청상과부의 하소연같이 슬프게 들렸다. 그래도 이 마을 백성들은 또 '못된 녀석'이 왔다고, 수군거리며 문을 닫아 매었다. 9장 높았다 - 낮았다 - 울었다 - 웃었다 하는 그 소리 폐허의 재 속에서 나래를 툭툭 털고 일어나 외우는 백조의 노래같이 마디마디 눈물을 짜아내었다, 마치 "얘들아 마지막 날이 왔다"하는 듯이 "모든 것이 괴멸할 때가 왔다"하는 듯도. 여럿은 어린애고 자란 이고 화롯불에 마주 앉았다가 약속한 듯이 고요히 눈을 감는다. 하나님을 찾는 듯이 - "저희들을 구해 줍소서" 그러다가 발소리와 같이 "아하" 부르는 청년의 소리가 다시 들리자, "에익! 빌어 먹을 놈!"하고 침을 배앝는다, 그 머리로서는 밀정하는 소리가 번개치듯 지나간다, - 그네는 두려운 과거를 가졌다 생각하기에도 애처로운 기억을 가졌다. 그래서 그물에 놀란 참새처럼 늘 두려운 가슴을 안고 지내간다, 불쌍한 족속의 가슴이 늘 얼어서! 10장 청년의 노래는 그칠 줄 몰랐다, "옛날의 거리여! 부모의 무덤과 어릴 때 글 읽던 서당과 훈장과 그보다도 물방앗간에서 만나는 색씨 사는 고향아, 달빛에 파래진 S촌아!" 여러 사람은 더욱 놀랐다 그 대담한 소리에 마치 어느 피 묻은 입이, '리벤지'를 부르는 것 같아서, 촌 백성들은 장차 올 두려운 운명을 그리면서 불안과 비포(悲怖)에 떨었다, 그래서 핫! 하고 골을 짚은 채 쓰러졌다. 11장 바람은 이 조그마한 S촌을 삼킬 듯이 심하여간다 S촌뿐이랴 강안(江岸)의 두 다른 국토와 인가와 풍경을 시름없이 덮으면서 벌부(筏夫)의 소리도, 고기잡이 얼음장 그는 소리도, 구화(溝化)불에 마주선 중국 순경의 주정소리도,수비대 보초의 소리도 검열 맡은 필름같이 뚝뚝 중단되어가면서, 그래도 이 속에도 어린애 안고 우는 촌 처녀(처녀)의 소리만은 더욱 분명하게 또 한 가지 방랑자의 호소도 더욱 뚜렷하게, 울며, 짜며 한숨짓는 이 모든 규음(揆音)이 바숴진 피아노의 건반같이 산산이 깨뜨려놓았다, 이 마을 평화를 - 12장 처녀(妻女)는 두렵고 시산하고 참다못하여 문을 열고 하늘을 내다보았다 하늘엔 불켜논 방안같이 환-히 밝은데 가담가담 흑즙 같은 구름이 박히어 있다. "응, 깊고 맑은데-"하고 멀리 산굽이를 쳐다보았으나 아까 나갔던 남편의 모양은 다시 안 보였다 바람이 또 한 번 포효하며 지난다 그때 이웃집으로 기왓장이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우물가 버드나무 째지는 소리 요란히 난다 - 처마 끝에 달아맨 고추 다램이도 흩어지면서 그는 "에그 추워라!"하고 문을 얼른 닫았다. 13장 먼 길가에선 술집막(幕)에서 널문 소리 들린다, 이내 에익… 허… 허… 하는 주정꾼 소리도 "춥길래 오늘 저녁 문도 빨리 닫는가보다"하고 속으로 외우며 처녀(妻女)는 돌부처같이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근심 없는 사람 모양으로. 이렇게 시산한 밤이면은 사람 소리가 그리우니 웩 - 웩 - 거리고 지나는 주정꾼 소리도. 14장 처녀(妻女)는 생각하는 양 없이 출가한 첫해 일을 그려보았다 - 밤마다 밤마다 저 혼자 베틀에 앉았을 때, 남편은 곤히 코구르고 - 고요한 밤거리를 불고 지나는 머슴아이의 옥퉁소 소리에 구곡의 청제비 우는 듯한 그 애연한 음조를 듣고는 그만 치마폭에 얼굴을 파묻고 울기도 하였더니 그저 섧고도 안타까워서 - 산으로 간 남편이 저물게 돌아올 때 울타리 기대어 먼 산기슭을 바라보노라면 오시는 길을 지키노라면 멀리 울 리는 강아지 소리에, 저도 모르게 한숨을 지었더니 갓난애기의 첫해가 자꾸 설워서 - 그보다도 가을밤 옷 다듬다 뒷서당집 노훈장의 외우는 "공자 왈, 맹자 왈"소리에 빨래 다듬이도 잊고서 그저 가만히 엎디어 있노라면 마을돌이로 늦게 돌아오는 남편의 구운 감자 갖다주는 것도 맛없더니 그래서 그래서 저 혼자 이불 속에서 계명(鷄鳴) 때 지나게 울기도 하였더니, "아. 옛날은 꿈이구나!"하고 처녀(妻女)는 세상을 다 보낸 노인같이 무연히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생각하고 처녀(妻女)는 운다, 오랫동안을 사내를 속이고 울던 마음이 오늘밤 따라와 터지는 것 같아서, - 그는 어릴 때 아직 머리태를 두었을 때 - 도라지 뿌리 씻으로 샘터에 가면 강아지 몰고 오는 머슴아이, 만나던 일 갈잎으로 풀막을 짓고 해 지기도 모르게, 물장구 치고 풀싸움하고 그러던 일, 그러다가 처녀(妻女)는 꿈을 꾸는 듯한 눈으로 "옳아, 그이, 그 언문 아는 선비! 어디 갔을까?" 하고 무릎을 친다. 그리고 입속으로 "옳아, 옳아, 그이!"하고는 빙그레 웃는다, 꿈길을 따르면서 - 옛날을 가슴에서 파내면서. 15장 바깥에선 밤개가 컹컹 짖는다. 그 서슬에 "아뿔사 내가 왜?"하고 처녀(妻女)는 황급히 일어나 문턱에 매어달린다, 죄 되는 일을 생각한 것같이. 그러나 달과, 바람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남산 봉화당 꼭지에선 성좌들이 진치고 한창 초한(楚漢)을 다투는데 16장 "아하, 설날이 아니 오고, 또 어린애가 아니었더면 국금(國禁)을 파하고까지 남편을 이 한밤에 돈벌이로 강 건너 외땅으로 보내지 않았으련만 무지한 병정에게 들키면 그만이지. 가시던 대로나 돌아오시랴. 에그, 과부는 싫어, 상복 입고 산소에 가는 과부는 싫어" 빠지직빠지직 타오르는 심화에 앉아서 울고 서서 맴도는 시골 아낙네이 겨울밤은 지리도 하여라. 다시는 인적기조차 없는데 뒷산곡에는 곰 우는 소리 요란코. 17장 이상한 청년은 그 집 문간까지 왔었다, 여러 사람의 악매(惡罵)하는 눈살에 쫓겨 뼉다귀 찾는 미친 개모양으로 우줄우줄 떨면서 모막살이집 문 앞까지 왔었다, 누가 보았던들 망명하여 혼 이방인이 보리(補吏)의 눈을 피하는 것이라 않았으랴. 그는 돌연 "여보, 주인!" 하고 굳어진 소리로 빽 지른다. 그 서슬에 지옥서 온 사자를 맞는 듯이 온 마을이 푸드득 떤다, 그는 이어서 백골을 도적하러 묘지에 온 자처럼 연해 눈살을 사방에 펼치면서 날카로운 말소리로 "여보세요 주인! 문을 열어주세요" 18장 딸그막딸그막 울려나오는 그 소리, 만인의 가슴을 무찌를 때 모든 것은 기침 한 번 없이 고요하였다. 천지 창조 전의 대공간같이…… 그는 다시 눈을 흘겨 삼킬 듯이 바라보더니 "여보, 주인! 주인! 주인?" 아, 그 소리는 불쌍하게도 맥이 풀어져 고요히 앉아 있는 아내의 혼을 약탈하고 말았다. 사내를 사지(死地)에 보내고 정황없어 하는 아내의 - 19장 처녀(妻女)는 그 소리에 놀랐다. 그래서 떨었다 밖으로선 더 급하게 "나를 모르세요? 내요! 내요!" 하고 계속하여 난다, 그러면서 주먹이 똑 똑 똑 하고 문지방에 와 맞힌다. 처녀(처녀)의 가슴도 똑똑똑 때리면서 젊은 여자를 잠가둔 성당 문을 똑똑똑 두다리면서. 20장 처녀(妻女)는 어떨 줄 몰랐다, 그래서 거의 기절할 듯이 두려워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 남편이 떠날 때, 동리 구장이 달려와 말모개를 붙잡고 "오늘 저녁엔 떠나지를 마오, 부디 떠나지를 마오, 이상한 청년이 나타나 무슨 큰 화변을 칠 것 같소, 부디 떠나지를 마오, 작년 일을 생각하거든 떠나지를 마오." 그러길래 또 무슨 일이 있는가고, 미리 겁내어 앉았을 때 그 소리 듣고는 그는 에그! 하고 겁이 덜컥 났었다. 죽음이 어디서 빤-히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몸에 오소속 소름이 친다 21장 그의 때리는 주먹은 쉬지 않았다, 똑 - 똑 - 똑 - "여보세요, 내요! 내라니까" 그리고는 무슨 대답을 기다리는 듯이 가만히 있다, 한참을. "아, 내라니까, 내요, 어서 조금만" "아하, 아하, 아하 -" 청년은 그만 쓰러진다. 동사(凍死)하는 거지 추위에 넘어지듯이, 그때 처녀(妻女)는 제 가슴을 만지며 "에그, 어쩌나, 죽나보다 -"하고 마음이 쓰렸다. "아하, 아하, 아하, -" 땅속으로 꺼져하는 것 같은 마지막 소리 차츰 희미하여가는데 어쩌나! 어쩌나? 아하 - "내라니까! 내요, 아, 조금만……" 그것은 확실히 마지막이다. 알 수 없는 청년의 마지막 부르짖음이다 - 이튿날 첫아침 흰 눈에 묻힌 송장 하나가 놓이리라. 건치에 말아 강물 속에 띄워보내리라, 이름도 성도 모르는 그 방랑자를 - 처녀(妻女)는 이렇게 생각함에, "에그 차마 못할 일이다!"하고 가슴을 뜯었다. 어쩔까, 들려놓을까? 내 버려둘까? 간첩일까? 마적일까? 아니 착한 사람일까? 처녀는 혼자 얼마를 망설이었다. "아하, 나를 몰라, 나를- 나를, 이 나를……" 그 소리에 그는 깜짝 놀랐다 어디서 꼭 한 번 들어본 것 같기도 해서 그는 저도 모르게 일어섰다. 물귀신에게 홀린 제주도 해녀같이 그래서 문고리를 쥐었다. 금속성 소리 딸까닥하고 난다, 그 소리에 다시 놀라 그는 뒷걸음친다. 22장 그러나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청년이었다. 그는 창살에 넘어지는 아낙네의 그림자를 보고는 미친 듯, 일어서며, 다시 "내요 - 내요 -" 부른다. 익수자(溺水者)가 배를 본 듯, 외마디 소리, 정성을 다한 - 23장 처녀(妻女)는 그래도 결단치 못하였다, 열지 않으면 불쌍하고, 열면 두렵고, 그래서 문고리를 쥐고 삼삼 돌았다. "여보세요, 어서 조금만 아하……" 그러면서 마지막 똑똑을 두다린다, 마치 파선된 배의 기관같이 차츰차츰 약하여져가면서 - 24장 처녀(妻女)는 될 대로라듯이 문을 열고 있다, 지켜섰던 바람이 획! 하고 귓볼을 때린다, 그때 의문의 청년도 우뚝 일어섰다 더벅머리에 눈살이 깔리고, 바지에 정갱이 달빛에 석골조상같이 꿋꿋하여진 그 방랑자의 꼴! 25장 어유(漁油)불이 삿!하고 두 사이를 흐른다, 모든 발음(撥音)이 죽은 듯 하품을 친다. "누구세요, 당신은 네?" 청년은 한 걸음 다가서며 "내요, 내요 내라니까 - " 그리고는 서로 물끄러미 치어다본다, 아주 대담하게, 아주 심정(沈精)하게 26장 그것도 순간이었다 "앗! 당신이 에그머니!"하고 처녀는 놀라 쓰러진다. 청년도 "역시 오랫던가 아, 순이여" 하고 문지방에 쓰러진다. 로단이 조각하여논 유명한 조상같이 둘은 가만히 서 있다, 달빛에 파래져 신비하게, 거루하게. 27장 아하 그리운 한 옛날의 추억이어. 두 소상(塑像)에 덮이는 한 옛날의 따스한 기억이어! 8년 후 이날에 다시 불탈 줄 누가 알았으리. 아, 처녀와 총각이어, 꿈나라를 건설하던 처녀와 총각이어! 둘은 고요히 바람소리를 들으며 지나간 따스한 늘을 들춘다 - 국경의 겨울밤은 모든 것을 싸안고 달아난다. 거의 10년 동안을 울며불며 모든 것을 괴멸시키면서 달아난다. 집도 헐기고, 물방앗간도 갈리고, 산도 변하고, 하늘의 백랑성 위치조차 조금 서남으로 비틀리고 그러나 이 청춘남녀의 가슴속 깊이 파묻혀둔 기억만은 잊히지 못하였다, 봄꽃이 져도 가을 열매 떨어져도 8년은 말고 80년을 가보렴 하듯이 고이고이 깃들었다 아, 처음 사랑하던 때! 처음 가슴을 마주칠 때! 8년 전의 아름다운 그 기억이어! </poem> = 2부 = <poem> 28장 멀구 광주리 이고 산기슭을 다니는 마을 처녀떼 속에, 순이라는 금년 열여섯 살 먹은 재가승(在家僧)의 따님이 있었다. 멀구알같이 까만 눈과 노루 눈썹 같은 빛나는 눈초리, 게다가 웃울 때마다 방싯 열리는 입술, 백두산 천지 속의 선녀같이 몹시도 어여뻤다. 마을 나무꾼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썼다. 될 수 있으면 장가까지라도! 하고 총각들은 산에 가서 '콩쌀금'하여서는 남몰래 색시를 갖다주었다. 노인들은 보리가 설 때 새알이 밭고랑에 있으면 고이고이 갖다주었다. 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칭찬하였다. 29장 가을이 다 가는 어느 날 순이는 멀구 광주리 맥없이 내려놓으며 아버지더러, "아버지,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 중놈이란 무엇인데" "중? 중은 웬 중! 장삼입고 고깔 쓰고 목탁 두다리면서 나무아미타불 불러야 중이지, 너 안 보았디? 일전에 왔던 동냥벌이 중을" 그러나 어쩐지 그 말소리는 비었다. "그래도 남들이 중놈이라던데"하고, 아까 산에서 나뭇꾼들에게 몰리우던 일을 생각하였다. 노인은 분한 듯이 낫자루를 휙 집어 뿌리며, "중이면 어때? - 중은 사람이 아니라든? 다른 백성하고 혼사도 못하고 마음대로 옮겨 살지도 못하고" 하며, 입을 다물었다가 "잘들 한다. 어디 봐! 내 딸에야 손가락 하나 대게 하는가고" 하면서 말없이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낯에는 눈물이 두루루 어울리고, 순이도 그저 슬픈 것 같아서 함께 울었다, 얼마를. 30장 재가승(在家僧)이란 - 그 유래는 함경도 윤관이 들어오기 전, 북관의 육진 벌을 유목(遊牧)하고 다니던 일족이었다. 갑옷 입고 풀투구 쓰고 돌로 깎은 도끼를 메고, 해 잘 드는 양지볕을 따라 노루와 사슴잡이하면서 동으로 서로 푸른 하늘 아래를 수초를 따라 아무데나 다녔다, 이리저리. 부인들은 해 뜨면 천막밖에 기어나와, 산 과일을 따 먹으며 노래를 부르다가 저녁이면 고기를 끓이며 술을 만들어, 사내와 같이 먹으며 입맞추며 놀며 지냈다. 그러다가 청산을 두고 구름만 가는 아침이면 산령에 올라 꽃도 따고, 풀도 꺾고 - 31장 말은 한가히 풀을 뜯고 개는 꿩을 따르고, 하늘은 맑았고, 푸르고 이 속에서 날마다 날마다 이 일족이 잡아서 먹고서, 먹고서 잡아가지고 - 그래서 술을 먹고 계집질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싸움하고 영지를 빼앗고, 암살이 일어나고 - 추장, 무사, 처, 모, 아이,석부(石釜), 초의(草衣) - 이것이 서로 죽고, 빼앗고 없어지고 하는 대상 평화스럽고 살벌한 세대를 오래 보내었다. 32장 새벽이면 추장이 "얘들아 일어나거라!"하는 소리에, 천막 속 한자리에서 잠자던 부부와 부모와 처자와 모든 것들이 이슬을 툭툭 털고 일어나서, 장정은 활을 메고 들에 나가고 처녀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몸을 쪼인다. 추장은 연해 싸움할 계획을 하고서 - 일족은 복잡한 것을 모르고 그날 그날을 보내었다. 33장 그네들은 탐탐한 공기를 모르고 성가신 도덕과 예의를 모르고 아름다운 말씨와 표정을 몰랐었다 그저 아름다운 색시를 만나면 아내를 삼고 그래서 어여쁜 자녀를 내어 기르고 밤이면, 달이 떠 적막할 때, 모닥불 옆에서 고기를 구워서는 술안주하여 먹으며, 타령을 하면서 짧은 세상을 즐겁게 보내었다 몇백 년을 두고 똑같이. 34장 그러나 일이 났다. 앞마을에 고구려 군사가 쳐들어왔다고 떠들 때, 천막에다 여러 곳에서 나많은 장정들이 모조리 석부를 차고 활을 메고 여러 대 누려 먹은 제 땅을 안 뺏기려, 싸움터로 나갔다. 나갈 때면 울며불며 매여달 리는 아내를 물리치면서 처음으로 대의를 위한 눈물을 흘려보면서. 남은 식구들은 떠난 날부터 냇가에 칠성단을 묻고 밤마다 빌었다, 하늘에 무사히 살아오라고! 싸움에 이기라고! 그러나 그 이듬해 가을엔 슬픈 기별이 왔었다, 싸움에 나갔던 군사는 모조리 패해서 모두는 죽고 더러는 강을 건너 오랑캐령으로 달아나고, - 사랑하던 여자와 말과 서부와, 석퉁소를 내 버리고서. 즉시 고구려 관원들이 왔었다 이 천막촌에 그래서 죽이리 살리리 공론하다가 종으로 쓰기로 하고 그대로 육진에 살게 하였다, 모두 머리를 깎이고 - 35장 몇백 년이 지났는 지 모른다. 고구려 관원들도 갈리고 그 일족도 이리저리 흩어져 어떻게 두루 복잡하여질 때, 그네는 혹 둘도, 모여서 일정한 부락을 짓고 살았다. 머리를 깎고 동무를 표하느라고 남들은 집중이라 부르든 말든 - 재가승(在家僧)이란 그 여진의 유족. 그래서 백정들이 인간 예찬하듯이 이 일족은 세상을 그리워하며 원망하며 지냈다. 순이란 함경도의 변경에 뿌리운 재가승의 따님. 불쌍하게 피어난 운명의 꽃, 놀아도 집중과 시집가도 집중이라는 정칙받은 자! 그러나 누구나 이 중을 모른다, 집주이란 뜻을 그저 집중 집중 하고 욕하는 말로 나뭇꾼들이 써왔다 36장 마을 색시들은 해 지기까지 하여서 물터에 물 길러 나섰다, 국사당 있는 조그마한 샘터에로, 그곳에는 수양버들 아래, 오래 묵은 돌부처 구월 볕에 땀을 씻으면서 육감을 외우고 앉아 있었다. 지나던 길손이 낮잠 자는 터전도 되고 - 그 아래는 바로 우물, 바가지로 풀 수 있는 우물, 여러 길에 쓰는 샘물터가 있었다. 또 그 곁에는 치재(致齋) 붙이던 베 조각이 드리웠고, 나무꾼이 원두 씨름아여 먹고 간 꺼-먼 자취가 남았고 샘물 우엔 벌레 먹은 버들잎 두어 개 띄웠고 - 37장 "순이는 벌써 머리를 얹었다네, 으아, 우습다 시집간다더라, 청혼왔다구." "부잣집 며느리 된다고, 어떤 애는 좋겠다" 하며 여럿은 순이를 놀려대이며 버들잎을 가려가며 물을 퍼 담았다. "밭도 두 맥 소쉬 있고 소도 세 마리나 있고 흥!" "더구나 새신랑은 글을 안다더라, 언문을" 빈정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며 마을 처녀들은 순이를 놀려대었다. 38장 순이는 혼자 속으로 가만히 '시집' '신부'하고 불러보았다. 어여쁜 이름이다 함에 저절로 낯이 붉어진다, "나도 그렇게 된담! 더구나 그 '선비'하고" 그러다가 문득 아까 아버지 하던 말을 생각하고 나는 집중 집중으로 시집가야 되는 몸이다 함에 제 신세 가엾은 것 같아서 퍽 슬펐다. "어찌 그 선비는 집중이 아닌고? 언문 아는 선비가, 에그 그 부잣집은 집중 가문이 아닌고? 가엾어라" 그는 그저 울고 싶었다 가슴이 답답하여지면서 멀리 해는 산마루를 넘고요 - 39장 얼마나 있었는지 멀리 방축 건너로 "노자- 노자 젊어 노자 늙어……"하는 나무꾼의 목가가 들릴 때, 순이는 깜짝 놀라 얼른 물동이에 물을 퍼 담았다 가을바람이 버들잎 한 쌍을 물동이에 쥐어넣고 - 40장 동무들은 다 가고 범나비 저녁바람 쏘이려 나왔을 때, 하늘이 부르는 저녁 노래가 고요히 떠돌아 향기로운 땅의 냄새에 아울려 순이를 때릴 때, 그는 저절로 가슴이 뛰었다 - 성장한 처녀의 가슴에 인생의 노래가 떠돌아 못 견디게 기쁘었다, 그때 어디서 갈잎이 째지며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 그러자, 새알 만한 돌멩이 발충에 와 떨어진다 41장 순이는 무엇을 깨달았는지 모로 돌아섰다. 귓볼이 빨개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소년은 뛰어나왔다. 갈 밖으로 벙글벙글 웃으면서 "응, 순이로구나!" 하면서 앞에 와 마주섰다, 그리고 호주머니에서 '콩쌀금'을 내어 슬며시 쥐어준다. 순이는 오늘따라 부끄러워 낯을 들지 못하였다 늘 하던 해죽 웃기를 잊고 - "너 멀구밭으로 갔던? 어째 혼자 갔나?" "나허구 같이 가자구 하지 않았나? 누가 꼬이든?" "……" "어째 너 나를 싫어하나? 응" 순이는 그러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소년은 빨개진 소녀의 귓볼을 들여다보며 "왜 울었니? 누구에게 맞았니?" "누가 맞았다니!" "그럼 어째 말을 아니 하니?" 그래도 순이는 잠잠하다. 소년은 손뼉을 치며 하하하 웃으면서 "옳지 알았다 너 부끄러워 우니? 우리 아버지 너 집으로 혼사말 갔다더니 옳지 그게 부끄럽구 우냐!" "……" "얘 너는 우리 집에 시집온단다, 권마성(勸馬聲) 소리에 가마에 앉아서 응" 순이는 한 걸음 물러서며 "듣기 싫다 나는 그런 소리 듣기 싫다!" 그리고는 물동이 앞에 와 선다. 아무 말도 없이 고요히 - 수정(水精)같이 소년은 웃다가 이 눈치를 차리고 얼른 달려들어 물동이를 이워주었다. 그리고는 뒷맵시와 불그레한 뺨빛을 또 한 가지 여왕같이 걸어가는 거룩한 그 자태를 탐내보면서 마치 원광 두른 성녀를 보내는 듯이 한껏 아까워서 - 42장 조선의 시골에는 백일에 짓는 사랑의 궁전은 없으랴. 종이 무서워 무서워 상전을 바라보듯 거지가 금덩이 안아보듯 두려움과 경이가 큐-피트의 화살이 되었다. 43장 그러는 속에도 사랑은 허화(虛火), 봄눈을 뒤지고 나오는 움같이 고려 지방족의 강득한 씨는 아침나절 호풍이 부는 산국(山國)에도 피기 시작하였다. 여성은 태양이다! 하는 소리가 소년의 입술을 가끔 스쳤다, 두 절대한 친화력에 불타지면서 사랑은 재가승과 언문 아는 계급을 초월하여서 붙었다. 44장 그뒤로부터 비 오는 아침이나 바람 부는 저녁이나 두 그림자는 늘 샘터에 모였다 남의 눈을 꺼리면서, 물 우엔 갈잎 마음속엔 '잊지 말란 풀' 45장 뻐꾸기 우는 깊은 밤중에 처녀의 짓두그릇엔 웬 총각의 토수목 끼었고 누가 쓴 '언문본'인지 뎅굴뎅굴 굴렀다 순이의 맘에는 알 수 없는 영주가 즐어앉았다. 콩쌀금 주던 미소년이 처녀의 가슴에 아아 언문 아는 선비가 안기었다. 46장 소년은 - 날마다 꼴단 지고 오다가 그 집 앞 돌각탑 우에 와 앉았다, 땀 씻을 때에 부르는 휘파람 소리는 어린 소녀에게 전하는 그 소리라. 사랑하는 이의 사랑받으면서 꿈나라의 왕궁을 짓는 하루 이틀 아침은 저녁이 멀고 저녁은 아침이 그리운 만리장성을 쌓을 때 - 47장 쌓기는 왕자, 왕녀의 사랑 같은 사랑의 성을 두 소년이 쌓았건만, 헐기는 재가승의 정칙이 헐기 시작하였다. 꽃에는 벌레가 들기 쉽다고 아, 둘 사이에는 마지막 날이 왔다, 벌써부터 와야 할 마지막 날이 전통은- 사회 제도는 인간 불평등의 한 따님이라고, 재가승의 자녀는 재가승의 집으로 그래서 같은 씨를 십대 백대 천대를 순이도 재가승의 씨를 받아 전하는 기계로 가게 되었다. 죽기를 한하는 순이는 울고 떼쓰다가 아버지 교살된다는 말에 할 수 없이 그해 겨울에 동리 존위(尊位)집에 시집갔었다, 언문 아는 선비를 내어버리고 - 여러 마을의 총각들은 너무 분해서 "어디 봐라!"하고 침을 배앝으며 물긷기 동무들은 "어찌 저럴까, 언문 아는 선비는 어쩌고, 흐흥, 중은 역시 중이 좋은 게지"라고 비웃었다. 48장 이 소문을 듣고 소년은 밤마다 밤마다 울었다. 그리고 단 한 번만 그 색시를 만나려 애썼다. 광인같이 아침 저녁 물방앗간을 뛰마니며 "어찌 갔을까, 어여쁜 순이가 맹세한 순이가 어찌 갔을까?"하면서. 49장 열흘이 지나도 순이는 그림자도 안 보였다 그래서 하늘에 기도를 올렸다, "하느님이시여! 이게 무슨 짓입니까 팔목에 안기어 풀싸움하던 단순한 옛날의 기억을 이렇게 깨뜨려좋습니까?" "아, 순아, 어디 갔니 옛날의 애인을 버리고 어디 갔니? 너는 참새처럼 아버지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너는 참새처럼 내 품안에서 날아오겠다더니, 순아, 너는 물동이 이어줄 때, 언문 아는 집 각시 된다고 자랑하더니만 언문도 내보리고 선비도 없는 어디로 갔니?" "멀구알 따다 팔아 열녀전을 쌓겠다더니 순아, 열녀전을 버리고 어디 갔니?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귀여운 말하던 네가 어디 갔니? 부엉이 운다 부엉새가 운다 뒷산곡에서 물레젓기 타령하던 때에 듣던 부엉새가 운다 아, 순아!" 50장 소년은 너무도 기막혀 새벽에 칠두성을 향하여 "하늘이시여, 칼을 주소서, 세상을 무찌를 순이가 살고 옛날의 샘터가 놓인 이 세상을 무찌를!" 51장 에라, 나 보아라! 자유인에 탈이 없는 것이다, "가헌(家憲)'이라거나 '율법'이라거나, 모두 짓밟아라 뜯어고쳐라 추장이란 녀석이 제 맘대로 꾸며논 타성의 도덕률을 집중을 사람을 만들자, 순이는 아버지의 따님을 만들자, 초인아, 절대한 힘을 빌려라. 이것을 고치게, 아름답게 만들 게 불쌍한 눈물을 흘리지 말 게. 큐피트의 지나간 뒤는 꿈이 쓰러지고, 박카스의 노래 뒤는 피가 흐르나니. 52장 몇 날을 두고 울던 소년은 열흘이 되자 모든 바람이 다 끊어지고 할 때 산새들도 깃든 야밤중에, 보꾸러미 하나 둘러메고 이 마을을 떠났다 마지막 눈물을 흘리면서 다시는 이 땅을 안 디딜 작적으로 - 구름은 빌까 험하게 분주히 내왕하는데. 53장 소년이 떠난 뒤 하늘은 잊은 듯이 해마다 해마다 풍년을 주었다 때맞춰 기름진 비를, 자갈 돌밭에 출가한 순이의 맘에도 안개비를 농부들은 여전히 호미를 쥐고 밭에 나갔다. 마을 소녀들은 멀리 따러 다니구요 언문 아는 선비 일은 차츰차츰 잊으면서. 54장 몇 해 안 가서 무산령상(茂山嶺上)엔 화차통 검은 문명의 손이 이 마을을 다닥쳐왔다, 그래서 여러 사람을 전토를 팔아가지고 차츰 떠났다. 혹은 간도로 혹은 서간도로 그리고 아침나절 짐승 우는 소리 외에도 쇠 찌적 가는 소리 돌 깨는 소리, 차츰 요란하여갔다, 옷 다른 이의 그림자도 붇고, 55장 마을 사람이 거의 떠날 때 출가한 순이도 남편을 따라 이듬해 여름 강변인 이 마을에 옮겨왔다. 아버지 집도 동강(東江)으로 가고요 - 56장 멀구 따는 산곡에는 토지 조사국 기수가 다니더니, 웬 삼각 표주가 붙구요, 초가집에도 양(洋)납이 오르고 - 57장 촌부들이 떠난 지 5년 언문 아는 선비 떠난 지 8년. 이것이 이 문간에서 서로 들추는 아름다운 옛날의 기억, 간첩이란 방랑자와 밀수출 마부의 아내 되는 순이의 아! 이것은 둘의 옛날이 기억이었다. </poem> = 3부 = <poem> 58장 -- 청년 너무도 기뻐서 처녀를 웃음으로 보며 "오호, 나를 모르세요. 나를요?" 꿈을 깨고 난 듯이 손길을 들어, "아아, 국사당 물방앗간에서 갈잎으로 머리 얹고 종일 풀싸움하던 그 일을- 또 산밭에서 멀구 광주리 이고 다니던 당신을 그리워 그리워하던 언문 아는 선비야요!" "재가승이 가지는 박해와 모욕을 같이하자던 그러면서 소 몰기 목동으로 지내자던 한때는 봄이 온다고 기다리던 내야요" -- 처녀(妻女) "언문 아는 선비? 언문 하는 선비! 이게 꿈인가! 에그, 아!, 에그! 이게 꿈인가, 이 추운 밤에, 당신이 어떻게 오셨소, 봄이 와도 가을이 와도 몇 가을 봄 가고와도 가신 뒤 자취조차 없던 당신이 이 한밤에, 어떻게 어디로 오셨소? 시집간 뒤 열흘 만에 떠나더라더니만." -- 청년 "그렇다오, 나는 마을 사람들의 비웃음에 못 이겨 열흘 만에 떠났소, 언문도 쓸데없고 밭 두렁도 소용없는 것 보고 가만히 혼자 떠났소. 8년 동안 - 서울 가서 학교에 다녔소 머리 깎고, 그래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것을 알고 페스탈로치와 루소와 노자와 장자와 모든 것을 알고 언문 아는 선비가 더 훌륭하게 되었소, 그러다가 고향이 그립고 당신을 못 잊오 술을 마셨더니, 어느새 나는 인육을 탐하는 자가 되었소, - 네로같이 밤낮 - 매독, 임질, 주정, 노래, 춤,-깽깽이- 내가 눈 깨일 때는 옛날이 육체가 없고 옛날의 정신이 없고 아 옛날의 지위까지. 나는 산송장! 오고갈 데도 없는 산송장. 아, 옛날이 그리워 옛날이 그리워서 이렇게 찾아왔소, 다시 아니 오려던 땅을 이렇게 찾아왔소, 당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 아하, 어떻게 있소, 처녀 그대로 있소? 남의 처로 있소! 흥, 역시 베를 짜고 있소? 아, 그립던 순이여! 나와 같이 가오! 어서 가오! 멀리 멀리 옛날의 꿈을 둘추면서 지내요. 아하, 순이여!" -- 처녀(妻女) "아니! 아니 나는 못 가오 어서 가세요, 나는 남편이 있는 계집, 다른 사내하고 말도 못 하는 계집. 조선 여자에 떨어지는 종 같은 팔자를 타고난 자이오, 아버지 품으로 문벌 있는 집에 - 벌써 어머니질까지 하는 - 오늘 저녁에 남편은 이것들을 살리려, 소금 실어 수레를 끄을고 강 건너 넘어갔어요 남편도 없는 이 한밤에 외인하고 - 에그 어서 가세요 -" "내가 언제 저 갈 데를 간다고? 백두산 위에 흰 눈이 없어질 때, 해가 서쪽으로 뜰 때 그때랍니다, 봄날에 강물이 풀리듯이요 -" "타박타박 처녀의 가슴을 드디고 가던 옛날의 당신은 눈물로 장사지내구요. 어서 가요, 어서 가요 마을 구장에게 들키면 향도 배장(鄕徒排杖)을 맞을 터인데" 그러면서 문을 닫는다 애욕의 눈물을 씻으면서 - -- 청년 "아니, 아니 닫지를 마세요, 사랑의 성전문을 닫지를 마세요. 남에게 노예라도 내게는 제왕, 종이 상전 같은 힘을 길러 탈을 벗으려면 그는 일평생 종으로 지낸다구요 아, 그리운 옛날의 색시여!" "나는 커졌소, 8년을 자랐소, 굴강한 힘은 옛날을 복수하기에 넉넉하오. 율법도 막을 수 있고 혼도 자유로 낼 수 있소. 아, 이쁜 색시여, 나를 믿어주구려, 옛날의 백분의 일만이라도." "나는 벌써 도회의 매연에서 사형을 받은 자이오, 문명에서 환락에서 추방되구요, 쇠마치, 기계, 착가(捉枷), 기아(飢餓), 동사(凍死) 인혈을, 인육을 마시는 곳에서 폐병균이 유리하는 공기 속에서 겨우 도망하여 온 자이오 몰락하게 된 문명에서 일광을 얻으러 공기를 얻으러, 그리고 매춘부의 부란한 고기에서, 아편에서 빨간 술에서 명예에서 이욕에서 겨우 빠져나왔소, 옛날의 두만강가이 그리워서 당신의 노래가 듣고 싶어서." "당신이 죽었더라면 한평생 무덤가를 지키구요 시집가신 채라면 젖가슴을 꿈으로나 만질까고, 풀밭에서 옛날에 부르던 노래나 찾을까고 -" -- 처녀(妻女) "무얼 또 꾸며대시네, 며칠 안 가서 그리워하실 텐데!" -- 청년 "무엇을요? 내가 그리워한다고." -- 처녀(妻女) "그러믄요! 도회에는 어여쁜 색시 있구 놀음이 있구, 그러나 여기에는 아무것도 날마다 밤마다 퍼붓는 함박눈밖에 강물은 얼구요 사람도 얼구요, 해는 눈 속에서 깼다가 눈 속에 잠들고 사람은 추운 데 낳다가 추운 데 묻히고 서울서 온 손님은 마음이 여리다구요. 오늘밤같이 북풍에 우는 당나귀 소리 듣고는 눈물을 아니 흘릴까요? 여름에는 소몰기, 겨울에는 마차몰이 그도 밀수입 마차랍니다, 들키면 경치우는- 단조하고 무미스러운 이 살림, 몇 날이 안 가서 싫증이 나실 텐데 -" "시골엔 문명을 모르는 사람만이 언문도 맹자도 모르는 사람만이 한 번도 듣도 보도 못한 사람만이 소문만 외우며 사는 곳이랍니다." -- 청년 "아니, 그렇지 않소, 내가 도회를 그리워한다고? 비린내 나는 그 도회에를 우정을 도량형으로 싸구요, 명예하는 수레를 일생 두고 끄으는 소와 막잡이하는 우둔한 차부들이 하는 곳을." "굴뚝이 노동자의 육반 위에 서고 호가사 잉여가치의 종노릇하는 모든 혼정(魂精)이 전통과 인습에 눌리어 모든 질곡밖에 살 집이 없는 그런 도회에, 도회인 속에," "데카당, 다다, 염세, 악의 찬미 두만강가의 자작돌같이 무룩히 있는 근대의 의붓자식 같은 조선의 심장을 찾아가라고요! 아, 전원아, 애인아, 유목업아! 국가와 예식과, 역사를 벗고 빨간 몸뚱이 네 품에 안기려는 것을 막으려느냐?-" 그러면서 청년은 하늘을 치어보았다. 모든 절망 끝에 찾는 것 있는 듯이 - 하늘엔 언제 내릴는지 모르는 구름기둥이 조고마한 별을 드디고 지나간다. 멀리 개 짖는 소리, 새벽이 걸어오듯 - 8년 만에 온 청년의 눈앞에는 활을 메고 노루잡이 다닐 때 밤이 늦어 모닥불 피워놓고 고리를 까슬며 색시 어깨를 짚고 노래부르던 옛일이 생각난다. 독한 물지 담배 속에 "옛날에 남 이 장군이란 녀석이……" 하고 노농(老農)의 이야기 듣던 마을 총각떼의 모양이 보인다. 앗! 하고 그는 다시금 눈을 돌린다. -- 처녀(妻女) "그래도 싫어요 나는 당신 같은 이는 싫어요, 다른 계집을 알고 또 돈을 알구요, 더구나 일본말까지 아니 와보시구려, 오는 날부터 순사가 뒤따라다닐 터인데 그러니 더욱 싫어요 벌써 간첩이라고 하던데!" "그리고 내가 미나리 캐러 다닐 때 당신은 뿌리도 안 털어줄 걸요, 백은(白銀) 길 같은 손길에 흙이 묻는다고 더구나 감자국 귀밀밥을 먹는다면 -" "에그, 애닯아라. 당신은 역시 꿈에 볼 사람이랍니다, 어서 가세요." -- 청년 "그렇지 않다는데도, 에익 어찌 더러운 팔자를 가지고 났담!" 그러면서 그는 초조하여 손길을 마주 쥔다, 끝없는 새벽하늘에는 별싸락이 떴구요 - 그 별을 따라 꽂히는 곳에 북극이, 눈에 가리운 북극이 보이고요. 거기에 빙산을 마주쳐 두 손길 잡고, 고요히 저녁 기도를 드리는 고아의 모양이 보인다, 그 소리 마치 "하늘이시여 용서하소서 죄를, 저희들은 모르고 지었으니"하는 듯. 별빛이 꽂히는 곳, 마지막 벌판에는 이스라엘 건국하던 모세와 같이 인민을 잔혹한 압박에서 건져주려고 무리의 앞에 횃불을 들고 나아가는 초인의 모양이 보이고요, 오, 큰 바람이어, 혼의 수난이어, 교착이어! "버린다면 나는 죽어요 죽을 자리도 없이 고향을 찾은 낙인(落人)이에요, 아, 보모여 젖먹이 어린애를 그대로 모른다 합니까" 그의 두 눈에선 눈물이 두루루 흘렀다. -- 처녀(妻女) "가요, 가요, 인제는 첫닭 울기, 남편이 돌아올 때인데 나는 매인 몸, 옛날은 꿈이랍니다!" 그러며 발을 동동 구른다, 애처로운 옛날의 따스하던 애욕에 끌이면서, 그 서슬에 청년은 넘어지며 낯빛이 새파래진다 몹시 경련하면서, "아, 잠깐만 잠깐만" 하며 닫아맨 문살을 뜯는다. 그러나 그것은 감옥소 철비(鐵扉)와 같이 굳어졌다, 옛날의 사랑을 태양을 전원을 잠가둔 성당을 좀처럼 열어놓지 않았다. "아, 여보 순이! 재가승의 따님, 당신이 없다면 8년 후도 없구요, 세상도 없구요" -- 처녀(妻女) "어서 가세요, 동이 트면 남편을 맞을 텐데" -- 청년 "꼭 가야 할까요, 그러면 언제나?" -- 처녀(妻女) "죽어서 무덤에 가면!" 하고 차디차게 말한다. -- 청년 "아, 아하 아하 ……" -- 처녀(妻女) "지금도 남편의 가슴에 묻힌 산송장, 흙으로 돌아간대도 가산(家山)에 묻히는 송장, 재가승의 따님은 워난 송장이랍니다!" -- 여보시오 그러면 나는 어쩌고. -- 가요, 가요, 어서 가오. 가요? 뒤에는 반복된는 이 요음(擾音)만 요란코 - 59장 바로 그때이었다, 저리로 웬 발자취 소리 요란히 들리었다. 아주 급하게 - 아주 황급하게 처녀(妻女)와 청년은 놀라 하던 말을 뚝 그치고, 발자취 나는 곳을 향하여 보았다. 새벽이 가까운지 바람은 더 심하다, 나뭇가지엔 덮였다 눈더미가, 둘의 귓불을 탁 치고 달아났다. 60장 발자취의 임자는 나타났다. 그는 어떤 굴강(屈强)한 남자이었다 가슴에 무엇을 안은- 처녀(妻女)는 반가이 내달으며 "에그 인제 오시네!"하고 안을 듯한다, 청년은 "이것이 남편인가"함에 한껏 분하였다. 가슴에는 때아닌 모닥불길. "어째 혼자 오셨소? 우리 집에선?" 처녀(妻女)의 묻는 말에 차부(그는 같이 갔던 차부였다)는 얼굴을 숙인다 "네? 어째 혼자 오셨소 네?" 그때 장정은 할 수 없다는 듯이 가만히 보꾸러미를 가리킨다 처녀(妻女)는 무엇을 깨달은 듯이 "이게 무언데?"하고 몸을 떤다 어떤 예감에 눌리우면서. 61장 처녀(妻女)는 하들하들 떠는 손으로 가리운 헝겊을 벗겼다, 거기에는 선지피에 어리운 송장 하나 누웠다. "앗!"하고 처녀(妻女)는 그만 쓰러진다, "옳소, 마적에게 쏘였소, 건넛마을서 에그"하면서 차부도 주먹으로 눈물을 씻는다. 백금 같은 달빛이 삼십 장남인 마적에게 총 맞은 순이 사내 송장을 비췄다. 천지는 다 죽은 듯 고요하였다. 62장 "그러면 끝내 - 에그 오랫던가" 아까 총소리, 그 마적놈, 에그 하나님 맙소서! 강녘에선 또 얼음장이 갈린다, 밤새 길 게 우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얼리며 -" 63장 이튿날 아침 - 해는 재듯이 떠 뫼고 들이고 초가고 깡그리 기어오를 때 멀리 바람은 간도 이사꾼의 옷자락을 날렸다. 64장 마을서는,그때 굵은 칡베 장삼에 묶인 송장 하나가 여러 사람의 어깨에 메이어 나갔다. 눈에 싸인 산곡으로 첫눈을 뒤지면서. 65장 송장은 어느 남녘진 양지쪽에 내려놓았다, 빤들빤들 눈에 다진 곳이 그의 묘지이었다. "내가 이 사람 묘지를 팔 줄 몰랐어!" 하고 노인이 괭이를 멈추며 땀을 씻는다, "이 사람이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네!"하고 젊은 차부가 뒤대어 말한다. 66장 곡괭이와 삽날이 달가닥거리는 속에 거-먼 흙은 흰 눈 우에 무덤을 일궜다, 그때사 구장도 오구, 다른 차꾼들도, 청년도 여럿은 묵묵히 서서 서글픈 이 일을 시작하였다. 67장 삼동에 묻히운 '병남(丙南)'의 송장은 쫓겨가는 자의 마지막을 보여주었다, 아내는, 순이는 수건으로 눈물을 씻으며 '밤마다 춥다고 통나무를 지피우라더니 추운 곳으로도 가시네 이런 곳 가시길래 구장의 말도 안 듣고 -" 68장 여러 사람은 여기에는 아무 말도 아니 하고 속으로 "흥! 언제 우리도 이 꼴이 된담!" 애처롭게 앞서가는 동무를 조상할 뿐. 69장 얼마를 상여꾼들이 땀을 흘리며 흙을 뒤지더니, 삽날소리 딸까닥 날 때 노루잡이 함정만한 장방형 구덩 하나가 생겼다. 70장 여러 사람들은 고요히 동무의 시체를 갖다 묻었다 이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듯이. 71장 거의 묻힐 때 죽은 병남이 글 배우던 서당집 노훈장이, "그래도 조선땅에 묻힌다!"하고 한숨을 휘-쉰다. 여러 사람은 또 맹자나 통감을 읽는가고 멍멍하였다. 청년은 골을 돌리며 "연기를 피하여 간다!" 하였다. 72장 강 저쪽으로 점심 때라고 중국 군영에서 나팔소리 또따따 하고 울려 들린다. </poem> [[분류:서사시]] s233naa5cji3mh9k20yx5nixus5fhug 페이지:셩경젼셔 신약.pdf/113 250 93934 464288 463135 2026-09-27T12:02:43Z Aspere 5453 464288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Aspere" /></noinclude>ᄀᆞ득ᄒᆞ야지더라 {{절|四|三八}} 예수ㅣ 고물에셔 벼ᄀᆡᄒᆞ시고 줌으시더니 뎨ᄌᆞ들이 ᄭᆡ우며 ᄀᆞᆯᄋᆞᄃᆡ 션ᄉᆡᆼ님이여 우리가 죽게 된 거슬 도라보지아니하ᄂᆞ잇가 ᄒᆞ니 {{절|四|三九}} 예수ㅣ ᄭᆡ여 바람을 ᄭᅮ지지시며 바다ᄃᆞ려 닐ᄋᆞ샤ᄃᆡ ᄌᆞᆷᄌᆞᆷᄒᆞ고 고요ᄒᆞ라 ᄒᆞ시니 바람이 긋치고 아조 잔잔ᄒᆞ거늘 {{절|四|四十}} 이에 뎨ᄌᆞ의게 닐ᄋᆞ샤ᄃᆡ 엇지 너희가 무셔워ᄒᆞᄂᆞ냐 너희가 아직도 밋음이 업ᄂᆞ냐 {{절|四|四一}} 뎌희가 심히 두려워 서로 말ᄒᆞ야 ᄀᆞᆯᄋᆞᄃᆡ 뎌가 뉘기에 바람과 바다라도 슌죵ᄒᆞᄂᆞ냐 ᄒᆞ더라 == 오쟝 == {{marginNote|margin=left|margin-width=100|text={{더크게|'''五'''}}}} {{절|五|一}} ᄯᅩ 바다 건너편으로 와셔 {{du|거라사}} 사ᄅᆞᆷ의 ᄯᅡ에 니르니 {{절|五|二}} 예수ㅣ ᄇᆡ에셔 나오시매 더러온 귀신 들닌 사ᄅᆞᆷ이 무덤으로브터 나와셔 맛난지라 {{절|五|三}} 그 사ᄅᆞᆷ이 무덤 ᄉᆞ이에 살매 이제는 능히 ᄆᆡᆯ 사ᄅᆞᆷ이 도모지 업고 쇠 사슬노도 못ᄒᆞᆷ은 {{절|五|四}} 여러 번 고랑과 쇠 사슬노 ᄆᆡ엿셔도 쇠 사슬이 ᄭᅳᆫ허지고 고랑도 ᄭᆡ여져 ᄆᆞᆺᄎᆞᆷ내 졔어ᄒᆞᆯ 힘 잇ᄂᆞᆫ 사ᄅᆞᆷ이 업슴이오 {{절|五|五}} ᄯᅩ ᄒᆞᆼ샹 밤낫 무덤과 산에 잇서 소ᄅᆡ 지르며 돌노 제 몸을 샹ᄒᆞ더니 {{절|五|六}} 멀니셔 예수를 보고 다라와 절ᄒᆞ고 {{절|五|七}} 크게 소ᄅᆡ 질너 ᄀᆞᆯᄋᆞᄃᆡ 지극히 놉흐신 하ᄂᆞ님의 아ᄃᆞᆯ 예수여 내가 너와 무ᄉᆞᆷ 샹관이 잇ᄂᆞ냐 내가 너를 ᄒᆞ나님 압헤 ᄆᆡᆼ셰케 ᄒᆞ노니 나를 괴롭게 마ᄋᆞᆸ쇼셔 ᄒᆞᆷ은 {{절|五|八}} 예수ㅣ 임의 뎌ᄃᆞ려 닐ᄋᆞ시기를 더로온 귀신아 그 사람의{{upe}}<noinclude><references/></noinclude> s7bw7n7n22u7nd31reukwn3spdmmxg8 페이지:셩경젼셔 신약.pdf/117 250 94008 464289 463139 2026-09-27T12:02:54Z Aspere 5453 464289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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젹은ᄋᆞᄒᆡ들아나ㅣ임의너희게이몸이엇더케됨을말ᄒᆞᆫ지라다시말ᄒᆞ노니처음에너ㅣ이ᄀᆞᆺ치크지못ᄒᆞᆯᄯᅢ에너ㅣ스ᄉᆞ로먹지못ᄒᆞ고스ᄉᆞ로닙지못ᄒᆞ고스ᄉᆞ로ᄃᆞᆫ니지못ᄒᆞ엿ᄂᆞ니그ᄯᅢ에누가너ᄅᆞᆯ품고안으며너ᄅᆞᆯ먹이고기ᄅᆞ며너의얼골을씻기며너의머리ᄅᆞᆯ빗기며너의의복을닙혓ᄂᆞ뇨이너의모친이니라지금너ㅣ너의모친을ᄉᆞ랑ᄒᆞᄂᆞ뇨ᄉᆞ랑ᄒᆞᄂᆞ니나ㅣ맛당히ᄉᆞ랑ᄒᆞᆯ줄을아노라누ㅣ네게너의모친을주어ᄒᆞ여곰이ᄀᆞᆺ치너의차고더움을ᄉᆡᆼ각ᄒᆞ며너의주리고ᄇᆡ부ᄅᆞᆷ을ᄉᆡᆼ각ᄒᆞ게ᄒᆞ엿ᄂᆞ뇨하ᄂᆞ님이시니이러므로너ㅣ맛당히하ᄂᆞ님을더옥ᄉᆞ랑ᄒᆞᆯ지니라너ㅣᄇᆞᆰ히너의모친이너ᄅᆞᆯ잘ᄃᆡ졉ᄒᆞᄂᆞᆫ줄아ᄂᆞ니ᄯᅢ로혹너ᄅᆞᆯ노ᄒᆞ시며너ᄅᆞᆯᄯᆞ리시니이너ᄅᆞᆯ잘ᄃᆡ졉ᄒᆞᆷ이아니냐이네{{upe}}<noinclude><references/></noinclude> sm6sdx0k2j4f9xc8esunj3tawauccn0 페이지:훈아진언 (1894년).pdf/13 250 112670 464294 454149 2026-09-27T12:07:36Z Aspere 5453 464294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Aspere" /></noinclude>니라뎌즘승들은죽ᄂᆞᆫ거시등불ᄭᅥ지ᄂᆞᆫ것ᄀᆞᆺᄒᆞ여아모거시나도모지업서지ᄃᆡ사ᄅᆞᆷ이만일죽으면몸은무덤속에장ᄉᆞᄒᆞ나령혼은무덤속에잇지아니ᄒᆞ고영원히살아잇ᄂᆞ니라ᄀᆞ쟝적은어린ᄋᆞᄒᆡ도다령혼이잇ᄂᆞ니라ᄒᆞ로ᄂᆞᆫ보니거리에ᄒᆞᆫ적은관을노코몃사ᄅᆞᆷ이울며그속에잇ᄂᆞᆫ거시곳적은ᄋᆞᄒᆡ의신톄라이ᄋᆞᄒᆡ의령혼이이관속에잇겟ᄂᆞ뇨령혼은거긔잇지아니ᄒᆞ고곳하ᄂᆞ님계신곳으로갓ᄂᆞ니라하ᄂᆞ님ᄭᅴ셔너의게죽지아니ᄒᆞ난령혼을주셧ᄉᆞ니너ㅣ맛당히샤례ᄒᆞ고ᄯᅩᄒᆞᆫ맛당히빌어구ᄒᆞᄃᆡ하ᄂᆞ님ᄭᅴ비옵ᄂᆞ니우리죽을ᄯᅢ에우리신톄ᄂᆞᆫ다시흙으로도라가도우리령혼은불너기리텬당에셔하ᄂᆞ님과ᄒᆞᆷᄭᅴ잇게ᄒᆞ쇼셔ᄒᆞᆯ지니라 == 뎨오쟝텬ᄉᆞ강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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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kim2012 3227 새 문서: {{번역 머리말 | 제목 = 달과 6펜스 | 다른 표기 = | 부제 = The Moon and Sixpence | 부제 다른 표기 = | 저자 = [[서머셋 몸]] | 역자 = | 이전 = | 다음 = | 연도 = | 언어 = en | 원본 = | 설명 = }}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464299 wikitext text/x-wiki {{번역 머리말 | 제목 = 달과 6펜스 | 다른 표기 = | 부제 = The Moon and Sixpence | 부제 다른 표기 = | 저자 = [[서머셋 몸]] | 역자 = | 이전 = | 다음 = | 연도 = | 언어 = en | 원본 = | 설명 = }}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제27장]] *[[/제28장]] *[[/제29장]] *[[/제30장]] *[[/제31장]] *[[/제32장]] *[[/제33장]] *[[/제34장]] *[[/제35장]] *[[/제36장]] *[[/제37장]] *[[/제38장]] *[[/제39장]] *[[/제40장]] *[[/제41장]] *[[/제42장]] *[[/제4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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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이제 강성호를 비웃던 시대는 지나갔다. 그를 옹호한다고 해서 괴짜 취급을 받을 필요도 없고, 그를 높이 평가한다고 해서 비뚤어진 취향을 가진 사람으로 여겨질 이유도 없다. 그의 결점은 이제 그의 장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가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할 수 있다. 그의 추종자들이 보내는 찬사가 과연 그의 반대자들이 퍼붓는 비난보다 덜 변덕스러운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의심할 수 없다. 그에게는 천재성이 있었다. 내 생각에 예술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예술가의 인격이다. 그 인격이 독특하다면 나는 천 가지 결점쯤은 기꺼이 눈감아 줄 수 있다. 아마 김홍도가 신윤복보다 훌륭한 화가였을 것이다. 하지만 익숙함은 사람의 감탄을 무디게 만든다. 반면 한양 출신의 신윤복은 관능적이고 비극적인 자신의 영혼을 마치 제단 위에 바치는 희생물처럼 우리 앞에 내놓는다. 화가든 시인이든 음악가든 예술가는 숭고하거나 아름다운 작품을 통해 우리의 미적 감각을 만족시킨다. 그러나 미적 감각이란 결국 성적 본능과 어느 정도 닮은 데가 있고, 따라서 그 안에는 야성적인 면도 있다. 예술가는 작품만 보여 주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훨씬 큰 선물, 바로 자기 자신을 우리 앞에 내놓는다. 그 비밀을 추적하는 일에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와 비슷한 매력이 있다. 그것은 우주와 마찬가지로 답이 존재하지 않는 수수께끼다. 강성호가 남긴 가장 보잘것없는 작품에서도 이상하고, 고통스럽고, 복잡한 한 인간의 성격이 느껴진다. 아마도 바로 그것 때문에 그의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조차 그 그림에 무관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 때문에 사람들은 그의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과 성격에 대해서도 그토록 기묘한 호기심을 품게 되었다. 강성호가 죽은 지 4년이 지나서야 강현은 『한국미술평론』에 한 편의 글을 발표했다. 그 글은 세상에서 거의 잊혀 가던 무명 화가를 다시 사람들의 눈앞으로 끌어냈고, 이후의 연구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그가 닦아 놓은 길을 따라갔다. 한동안 국내에서 그의 권위에 필적할 만한 미술평론가는 거의 없었다. 그의 주장은 사람을 압도했다. 처음에는 지나치게 과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후대의 평가가 그의 판단을 뒷받침했고, 오늘날 강성호의 명성은 결국 그가 처음 제시했던 방향을 따라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 명성이 만들어진 과정은 한국 미술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극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강성호의 작품 자체를 다루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그의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그의 인간됨이다. 일반인은 그림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으며, 예술가의 작품을 제대로 평가하는 방법은 입을 다물고 지갑이나 여는 것뿐이라고 거만하게 말하는 화가들이 있다. 나는 그런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예술을 오직 예술가들만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술로 여기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오해다. 예술은 감정의 표현이며, 감정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법을 직접 다뤄 본 경험이 없는 평론가가 회화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 정말 가치 있는 말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 자신의 회화에 대한 지식은 거의 전무하다. 다행히도 내가 그 위험한 모험을 감행할 필요는 없다. 내 친구 이도현 선생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뛰어난 화가인 동시에 훌륭한 글을 쓰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현대의 화가 강성호―작품에 관한 단상』이라는 작은 책에서 강성호의 작품을 매우 상세하게 다루었다. 그 책은 영국보다 프랑스에서 훨씬 잘 발달한 것으로 알려진, 우아하고 절제된 미술비평 문체를 훌륭하게 보여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우리 강현은 그 유명한 글에서 강성호의 생애를 대략적으로 소개했다. 호기심 많은 독자들의 입맛을 돋우기에는 충분한 이야기였다. 그는 사심 없이 예술에 열정을 바친 사람으로서, 누구보다 독창적인 재능을 가진 화가에게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뛰어난 기자였으므로, ‘인간적인 이야기’를 곁들이는 편이 자신의 목적을 훨씬 쉽게 달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 그때부터 강성호와 과거에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하나둘 입을 열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그를 알았다는 작가들이 나왔고, 인사동과 홍대 앞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는 화가들도 나타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평범하고 실패한 화가로만 알고 있었던 사람이 사실은 진정한 천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놀라워했다. 그리하여 한국과 일본의 문예지와 미술잡지에는 강성호에 관한 글이 잇달아 실렸다. 어떤 이는 그와 함께했던 일을 회상했고, 또 어떤 이는 그의 작품을 평했다. 그런 글들은 강성호의 이름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대중의 호기심을 채워 주지는 못한 채 오히려 더욱 부추겼다. 강성호라는 소재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 너무나 고마운 것이었다. 부지런한 문학평론가 윤태식은 자신의 방대한 연구서에서 강성호에 관해 글을 쓴 사람들의 이름을 놀라울 정도로 많이 정리해 놓았다. 인간에게는 본래 신화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조금이라도 두드러진 인물이 있으면, 인간은 그 사람의 삶에서 놀랍거나 수수께끼 같은 사건을 열심히 찾아낸다. 그리고 거기에 이야기를 덧붙여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 내고, 마침내 그 전설을 굳게 믿기 시작한다. 그것은 평범한 삶에 맞서는 낭만의 반항이다. 전설 속 사건들은 결국 영웅이 불멸의 이름을 얻는 가장 확실한 통행증이 된다. 냉소적인 역사가라면 이런 사실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월계관을 쓴 위대한 정치가보다,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왕비를 기다렸다는 사소한 일화를 더 오래 기억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나라의 이름을 널리 알린 업적보다 연애담 하나가 그의 이름을 후대에 전해 주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강성호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살았다. 그는 친구보다 적을 더 많이 만들었다. 그러니 그의 생애를 쓴 사람들이 자신들이 기억하는 얼마 안 되는 사실에 상상력을 보태었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실제로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음에도 그 안에는 낭만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한 재료가 있었다. 그의 삶에는 기이하고 무서운 일이 많았고, 그의 성격에는 상식을 거스르는 면이 있었으며, 그의 운명에는 애처로운 구석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전설이 하나 생겨났다. 그 전설은 너무나 구체적이어서, 오히려 신중한 역사학자라면 함부로 손대기를 망설일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바로 그 신중한 역사학자와는 정반대되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강성호의 아들인 강민석 목사였다. 그는 아버지의 전기에서 강성호의 말년에 관해 널리 퍼져 있던 ‘몇 가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책을 썼다고 공공연히 밝혔다. 그러한 이야기들이 ‘아직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상당한 고통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강성호의 생애에 대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 가운데 명문가라면 난처해할 만한 내용이 적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나는 강민석 목사의 책을 꽤 재미있게 읽었다. 사실 그 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책 자체는 아무런 색깔도 없고 지루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그가 그려 낸 강성호는 훌륭한 남편이자 자상한 아버지였으며, 온화한 성품에 근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었다. 요즘 성직자들은 내가 알기로는 ‘성서해석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을 공부하면서, 불편한 사실을 어떻게든 말끔하게 설명해 버리는 놀라운 재주를 익힌 모양이다. 그러나 아들이 기억하기에는 곤란한 아버지의 삶의 여러 장면을 그토록 교묘하게 ‘해석해’ 버린 강민석 목사의 솜씨를 보면, 머지않아 교단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나는 벌써 그의 장딴지가 검은 성직자용 각반 속에 단정하게 들어가 있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물론 이것은 위험한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용감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강성호의 명성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사람들이 믿고 있던 그 전설이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성호의 성격을 몹시 싫어했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 끌린 사람도 있었고, 그의 죽음을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사랑하게 된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아들은 선의에서 시작한 노력으로 오히려 아버지의 숭배자들에게 이상할 정도의 냉기를 끼얹어 버렸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건이 하나 있다. 강민석의 전기가 출간된 뒤 그 내용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던 때, 강성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사마리아 여인》이 서울옥션 경매에 다시 나왔다. 불과 9개월 전 이름난 수집가가 사들였을 때보다 무려 3억 원이나 낮은 가격에 낙찰되었다. 그 수집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작품이 다시 경매장에 나온 것이었다. 어쩌면 강성호의 힘과 독창성만으로는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본래 깃든 놀라운 신화 창조 능력이,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못하는 이야기를 참을성 없이 밀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훈 박사가 책을 내놓았다. 그 책은 마침내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든 의혹을 잠재웠다. 이상훈 박사는 인간의 본성이 나쁠 수 있는 만큼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믿는 역사학자들의 계보에 속한 사람이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면 독자는 집안의 덕목만을 강조하며 위대한 인물들을 훌륭한 남편이나 아버지로 만들어 버리는 작가들의 손에 들어갔을 때보다 훨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산군과 장녹수 사이에 경제적 이해관계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또한 신에게 감사하게도, 광해군이 세종대왕 못지않게 흠 없는 군주였다고 나를 설득하려면 앞으로도 아마 엄청난 증거가 필요할 것이다. 이상훈 박사는 강민석 목사의 순진한 전기를 아주 신랄하게 다루었다. 그래서 불운한 목사에게 어느 정도 동정심을 느끼지 않기란 어려웠다. 그의 점잖은 침묵은 위선이라고 낙인찍혔고, 그의 완곡한 표현은 거짓말이라고 단언되었으며, 그의 침묵은 배신이라고 매도되었다. 게다가 작가라면 비난받을 수 있지만 아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도 있는 사소한 흠 몇 가지를 근거로, 이상훈 박사는 한국인의 고질적인 유교적 체면주의와 위선, 허세, 기만, 교활함, 심지어 형편없는 음식 솜씨까지 들먹였다. 개인적으로 내가 보기에 강민석 목사가 가장 경솔했던 대목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있었다고 알려진 어떤 ‘불미스러운 일’을 반박하면서, 강성호가 서울에서 보낸 편지에서 아내를 ‘훌륭한 여자’라고 썼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이상훈 박사는 그 편지를 그대로 사진으로 실을 수 있었고, 실제 해당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빌어먹을 내 아내. 그녀는 훌륭한 여자다. 지옥에나 갔으면 좋겠다.’ 교회가 가장 영광스러웠던 시절에는 불편한 증거를 이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상훈 박사는 강성호의 열렬한 숭배자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강성호를 미화할 위험은 전혀 없었다. 그는 겉으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 보이는 행동에서도 비열한 동기를 찾아내는 데 기막힌 재주가 있었다. 그는 미술을 연구하는 학자였을 뿐 아니라 정신병리학을 전공한 사람이기도 했다. 인간의 무의식 가운데 그에게 비밀로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었다. 신비주의자가 평범한 사물에서 더 깊은 의미를 발견하는 것과 비슷했다. 신비주의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보고, 정신병리학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것을 찾아낸다. 학식이 깊은 연구자가 자신의 영웅에게 조금이라도 불명예를 안겨 줄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려고 얼마나 열심히 뒤지는지 지켜보는 데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강성호의 잔인함이나 인색함을 보여 주는 사례를 하나라도 찾아내면 그의 마음은 오히려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강민석 목사의 효심을 무너뜨릴 수 있는 잊힌 이야기를 하나 찾아낼 때마다, 그는 마치 이단자를 화형대에 세운 종교재판관처럼 기뻐했다. 그의 집요함은 놀라울 정도였다. 너무 사소해서 지나칠 만한 일조차 그의 눈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러니 강성호가 세탁소 외상값을 한 번이라도 갚지 않았다면 그 내역이 고스란히 책에 실려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빌린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면 그 거래의 경위 역시 한 줄도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어도 좋다. nkin6p0s714x3bohuosel06f61ubkaj 번역:달과 6펜스/제2장 114 114628 464301 2026-09-27T12:25:29Z Bykim2012 3227 새 문서: 강성호에 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글이 쓰였다. 그러니 내가 굳이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가에게 남는 기념비는 결국 그의 작품이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그를 가까이에서 알았다. 그가 아직 화가가 되기 전부터 그를 만났고, 그가 파리에서 힘겨운 세월을 보내던 동안에도 이따금 그를 만났다. 그러... 464301 wikitext text/x-wiki 강성호에 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글이 쓰였다. 그러니 내가 굳이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가에게 남는 기념비는 결국 그의 작품이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그를 가까이에서 알았다. 그가 아직 화가가 되기 전부터 그를 만났고, 그가 파리에서 힘겨운 세월을 보내던 동안에도 이따금 그를 만났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우연한 사정이 나를 제주도로 보내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내가 기억하는 일들을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강성호가 생애의 마지막 몇 해를 제주도에서 보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우연히 그를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만났다. 그 덕분에 나는 강성호의 비극적인 생애 가운데 가장 베일에 싸여 있던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빛을 비출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강성호가 위대한 화가였다고 믿는 사람들이 옳다면, 실제로 그를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회고가 쓸데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강성호를 알았던 것만큼 엘 그레코와 가까이 지냈던 사람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회고록을 얻기 위해 대체 얼마라도 내놓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를 핑계 삼아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누가 사람의 영혼을 위해 매일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두 가지씩 하라고 권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명한 사람이었음은 틀림없다. 나는 그 가르침을 아주 충실하게 지켜 왔다. 매일 아침 일어났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내 성격에는 어느 정도 금욕적인 기질이 있어서, 매주 한 번씩은 내 몸에 더욱 가혹한 고행을 시켰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선일보』의 주말 문학면을 빼먹지 않고 읽었다. 그것은 상당히 유익한 수련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작가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자신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는지, 그리고 그 책들이 결국 어떤 운명을 맞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느 책 하나가 과연 자신의 길을 찾아낼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설령 성공한다 해도 그 성공은 대개 한철뿐이다. 작가가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얼마나 쓰라린 경험을 견뎠는지,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 이루었는지는 하늘만이 알 것이다. 그 모든 고통의 결과가 고작 어느 이름 모를 독자에게 몇 시간의 즐거움을 주거나,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지루함을 잠시 잊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서평을 믿는다면, 그 많은 책 가운데 상당수는 꽤 잘 쓰였다. 꼼꼼하게 쓰였고, 오랜 생각이 들어갔으며, 어떤 책에는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고뇌가 담겨 있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얻은 결론은 간단하다. 작가는 자신의 보상을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과, 머릿속을 짓누르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해방감에서 찾아야 한다. 그 밖의 모든 것에는 무관심해야 한다. 칭찬을 받든 비난을 받든,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것을 지나치게 마음에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제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은 세상뿐 아니라 사람들의 태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젊은이들은 우리가 젊었을 때는 알지도 못했던 새로운 신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도 벌써 어렴풋이 보인다. 힘이 넘치고 격정적인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문 앞에서 노크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예 문을 박차고 들어와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턱하니 앉아 버렸다. 공기는 그들의 함성으로 시끄럽다.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젊은이들의 몸짓을 흉내 내면서 아직 자신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러나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구호는 어딘가 공허하다. 그 모습은 마치 늙어 버린 여인이 연필과 분과 물감을 동원해 얼굴을 다시 꾸미고, 일부러 요란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봄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환상을 되찾으려 하는 것과 비슷하다. 좀 더 현명한 사람들은 조용히 자기 길을 간다. 그들의 절제된 미소에는 관대한 조롱이 담겨 있다. 그들은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도 한때는 이미 식어 버린 한 세대를 짓밟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그때 역시 지금과 똑같이 시끄럽게 떠들었고, 똑같이 이전 세대를 경멸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알고 있다. 지금 횃불을 높이 들고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고 믿는 젊은이들도 머지않아 다른 젊은이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되리라는 것을. 세상에는 마지막 말이라는 것이 없다. 서라벌이 하늘을 찌를 듯 번영하던 옛날에도 새로운 복음은 이미 낡은 것이었다. 지금 그것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새롭고 대담하게 들리는 말도, 사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말투만 조금씩 바꾸어 가며 되풀이되어 온 이야기다. 추는 한쪽으로 갔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움직인다. 원은 언제나 다시 한 바퀴를 돈다. 가끔 어떤 사람은 자신이 설 자리를 얻었던 시대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살아남아, 자신에게는 낯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럴 때 인간이라는 희극에서 가장 기묘한 장면 가운데 하나가 펼쳐진다. 김삿갓을 기억하는가? 그는 자기 시대에 상당히 유명한 시인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천재성을 거의 만장일치로 인정했다. 오늘날처럼 삶이 복잡하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는 정철의 시풍을 배워 운율을 갖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그러다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고, 청일전쟁이 시작되었다. 시인들은 새로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삿갓은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아마 그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던 젊은 시인들의 작품도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속으로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별것 아닌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김소월의 시와 한용운의 시, 이상의 몇몇 작품, 그리고 윤동주의 몇 편의 시는 이전에는 누구도 탐험하지 못했던 광대한 정신의 영역을 발견했다. 김삿갓은 이미 완전히 시대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도 김삿갓은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나 역시 요즘 젊은 세대의 글을 띄엄띄엄 읽어 보았다. 그들 가운데에는 어쩌면 훗날 사람들이 기꺼이 기억할 만큼 열정적인 김소월, 더욱 몽환적인 윤동주가 이미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알 수 없다. 그들의 문장은 매끄럽다. 젊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놀라울 정도로 능숙해서 ‘앞날이 기대된다’는 말조차 우스워 보일 정도다. 나는 그들의 문체가 얼마나 절묘한지 감탄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토록 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그들의 어휘를 보면 어릴 때부터 사전을 베고 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이상하게도 그들의 글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너무 뻔하게 느낀다. 나는 그들이 내 어깨를 힘차게 두드리며 친근함을 과시하는 것도, 감격한 얼굴로 내 품에 뛰어드는 것도 견디기 어렵다. 그들의 열정은 내게 조금 빈혈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꿈은 어딘가 조금 따분하다. 나는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책장 한구석에 꽂혀 버린 사람이다. 그러니 나 역시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나 쓰겠다. 하지만 그것을 내 자신의 즐거움 이외의 무엇을 위해서 쓴다면, 나는 세 번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h7og5unamgmeg50kv5ghruxurripu1n 464302 464301 2026-09-27T12:26:10Z Bykim2012 3227 464302 wikitext text/x-wiki 강성호에 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글이 쓰였다. 그러니 내가 굳이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가에게 남는 기념비는 결국 그의 작품이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그를 가까이에서 알았다. 그가 아직 화가가 되기 전부터 그를 만났고, 그가 파리에서 힘겨운 세월을 보내던 동안에도 이따금 그를 만났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우연한 사정이 나를 제주도로 보내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내가 기억하는 일들을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강성호가 생애의 마지막 몇 해를 제주도에서 보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우연히 그를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만났다. 그 덕분에 나는 강성호의 비극적인 생애 가운데 가장 베일에 싸여 있던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빛을 비출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강성호가 위대한 화가였다고 믿는 사람들이 옳다면, 실제로 그를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회고가 쓸데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강성호를 알았던 것만큼 신윤복과 가까이 지냈던 사람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회고록을 얻기 위해 대체 얼마라도 내놓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를 핑계 삼아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누가 사람의 영혼을 위해 매일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두 가지씩 하라고 권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명한 사람이었음은 틀림없다. 나는 그 가르침을 아주 충실하게 지켜 왔다. 매일 아침 일어났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내 성격에는 어느 정도 금욕적인 기질이 있어서, 매주 한 번씩은 내 몸에 더욱 가혹한 고행을 시켰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선일보』의 주말 문학면을 빼먹지 않고 읽었다. 그것은 상당히 유익한 수련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작가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자신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는지, 그리고 그 책들이 결국 어떤 운명을 맞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느 책 하나가 과연 자신의 길을 찾아낼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설령 성공한다 해도 그 성공은 대개 한철뿐이다. 작가가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얼마나 쓰라린 경험을 견뎠는지,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 이루었는지는 하늘만이 알 것이다. 그 모든 고통의 결과가 고작 어느 이름 모를 독자에게 몇 시간의 즐거움을 주거나, 기차나 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지루함을 잠시 잊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게다가 서평을 믿는다면, 그 많은 책 가운데 상당수는 꽤 잘 쓰였다. 꼼꼼하게 쓰였고, 오랜 생각이 들어갔으며, 어떤 책에는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고뇌가 담겨 있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얻은 결론은 간단하다. 작가는 자신의 보상을 작품을 만드는 즐거움과, 머릿속을 짓누르던 생각을 글로 풀어내는 해방감에서 찾아야 한다. 그 밖의 모든 것에는 무관심해야 한다. 칭찬을 받든 비난을 받든,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것을 지나치게 마음에 두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제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은 세상뿐 아니라 사람들의 태도까지 바꾸어 놓았다. 젊은이들은 우리가 젊었을 때는 알지도 못했던 새로운 신들을 섬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도 벌써 어렴풋이 보인다. 힘이 넘치고 격정적인 젊은 세대는 더 이상 문 앞에서 노크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예 문을 박차고 들어와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에 턱하니 앉아 버렸다. 공기는 그들의 함성으로 시끄럽다.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는 젊은이들의 몸짓을 흉내 내면서 아직 자신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려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누구보다 큰 소리로 외친다. 그러나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구호는 어딘가 공허하다. 그 모습은 마치 늙어 버린 여인이 연필과 분과 물감을 동원해 얼굴을 다시 꾸미고, 일부러 요란하게 웃으면서 자신의 봄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환상을 되찾으려 하는 것과 비슷하다. 좀 더 현명한 사람들은 조용히 자기 길을 간다. 그들의 절제된 미소에는 관대한 조롱이 담겨 있다. 그들은 기억하고 있다. 자신들도 한때는 이미 식어 버린 한 세대를 짓밟고 그 자리를 차지했으며, 그때 역시 지금과 똑같이 시끄럽게 떠들었고, 똑같이 이전 세대를 경멸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은 알고 있다. 지금 횃불을 높이 들고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를 연다고 믿는 젊은이들도 머지않아 다른 젊은이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되리라는 것을. 세상에는 마지막 말이라는 것이 없다. 서라벌이 하늘을 찌를 듯 번영하던 옛날에도 새로운 복음은 이미 낡은 것이었다. 지금 그것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새롭고 대담하게 들리는 말도, 사실은 지난 수백 년 동안 말투만 조금씩 바꾸어 가며 되풀이되어 온 이야기다. 추는 한쪽으로 갔다가 다시 반대쪽으로 움직인다. 원은 언제나 다시 한 바퀴를 돈다. 가끔 어떤 사람은 자신이 설 자리를 얻었던 시대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살아남아, 자신에게는 낯선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기도 한다. 그럴 때 인간이라는 희극에서 가장 기묘한 장면 가운데 하나가 펼쳐진다. 김삿갓을 기억하는가? 그는 자기 시대에 상당히 유명한 시인이었다. 사람들은 그의 천재성을 거의 만장일치로 인정했다. 오늘날처럼 삶이 복잡하지 않았던 시대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는 정철의 시풍을 배워 운율을 갖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그러다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고, 청일전쟁이 시작되었다. 시인들은 새로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삿갓은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아마 그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던 젊은 시인들의 작품도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속으로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별것 아닌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김소월의 시와 한용운의 시, 이상의 몇몇 작품, 그리고 윤동주의 몇 편의 시는 이전에는 누구도 탐험하지 못했던 광대한 정신의 영역을 발견했다. 김삿갓은 이미 완전히 시대에서 밀려나 있었다. 그런데도 김삿갓은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썼다. 나 역시 요즘 젊은 세대의 글을 띄엄띄엄 읽어 보았다. 그들 가운데에는 어쩌면 훗날 사람들이 기꺼이 기억할 만큼 열정적인 김소월, 더욱 몽환적인 윤동주가 이미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나는 알 수 없다. 그들의 문장은 매끄럽다. 젊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놀라울 정도로 능숙해서 ‘앞날이 기대된다’는 말조차 우스워 보일 정도다. 나는 그들의 문체가 얼마나 절묘한지 감탄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토록 풍부한 표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그들의 어휘를 보면 어릴 때부터 사전을 베고 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이상하게도 그들의 글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내가 보기에는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너무 뻔하게 느낀다. 나는 그들이 내 어깨를 힘차게 두드리며 친근함을 과시하는 것도, 감격한 얼굴로 내 품에 뛰어드는 것도 견디기 어렵다. 그들의 열정은 내게 조금 빈혈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들의 꿈은 어딘가 조금 따분하다. 나는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책장 한구석에 꽂혀 버린 사람이다. 그러니 나 역시 계속해서 운율을 맞춘 대구 형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나 쓰겠다. 하지만 그것을 내 자신의 즐거움 이외의 무엇을 위해서 쓴다면, 나는 세 번이나 어리석은 사람이 될 것이다. g354n31nl5ul2in30r6i1tzj8y1w3ie 464303 464302 2026-09-27T12:26:33Z Bykim2012 3227 464303 wikitext text/x-wiki 강성호에 관해서는 이미 너무나 많은 글이 쓰였다. 그러니 내가 굳이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화가에게 남는 기념비는 결국 그의 작품이다. 물론 나는 대부분의 사람보다 그를 가까이에서 알았다. 그가 아직 화가가 되기 전부터 그를 만났고, 그가 서울에서 힘겨운 세월을 보내던 동안에도 이따금 그를 만났다. 그러나 전쟁이라는 우연한 사정이 나를 제주도로 보내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내가 기억하는 일들을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강성호가 생애의 마지막 몇 해를 제주도에서 보냈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우연히 그를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을 만났다. 그 덕분에 나는 강성호의 비극적인 생애 가운데 가장 베일에 싸여 있던 부분에 대해 조금이나마 빛을 비출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다. 강성호가 위대한 화가였다고 믿는 사람들이 옳다면, 실제로 그를 알고 지냈던 사람들의 개인적인 회고가 쓸데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내가 강성호를 알았던 것만큼 신윤복과 가까이 지냈던 사람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의 회고록을 얻기 위해 대체 얼마라도 내놓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를 핑계 삼아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누가 사람의 영혼을 위해 매일 자신이 싫어하는 일을 두 가지씩 하라고 권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누가 한 말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현명한 사람이었음은 틀림없다. 나는 그 가르침을 아주 충실하게 지켜 왔다. 매일 아침 일어났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내 성격에는 어느 정도 금욕적인 기질이 있어서, 매주 한 번씩은 내 몸에 더욱 가혹한 고행을 시켰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선일보』의 주말 문학면을 빼먹지 않고 읽었다. 그것은 상당히 유익한 수련이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작가들이 얼마나 큰 기대를 품고 자신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를 기다리는지, 그리고 그 책들이 결국 어떤 운명을 맞는지를 생각해 보는 일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어느 책 하나가 과연 자신의 길을 찾아낼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설령 성공한다 해도 그 성공은 대개 한철뿐이다. 작가가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얼마나 쓰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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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소리가나게 도라단기며 이불자리를 풀々들어다가 건은방으로 옴겨두고 건은방에잇는남슌이 셰간그릇은 안방으로 반이를식히ᄂᆞᆫᄃᆡ 자연이라ᄒᆞ노라니 집안식구가 함ᄲᅡᆨ모혀 만류ᄒᆞ는사람도잇고 권ᄒᆞ는사람도잇스나 ᄯᅳᆫ쇠도 달면어려운법이라 그리 도리얌즉ᄒᆞ고 ᄆᆡᆺ고ᄭᅳᆫ은듯ᄒᆞ든 숑도집도 셩품이 나기시작을ᄒᆞ더니 물불을 헤아리지안코 야단을 한ᄎᆞᆷ치다가 건은방뒤문압에안져셔 먼산을바라다보며 자긔의신슈를한탄ᄒᆞ더니 :ᄭᅡᆺ々 소리가나며 ᄭᅡᆺ치한마리가 황혼에 어둔빗을ᄯᅴ이고나라오더니 오동나무늘어진 가지에안져셔 숑도집을 나려다보며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p9z9iugrytbs0oj3o698dm86uowhgl6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2 250 114630 464305 2026-09-27T12:28:05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05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ᄭᅡᆺ ᄭᅡᆺ ᄭᅡᆺ 숑도집은 시름이업시안졋다가 그소리를듯고 오동나무를 치어다보며 :져 방졍마진ᄭᅡᆺ치가 웨 저녁에와셔 짓어 :슈어 슈어 그ᄭᅡᆺ치가 펄ㅅ젹 나라가다가 도로 그자리에와셔안즈며 :ᄭᅡᆺ ᄭᅡᆺ ᄭᅡᆺ 쉴ᄉᆡ업시 짓ᄂᆞᆫ지라 숑도집이 발ㅅ바당으로 나려가셔 모ᄅᆡᄒᆞᆫ줌을듬북쥐어 홱ᄲᅮ리며 :슈어 그ᄭᅡᆺ치가 그졔야 ᄶᅩᆺ기어가는지라 방으로드러안져셔 혼ᄌᆞ말로 :에그 이샹도ᄒᆞ지 그년의ᄭᅡᆺ치가 웨 잣고와셔짓을가 :저녁ᄭᅡᆺ치가 짓으면 흉ᄒᆞ다니 무슨흉ᄒᆞᆫ일이 나려고 그러ᄒᆞᆫ구 :에그 남의쳡노릇을ᄒᆞ면셔 쇽을알ㅅ들이 쎡이고살면무엇ᄒᆞ게 진작쥭ᄂᆞᆫ것이 샹팔자이지 ᄒᆞ면셔 화풀이 근심풀이로 먹을줄몰으는담ᄇᆡ한ᄃᆡ를 붓쳐셔 담ᄇᆡ한먹음을ᄲᅡᆯ고 침한번식을 ᄇᆡ앗터가며 화김에 털고담아 두어ᄃᆡ를먹더니 담ᄇᆡ가 취ᄒᆞ얏는지 헷구역을 쉴ᄉᆡ엄시ᄒᆞ며 그자리에그ᄃᆡ로 픽쓰러저셔 자는듯마ᄂᆞᆫ듯 혼곤<noinclude><references/></noinclude> sex2mlg0vt92ff8u6n1v2s11nvab4oz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3 250 114631 464306 2026-09-27T12:28:28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06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이누엇더니 별안간에 소솔이쳐놀나 벌ㅅ덕이러안즈며 :에그 신슈불길ᄒᆞᆫ년은 ᄭᅮᆷ조ᄎᆞ슈션ᄒᆞ군 :에그 령감은 엇의를가셧길네 여러ᄂᆞᆯ이되도록 안이오시나 ᄒᆞ며 무슨ᄉᆡᆼ각을ᄒᆞ고 그리ᄒᆞ는지 진졀이를 읏슥々々치며얼골이 파사ᄒᆞ야안졋ᄂᆞᆫᄃᆡ 자연 하오열한졈가령은되엿ᄂᆞᆫ지라 ᄇᆡᆨ여호대촌에 인젹이 ᄯᅮᆨᄭᅳᆫ쳐지고 사면팔방이 고요ᄒᆞᆫᄃᆡ 원촌으로조ᄎᆞ 개짓는소리가 컹々나더니 개짓는소리가 졈々갓가이드러오며 동리개들이 한아ㅣ짓고 둘이 짓더니 여러개가 일졔히짓으며 담밧게셔 왓다갓다ᄒᆞ는인젹이 완연ᄒᆞᆫ지라 공연이 무셔온ᄉᆡᆼ각이 더럭나셔 혼ᄌᆞᄉᆡᆼ각이라 :동리사람들은 모도자노라고 긔쳑이업ᄂᆞᆫᄃᆡ 저녁에ᄭᅡᆺ치가와셔짓고 ᄭᅮᆷᄌᆞ리ᄭᅥ지슈션ᄒᆞ든ᄎᆞ에 인젹이 져리슈상ᄒᆞ니 {{드러냄표|별치고ᄀᆡ|open circle}} 술막에셔 당ᄒᆞ든일을 ᄉᆡᆼ각ᄒᆞ면 셰상일몰나 언으무슨일업슬지 알슈가잇나 그런ᄉᆡᆼ각이들더니 방의켯튼불을 툭ᄭᅳ고 방문을감안니열고 살ㅅ작나셔셔 은신ᄒᆞᆯ곳을찻ᄂᆞᆫᄃᆡ 홍참의집은 시골집일망졍 셔울집본새로 말ᄶᅡᆺ듯지은집에 별로은신ᄒᆞᆯ곳은업고 안방뒤겻에 싸아둔 집가리를 집안아희들이며 동리아희들이 숨박{{sic|곰}}질을ᄒᆞ노라고 단골로혯집어 노흔자리가잇는지라 급히혯치고 드러안져셔 좌우의집단을 쑥々ᄲᆡ여 자긔압을 가로다지로막아놋코 쥭은듯이안졋ᄂᆞᆫ<noinclude><references/></noinclude> mtmr4vfgtb7cqoda77qzgpn7v0otudo 번역:달과 6펜스/제3장 114 114632 464307 2026-09-27T12:28:49Z Bykim2012 3227 새 문서: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곁가지에 불과하다. 내가 첫 책을 썼을 때 나는 아주 젊었다. 운이 좋게도 그 책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덕분에 몇몇 사람들이 나와 알고 지내기를 원했다. 부끄러움과 기대가 뒤섞인 마음으로 처음 서울의 문단에 발을 들여놓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어딘가 쓸쓸한 기분이 든다. 그곳을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고, 요즘의... 464307 wikitext text/x-wiki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곁가지에 불과하다. 내가 첫 책을 썼을 때 나는 아주 젊었다. 운이 좋게도 그 책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덕분에 몇몇 사람들이 나와 알고 지내기를 원했다. 부끄러움과 기대가 뒤섞인 마음으로 처음 서울의 문단에 발을 들여놓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어딘가 쓸쓸한 기분이 든다. 그곳을 떠난 지 이미 오래되었고, 요즘의 문단을 다룬 소설들이 사실이라면 그 사이 세상은 꽤 많이 변했을 것이다. 무대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종로와 명동, 신촌 일대가 문인들의 거리였다면 이제는 홍대와 연남동, 성수동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때만 해도 마흔이 되기 전에 이름을 알리는 것이 꽤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스물다섯을 넘어서도 신인 행세를 한다면 오히려 우스운 일이라고 한다. 그 시절 우리는 감정을 드러내는 데 조금 수줍어했던 것 같다. 남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허세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어느 정도 억제했다. 그렇다고 당시의 점잖은 보헤미안들 사이에 특별히 순결을 숭상하는 풍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처럼 노골적이고 거리낌 없는 문란함이 그때에도 있었던 것으로는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의 기행을 적당한 침묵이라는 커튼 뒤에 가려 두는 것을 위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굳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여성도 아직 오늘날처럼 완전히 자기 목소리를 얻은 것은 아니었다. 나는 서울역 근처에서 살았고, 문인들이 사는 집으로 초대를 받아 버스를 타고 서울 시내를 한참 돌아다니던 일을 기억한다. 나는 워낙 소심했던 탓에 초인종을 누를 용기를 내기까지 집 앞 골목을 몇 번이나 오갔다.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초인종을 누르면, 온몸이 긴장한 채로 숨 막힐 듯한 거실로 안내되곤 했다. 그곳에는 이미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문인들을 차례로 소개받았다. 그들은 내 책에 대해 친절한 말을 건넸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어쩔 줄을 몰랐다. 그들이 나에게 무슨 재치 있는 말을 기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전혀 생각해 낼 수 없었다.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야 비로소 기가 막힌 대답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나는 당황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차를 나르고, 어설프게 잘라 놓은 식빵에 버터를 발라 손님들에게 돌렸다. 사람들이 나를 눈여겨보지 않았으면 했다. 나는 그저 그 유명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그 시절의 문인들을 떠올리면 몇 가지 독특한 모습이 먼저 생각난다. 코가 유난히 크고 눈빛이 욕심스러운, 체격이 크고 좀처럼 몸을 굽히지 않는 여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옷을 마치 갑옷처럼 몸에 걸치고 다녔다. 그런가 하면 생쥐처럼 작고 마른 노처녀들도 있었다.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눈빛만큼은 영리하고 날카로웠다. 나는 그들이 장갑을 벗지도 않은 채 버터를 바른 토스트를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이상하게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의자에 손가락을 슬쩍 문질러 닦는 태연함도 인상적이었다. 가구에는 좋지 않았겠지만, 아마 그 집의 여주인은 언젠가 다른 문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똑같은 방식으로 그 집 가구에 복수했을 것이다. 어떤 여자들은 상당히 세련되게 차려입었다. 그들은 소설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굳이 촌스럽게 입을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몸매가 괜찮다면 최대한 살려 입는 게 당연하고, 작은 발에 멋진 구두를 신었다고 해서 편집자가 원고를 거절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태도를 경박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소위 ‘예술적인 직물’로 만든 옷을 입고, 어딘가 원시 부족의 장신구 같은 액세서리를 걸쳤다. 남자들은 겉모습만 놓고 보면 좀처럼 괴짜처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작가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 같았다. 그들은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신사로 보이고 싶어 했고, 어느 회사에 데려다 놓아도 영락없이 중견기업의 부장이나 관리자로 보일 만했다. 그리고 언제나 조금 지쳐 보였다. 나는 그때까지 작가라는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내게 무척 이상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그들을 완전히 현실의 사람이라고 느끼지는 못했다. 나는 그들의 대화가 눈부시게 재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 자리를 비우는 순간, 그 사람을 얼마나 신랄하게 헐뜯을 수 있는지를 듣고는 늘 놀라곤 했다. 예술가가 보통 사람보다 유리한 점이 하나 있다면, 친구들이 풍자의 재료로 자신의 외모와 성격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작품까지 제공한다는 것이다. 나는 저렇게 정확하고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과연 내게도 올까 싶어 절망하곤 했다. 그 시절에는 대화도 하나의 예술로 여겨졌다. 재치 있는 한마디가 솥 밑에서 장작이 타닥타닥 타는 소리보다 더 귀하게 여겨졌고, 짧고 날카로운 경구는 아직 말재주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재치를 빌려 주는 자동 장치가 아니었다. 그런 말들이 세련된 사람들의 가벼운 대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반짝이던 말들을 이제 거의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의 대화가 가장 편안하게 흘러갔던 때는 우리가 몸담고 있던 예술의 뒷면, 즉 작가라는 직업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할 때였다. 새로 나온 책이 얼마나 훌륭한지 한참 이야기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따라왔다. ‘그래서 몇 부나 팔렸대?’ ‘선인세는 얼마나 받았대?’ ‘이번 책으로 얼마나 벌 것 같아?’ 그러면 우리는 어느 출판사가 어떻고 저 출판사가 어떻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 출판사는 인세를 후하게 주지만 다른 출판사는 인색하다느니, 차라리 인세를 많이 주는 곳이 나은지 아니면 책을 온 힘을 다해 ‘밀어 주는’ 출판사가 나은지를 놓고 논쟁하기도 했다. 광고를 제대로 하는 출판사도 있었고, 거의 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었다. 새로운 감각을 가진 곳이 있는가 하면 구식 방식을 고집하는 곳도 있었다. 그러고 나면 문학 에이전트 이야기가 나왔다. 누가 우리 원고를 들고 어느 출판사에 어떤 조건으로 제안했는지, 편집자들은 어떤 원고를 좋아하는지, 원고료는 매당 얼마를 주는지, 돈은 제때 지급하는지 같은 이야기였다. 나에게는 그 모든 것이 무척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무슨 신비로운 비밀 결사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l28l2bgjx82xduustgxl8dlj18pvhh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4 250 114633 464308 2026-09-27T12:28:51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08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ᄃᆡ 그담뒤는 단구역말셔 봉안역말로 ᄯᅮᆯ닌큰길이라 담밧게셔 인젹이나는듯ᄒᆞ더니 쥐도못듯개 은밀ᄒᆞᆫ소리로 ᄒᆞᆫ놈이엇던놈을부르며 :여보게 밤도들엇스니 차々 드러가보셰 ᄒᆞᆫ놈은 :응 그리ᄒᆡ 보지 ᄒᆞ는소리가들니며 담에덥힌 기와장이 덜ㅅ걱ᄒᆞ더니 ᄒᆞᆫ놈이 훌ㅅ젹넘어드러와셔 압뒤로도라단기며 동졍을 살ㅅ피다가 다시 집가리압으로와셔 담넘어잇ᄂᆞᆫ 여러놈들을부르ᄂᆞᆫ지라 숑도집은 벌々ᄯᅥᆯ며 숨소리도업시안졋더니 :(ᄒᆞᆫ놈)여보게 숑도집이 언으방에 잇다던가 :(ᄒᆞᆫ놈)압다 져사람은못드럿나 덥허놋코 안방으로만 드러가게그려 ᄒᆞ면셔 말소리가 ᄯᅮᆨ긋치더니 여러놈들이 ᄒᆞᆫ아식둘식 풀々넘어드러와셔 몃놈은 즁문대문을파슈ᄒᆞ고 몃놈은 안방뒤문을 칼로쎡々도리고 일졔이드러를가ᄂᆞᆫᄃᆡ 이ᄯᆡ남슌이는 숑도집에게 암상이한업시나셔 잠이들지못ᄒᆞ고 웃입은ᄃᆡ로 이불을무릅쓰고쓰러졋다가 잠이들기를시작ᄒᆞ더니 엽헤셔슈륙을ᄒᆞ야도 몰을디경이오 샹직군노파는 안방위간에셔 코를우뢰갓치고을며 졍신을못차리는 모양이라 ᄒᆞᆫ놈이 ᄯᅡᆨ셕냥을 득그어 아ᄅᆡ위를훌터보고 불문곡직을ᄒᆞ고 남슌이를 이불덥흔ᄃᆡ로 그이불에둘々말아 슈죡을요동치못ᄒᆞ게동혀놋코 번션ᄶᅡᆨ을벗<noinclude><references/></noinclude> a4hwyolh50tcbzkpztstvb1wzflqn8p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5 250 114634 464309 2026-09-27T12:29:09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09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겨 입을어긔우고 틀어막으니 남슌이는 잠결에 이디경을당ᄒᆞ야 엇더케놀낫든지 그 자리에긔ᄉᆡᆨ을ᄒᆞ야 ᄭᅮᆯㅅ걱소리를못ᄒᆞᄂᆞᆫᄃᆡ 그즁의ᄒᆞᆫ놈이 와락달녀들더니 남슌이를안ㅅ고 대문즁문을 것침업시열고나와셔 담밋에노아두엇든교군에다 쳐실어가지고여러놈들이 억ᄀᆡ차례로 교군을 번가라메여 가면셔 밤이ᄉᆡ도록 치악산을바라고 쳡々ᄒᆞᆫ산즁으로 졈々드러가더니 엇더ᄒᆞᆫ 오돌막초가집압헤다가 교군을 턱나려놋코는 :(여러놈)에구 인졔는 살앗다 홍참의가 자긔집에를와셔보면 계집일코 ᄯᅱᄂᆞᆫ모양이 오족ᄒᆞᆯ나구 :여보 리셔방 무엇ᄒᆞ오 그뒤에 ᄯᅡ라오든놈이 교군문을열고 남슌이를 번ㅅ젹안아가지고 그집으로드러가ᄂᆞᆫᄃᆡ 굴ㅅ쇽갓흔 그방안에셔 노파ᄒᆞᆫ아이 마쥬나오며 :하하하 그계집이 숑도집인가 자네가 ᄉᆞᆷ십이 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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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wiacx7bllomjuwun570euthpw5wko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7 250 114636 464311 2026-09-27T12:29:47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11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졔눈에 얼애여 보이는게지오 :졔길ᄒᆞᆯ것 그ᄅᆡ 홍참의집마님은 돈을바다먹고 요런것을내여쥬는법이 엇의잇다말ᄉᆞᆷ이오닛가 이놈츈쳔셔온 억쇠란놈은 경을쳐보ᄂᆡ겟습니다 노파는 그말을듯고 자즈러지게 ᄭᅡᆯ々우스며 :에그 져사람은 단골로 허풍들닌말만ᄒᆞ데 말간사람을놋코 여우니 녀귀니 ᄒᆞᆫ단말인가 ᄒᆞ며 노파가 닥아안져셔 남슌이를 흔들면셔 :이ᄋᆡ 무셔워말고 졍신죰 차려라 동혀와셔 사는사람이 너ᄲᅮᆫ안일다 :이ᄋᆡ 이ᄋᆡ ᄒᆞ고 무엇을 한ᄎᆞᆷ드려다보더니 :에그 이ᄋᆡ가 숑도집은 안일셰그려 :(만득)에구 별말ᄉᆞᆷ을 다ᄒᆞ십니다 숑도집이 안이면 누구겟습닛가 :(노파)에그 자네가몰으는말일셰 숑도집갓흐면 ᄉᆞᆷ십이넘어 남의쳡으로 도라단기는계집이웨 귀머리가 잇겟나 :(만득)에구 여러말ᄉᆞᆷ마십시오 귀머리 잇고는 웨 쳡노릇을 못ᄒᆞ는줄아십닛가 우리누님도 귀머리ᄯᅡ은ᄃᆡ로 읍내 방풍원의 량쳡으로 갓답니다 :(노파)자네는 ᄯᅡᆨᄒᆞᆫ말도ᄒᆞ지 싀집가기젼 처녀가 귀머리가잇지 싀집간계<noinclude><references/></noinclude> ji39e2gz9o36fy764y82eyfwfp2hdpk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8 250 114637 464312 2026-09-27T12:30:12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12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집이야 귀머리가 엇의잇나 그리면 자네누님도 지금 귀머리가잇던가 :(만득)졔 역시 알슈업습니다 :(노파)대관졀 이ᄋᆡ를 누구로알고 동혀왓나 :(만득)허々 누구는 누구야요 홍참의라든지 ᄇᆡᆨ참의라든지 그량반의 별실로알고 동혀왓지오 ᄒᆞ며 공론이 불일ᄒᆞ얏ᄂᆞᆫᄃᆡ 남슌이가 그졔야 졍신을 차려 소리를지르며 :에그머니 이게 웬일이야 한마ᄃᆡ를 겨오ᄒᆞ고 긔ᄉᆡᆨᄒᆞ얏든ᄭᅳᆺ에 소리를 너모질너셔 그럿튼지 긔운이 다시막혀 아모말을못ᄒᆞ는지라 노파는 의혹난측ᄒᆞ야 하편에안졋고 만득이는 어리둥졀ᄒᆞ야 벽을 의지ᄒᆞ고셧ᄂᆞᆫᄃᆡ 남슌이가 다시 피여나셔 나오지안ᄂᆞᆫ소리로 악을쓰며 :에그 셰샹에 엇의 이런법이잇나 나를 무엇ᄒᆞᄌᆞ고 이모양으로 동혀왓셔 :에그 망측ᄒᆞ고 해괴ᄒᆡ라 :에그 숑도집그년이 이디경으로 욕을뵈이는게지 ᄒᆞᄂᆞᆫᄃᆡ 노파는 이소리를듯고 남슌이를 향ᄒᆞ야무엇이라고 슈작을 한ᄎᆞᆷᄒᆞ더니 만득이를 치어다보며 :에그 이노릇을 엇지면 조흔가 인졔는 우리가 ᄭᅩᆷᄶᅡᆨ업시 쥭엇네그려 홍참<noinclude><references/></noinclude> h6pwjli5i1503oz5x1aoh6u3yohninz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69 250 114638 464313 2026-09-27T12:30:31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13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의령감의 별가를 동혀왓셔도 테셜만 나고보면 언으디경에 갈는지몰으겟ᄂᆞᆫᄃᆡ 더구나 그령감의 쳐녀ᄯᅡᆯ을 이리ᄒᆞ야노앗스니 에그 에그 우리가 아마 쥭을ᄯᆡ가되야 이런짓을ᄒᆞ얏던게지 쇽담에 이르기를 ᄉᆡᆨ담이 여턴이라고 만득이도 남슌의 ᄅᆡ력을듯고 졔역시 놀나셔 입을 ᄭᅩᆨ봉ᄒᆞ고셧더니 남슌의 긔々묘々ᄒᆞᆫ ᄉᆡᆨᄐᆡ를 보고볼ᄉᆞ록 욕심이 불갓치나셔 홍참의의 처녀ᄯᅡᆯ은말고 옥황샹뎨의 고명ᄯᆞᆯ이라도 이왕이디경이된바에 쥭으면 쥭엇지 그ᄃᆡ로 보ᄂᆡᆯ마음이업다ᄉᆡᆼ각이 드러셔 코우숨을ᄒᆞ며 :허々 홍참의령감의 처녀ᄯᆞᆯ인지 그야 누가아럿습닛가 져계집ᄋᆡ 어머니가 동혀가라닛가 동혀왓습지오 사실이 이디경된터에 보ᄂᆡᆫ다고 잇슬일이업스며 안보ᄂᆡᆫ다고 업슬일이 잇슬가요 졔가 나죵에는 쥭는한졍이 잇슬지라도 져계집ᄋᆡ는 다리고 살고야 말겟습니다 :(노파)여보게 그ᄅᆡ도 그런법이업느니 뒤일을죰 ᄉᆡᆼ각ᄒᆞ여보와야지 :(만득)에구 별말ᄉᆞᆷ마십시오 쥭어도 졔가쥭고 사라도 졔가살터이니 아지머니게셔는 아모 샹관을말으시기오 노파는 만류ᄒᆞᆯ도리가업셔 하회만보려고 남슌이압헤가셔 가려안졋ᄂᆞᆫᄃᆡ 만득이가 부지불각에 달녀드러 쥭을ᄯᅮᆼ살ᄯᅮᆼ 몰으고 날ㅅ치는남슌의 옥슈를 휘여잡고 달ᄂᆡ고 을느ᄂᆞᆫ말이 남슌이듯기는 모다 음담ᄑᆡ셜이라 평일에 집안하인<noinclude><references/></noinclude> id2buaxgiw9r0pkcfmnywevj6btay57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0 250 114639 464314 2026-09-27T12:30:47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14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도 갓가이 대면을ᄒᆞ야 보지안튼터에 그런잡류의슈즁에 ᄯᅥ러져셔 무한ᄒᆞᆫ 단련을바드니 그자리 그형용이 엇더ᄒᆞ리오 남슌이는 만득이 손만갓가이오면 외마ᄃᆡ소리를 지르고 노파에게로 달녀드는지라 노파는 만득이를 조흔말로 만류를ᄒᆞ야 시급ᄒᆞᆫ 강포지욕은 잠시면ᄒᆞ얏스나 리군졀쇽ᄒᆞᆫ두메쇽에셔 혈々ᄒᆞᆫ규즁쳐녀의 ᄅᆡ두지사가 망창ᄒᆞ게되얏ᄂᆞᆫᄃᆡ 남슌이ᄉᆡᆼ각에도 필경 그놈에게 겁욕을 면치못ᄒᆞ리라십든지 목을놋코 울다가 나죵은소리지를 긔운도업시 흙々늣기며 ᄋᆡ걸복걸을ᄒᆞᄂᆞᆫᄃᆡ :에그 나를 우리집으로 보ᄂᆡ쥬면 이러케ᄒᆞᆫ것을 개회ᄒᆞ지안이ᄒᆞ고 오히려 ᄐᆡ산갓흔 은혜로알아 그은혜를 이ᄉᆡᆼ에 다못갑흐면 져ᄉᆡᆼ에 가셔라도 갑흐리다 그음셩이 옥반에 준쥬구을니는소리도갓고 ᄭᅩᆺ슈풀에셔 ᄭᅬᄭᅩ리말ᄒᆞ는소리도 갓흔지라 만득이는 ᄉᆞᆷ혼이 사라지고 칠ᄇᆡᆨ이 흣터져 두눈ㅅ갈이 흰쥭ᄉᆞ발이되야 남슌의말은 ᄒᆞᆫ편귀로 흘녀버리고 :허々 안이될말이지 ᄂᆡ가 너갓흔 계집ᄋᆡ를 맛나기가 용이ᄒᆞ겟느냐 열두번쥭어도 너는못놋켓다 :너도 ᄉᆡᆼ각을ᄒᆞ야 보아라 너를 노하보ᄂᆡ기로 ᄭᅩᆺ갓흔 계집ᄋᆡ가 하로밤을 지ᄂᆡ고드러가면 실ᄒᆡᆼ을ᄒᆞ엿든지 안이ᄒᆞ엿든지 그는몰으고 너의아바지<noinclude><references/></noinclude> anl2agga3094wqf9xqjahuj22pmx2me 번역:달과 6펜스/제4장 114 114640 464315 2026-09-27T12:32:49Z Bykim2012 3227 새 문서: 앞선 부분과 같은 방식으로, 인물과 런던의 사교·문단 풍경을 한국의 문단과 서울의 상류층 사교계로 옮겨 한국 장편소설의 회고체 문장처럼 다듬었습니다. 그 무렵 나에게 오수련만큼 친절했던 사람도 없었다. 그녀는 남자처럼 냉철한 지성과 여자 특유의 변덕스러운 기질을 함께 지닌 사람이었다. 그녀가 쓰는 소설은 독창적이면서도 어딘가 사람을 불편하게... 464315 wikitext text/x-wiki 앞선 부분과 같은 방식으로, 인물과 런던의 사교·문단 풍경을 한국의 문단과 서울의 상류층 사교계로 옮겨 한국 장편소설의 회고체 문장처럼 다듬었습니다. 그 무렵 나에게 오수련만큼 친절했던 사람도 없었다. 그녀는 남자처럼 냉철한 지성과 여자 특유의 변덕스러운 기질을 함께 지닌 사람이었다. 그녀가 쓰는 소설은 독창적이면서도 어딘가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어느 날 바로 그녀의 집에서 나는 강성호의 아내를 처음 만났다. 오수련이 차를 대접하는 작은 모임을 열었는데, 평소보다도 방 안에 사람이 많았다. 모두가 제각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한쪽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어색해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미 자기들끼리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에 끼어들 용기는 없었다. 오수련은 손님을 살피는 데 능숙한 주인이었다. 내가 난처해하는 것을 보더니 곧장 내게 다가왔다. “김영숙 씨하고 이야기 좀 해봐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 책을 아주 좋아하더라고.” “무슨 일을 하는 분인데요?” 나는 물었다. 내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 조금 부끄러웠다. 만일 김영숙이 이름난 작가라면, 적어도 그 사실 정도는 알고 말을 거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오수련은 대답의 효과를 높이려는 듯 얌전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점심 모임을 열어요.”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당신이 조금만 유명한 척하면 바로 초대할걸요.” 오수련은 냉소적인 사람이었다. 그녀에게 인생이란 소설을 쓰기 위한 기회였고, 세상 사람들은 그 소설의 재료였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 걸맞게 후하게 대접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끔 집으로 초대했다. 그녀는 유명한 문인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약한 마음을 속으로는 우습게 여겼지만, 그들 앞에서는 품위 있는 문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나는 김영숙에게 인사를 건네도록 이끌려 갔고, 우리는 십 분쯤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내가 그녀에 대해 기억한 것은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광화문 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창밖으로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성당 건물이 보인다고 했다. 마침 나도 그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백화점과 오래된 서점들이 묘한 유대감을 만들어 주는 법이다. 김영숙은 내 주소를 물었다. 며칠 뒤 나는 그녀에게서 점심 초대를 받았다. 그때 나는 특별히 바쁜 일이 없었으므로 기꺼이 초대에 응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너무 일찍 가는 것이 민망해서 근처 성당 주변을 세 바퀴나 빙빙 돌았기 때문이다. 도착해 보니 이미 사람들이 모두 와 있었다. 오수련도 있었고, 제이 씨 부인, 이준호, 그리고 박건우도 있었다. 모두 작가들이었다. 초봄의 날씨는 화창했고 우리 모두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백 가지쯤 되는 이야기를 한꺼번에 꺼냈다. 오수련은 젊었을 때의 예술지상주의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강해진 경박한 취향 사이에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예전에는 짙은 녹색 원피스를 입고 수선화 한 송이를 들고 문학 모임에 나타나곤 했지만, 이제는 높은 구두와 서울에서 막 들여온 최신 유행의 옷을 더 좋아했다. 그날 그녀는 새 모자를 쓰고 있었다. 새 모자 하나만으로도 그녀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날 그녀가 우리 공동의 지인들에 대해 그렇게 악의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제이 씨 부인은 부적절한 말이야말로 재치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답게, 거의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식탁보가 붉게 물들 만한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냈다. 이준호는 기묘한 농담을 쉴 새 없이 쏟아 냈다. 박건우는 자신의 뛰어난 재치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굳이 그것을 증명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만 입을 열었다. 김영숙은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화를 자연스럽게 모두의 이야기로 돌려놓는 재주가 있었다. 대화가 잠시 끊기면 그녀는 언제나 딱 맞는 한마디를 던졌고, 그러면 대화는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흘러갔다. 그녀는 서른일곱 살이었다. 키가 조금 크고 몸집도 제법 있었지만 뚱뚱하지는 않았다. 예쁜 얼굴은 아니었다. 그러나 호감이 가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다정한 갈색 눈 때문이었을 것이다. 피부는 조금 누르스름했고, 검은 머리는 공들여 손질한 티가 났다. 그날 함께 있던 세 여자 가운데 화장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녀뿐이었다. 다른 여자들과 나란히 앉아 있으니 오히려 그녀의 수수하고 꾸밈없는 인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식당은 당시 유행하던 인테리어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아주 엄격하고 단정한 분위기였다. 벽 아래쪽에는 흰색 나무 몰딩이 높게 둘러져 있었고, 연한 녹색 벽지 위에는 검은 액자에 담긴 판화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공작새 무늬가 들어간 녹색 커튼은 반듯하게 늘어져 있었고, 녹색 카펫에는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로 흰 토끼들이 뛰노는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어딘가 이중섭 화가의 취향을 흉내 낸 듯한 방이었다. 벽난로 위에는 푸른빛이 도는 도자기들이 놓여 있었다. 당시 서울에는 이런 식으로 꾸민 식당이 아마 수백 곳은 있었을 것이다. 단정하고, 예술적이고, 그리고 지루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나는 오수련과 함께 걸었다. 날씨가 좋았고 그녀의 새 모자도 마음에 들었으므로 우리는 천천히 공원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모임 참 좋았어요.” 내가 말했다. “음식은 괜찮았어요?” 오수련이 물었다. “작가들을 부르려면 잘 먹여야 한다고 내가 미리 말해 줬거든요.” “아주 훌륭한 충고네요.” 내가 대답했다. “그런데 김영숙 씨는 왜 작가들을 그렇게 많이 부르는 거죠?” 오수련은 어깨를 으쓱했다. “재미있나 봐요. 요즘 문단의 중심에 있다는 기분도 들 테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저 사람이 조금 순진한 것 같아요. 불쌍하게도 우리를 정말 대단한 사람들로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그리고는 웃었다. “하지만 우리를 점심에 초대하는 게 그 사람에게는 즐거운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우리한테 손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런 점이 좋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김영숙은 서울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이름난 문인들을 찾아다니던 사람들 가운데 가장 무해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지방의 조용한 집안에서 아주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배달되어 오던 소설과 잡지들은 그녀에게 책 속의 낭만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낭만까지 가져다주었다. 그녀에게는 진짜 독서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는 드문 일이었다. 대부분은 책보다 작가에게, 그림보다 화가에게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한 번도 얻지 못했던 자유를 그 세계 안에서 누렸다. 그러다 작가들을 직접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은 마치 객석에서만 바라보던 무대 위로 처음 올라간 것과 같았다. 그녀는 작가들을 극적인 인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을 자기 집에 초대하고, 그들이 숨어 사는 듯한 작업실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이 전보다 훨씬 넓어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작가들이 자기들끼리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만의 규칙을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들의 도덕적 일탈은 옷차림의 기행이나 괴상한 이론, 터무니없는 역설과 마찬가지였다. 그녀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그것들이 그녀 자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나는 문득 물었다. “강성호라는 사람도 있나요?” “아, 있죠.” 오수련이 대답했다. “여의도의 증권회사에 다닐걸요.” 그러더니 피식 웃었다. “아주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요?” “서로 아주 좋아해요.” 그녀가 말했다. “저녁 식사에 초대받으면 만나게 될 거예요. 다만 김영숙 씨는 저녁 식사에는 사람을 잘 안 부르는 편이에요. 강성호 씨가 워낙 조용하거든요.” “예술이나 문학에는 관심이 없나요?” “전혀 없어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왜 괜찮은 여자들은 재미없는 남자와 결혼할까요?” 오수련은 잠깐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똑똑한 남자들은 괜찮은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니까요.” 나는 이 말에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것을 물었다. “김영숙 씨에게 아이가 있나요?” “네. 아들 하나, 딸 하나요. 둘 다 학교에 다녀요.”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났다. 우리는 다시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fbgev675joc8wnupi0y6ssf3591e6pd 464316 464315 2026-09-27T12:33:01Z Bykim2012 3227 464316 wikitext text/x-wiki 그 무렵 나에게 오수련만큼 친절했던 사람도 없었다. 그녀는 남자처럼 냉철한 지성과 여자 특유의 변덕스러운 기질을 함께 지닌 사람이었다. 그녀가 쓰는 소설은 독창적이면서도 어딘가 사람을 불편하게 했다. 어느 날 바로 그녀의 집에서 나는 강성호의 아내를 처음 만났다. 오수련이 차를 대접하는 작은 모임을 열었는데, 평소보다도 방 안에 사람이 많았다. 모두가 제각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한쪽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어색해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미 자기들끼리 이야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에 끼어들 용기는 없었다. 오수련은 손님을 살피는 데 능숙한 주인이었다. 내가 난처해하는 것을 보더니 곧장 내게 다가왔다. “김영숙 씨하고 이야기 좀 해봐요.” 그녀가 말했다. “당신 책을 아주 좋아하더라고.” “무슨 일을 하는 분인데요?” 나는 물었다. 내가 세상 물정에 어두운 것이 조금 부끄러웠다. 만일 김영숙이 이름난 작가라면, 적어도 그 사실 정도는 알고 말을 거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오수련은 대답의 효과를 높이려는 듯 얌전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점심 모임을 열어요.” 그러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덧붙였다. “당신이 조금만 유명한 척하면 바로 초대할걸요.” 오수련은 냉소적인 사람이었다. 그녀에게 인생이란 소설을 쓰기 위한 기회였고, 세상 사람들은 그 소설의 재료였다.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 걸맞게 후하게 대접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끔 집으로 초대했다. 그녀는 유명한 문인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약한 마음을 속으로는 우습게 여겼지만, 그들 앞에서는 품위 있는 문인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다. 나는 김영숙에게 인사를 건네도록 이끌려 갔고, 우리는 십 분쯤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내가 그녀에 대해 기억한 것은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광화문 근처의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창밖으로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성당 건물이 보인다고 했다. 마침 나도 그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백화점과 오래된 서점들이 묘한 유대감을 만들어 주는 법이다. 김영숙은 내 주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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났다. 그날 함께 있던 세 여자 가운데 화장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녀뿐이었다. 다른 여자들과 나란히 앉아 있으니 오히려 그녀의 수수하고 꾸밈없는 인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식당은 당시 유행하던 인테리어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아주 엄격하고 단정한 분위기였다. 벽 아래쪽에는 흰색 나무 몰딩이 높게 둘러져 있었고, 연한 녹색 벽지 위에는 검은 액자에 담긴 판화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공작새 무늬가 들어간 녹색 커튼은 반듯하게 늘어져 있었고, 녹색 카펫에는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 사이로 흰 토끼들이 뛰노는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어딘가 이중섭 화가의 취향을 흉내 낸 듯한 방이었다. 벽난로 위에는 푸른빛이 도는 도자기들이 놓여 있었다. 당시 서울에는 이런 식으로 꾸민 식당이 아마 수백 곳은 있었을 것이다. 단정하고, 예술적이고, 그리고 지루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나는 오수련과 함께 걸었다. 날씨가 좋았고 그녀의 새 모자도 마음에 들었으므로 우리는 천천히 공원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모임 참 좋았어요.” 내가 말했다. “음식은 괜찮았어요?” 오수련이 물었다. “작가들을 부르려면 잘 먹여야 한다고 내가 미리 말해 줬거든요.” “아주 훌륭한 충고네요.” 내가 대답했다. “그런데 김영숙 씨는 왜 작가들을 그렇게 많이 부르는 거죠?” 오수련은 어깨를 으쓱했다. “재미있나 봐요. 요즘 문단의 중심에 있다는 기분도 들 테고.” 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내 생각에는 저 사람이 조금 순진한 것 같아요. 불쌍하게도 우리를 정말 대단한 사람들로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그리고는 웃었다. “하지만 우리를 점심에 초대하는 게 그 사람에게는 즐거운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우리한테 손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런 점이 좋아요.” 지금 돌이켜 보면 김영숙은 서울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이름난 문인들을 찾아다니던 사람들 가운데 가장 무해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지방의 조용한 집안에서 아주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배달되어 오던 소설과 잡지들은 그녀에게 책 속의 낭만뿐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에 대한 낭만까지 가져다주었다. 그녀에게는 진짜 독서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는 드문 일이었다. 대부분은 책보다 작가에게, 그림보다 화가에게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한 번도 얻지 못했던 자유를 그 세계 안에서 누렸다. 그러다 작가들을 직접 알게 되었을 때, 그것은 마치 객석에서만 바라보던 무대 위로 처음 올라간 것과 같았다. 그녀는 작가들을 극적인 인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을 자기 집에 초대하고, 그들이 숨어 사는 듯한 작업실을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삶이 전보다 훨씬 넓어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녀는 작가들이 자기들끼리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만의 규칙을 그대로 인정했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들의 도덕적 일탈은 옷차림의 기행이나 괴상한 이론, 터무니없는 역설과 마찬가지였다. 그녀에게는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뿐이었다. 그것들이 그녀 자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나는 문득 물었다. “강성호라는 사람도 있나요?” “아, 있죠.” 오수련이 대답했다. “여의도의 증권회사에 다닐걸요.” 그러더니 피식 웃었다. “아주 재미없는 사람이에요.”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요?” “서로 아주 좋아해요.” 그녀가 말했다. “저녁 식사에 초대받으면 만나게 될 거예요. 다만 김영숙 씨는 저녁 식사에는 사람을 잘 안 부르는 편이에요. 강성호 씨가 워낙 조용하거든요.” “예술이나 문학에는 관심이 없나요?” “전혀 없어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왜 괜찮은 여자들은 재미없는 남자와 결혼할까요?” 오수련은 잠깐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똑똑한 남자들은 괜찮은 여자와 결혼하지 않으니까요.” 나는 이 말에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것을 물었다. “김영숙 씨에게 아이가 있나요?” “네. 아들 하나, 딸 하나요. 둘 다 학교에 다녀요.” 그것으로 이야기는 끝났다. 우리는 다시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6jwjy4sov4madi45zpbnt3lu93tdav2 번역:달과 6펜스/제5장 114 114641 464317 2026-09-27T12:36:20Z Bykim2012 3227 새 문서: 그해 여름 나는 김영숙을 꽤 자주 만났다. 가끔 그녀의 아파트에 가서 소박하고 즐거운 점심을 함께했고, 그보다 조금 더 격식을 차린 다과회에도 참석했다. 우리는 서로 마음이 잘 맞았다. 나는 아직 몹시 젊었고, 아마 그녀는 문단이라는 험한 길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내게 자신이 조금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좋아했던 것 같다. 나로서는 사소한 고... 464317 wikitext text/x-wiki 그해 여름 나는 김영숙을 꽤 자주 만났다. 가끔 그녀의 아파트에 가서 소박하고 즐거운 점심을 함께했고, 그보다 조금 더 격식을 차린 다과회에도 참석했다. 우리는 서로 마음이 잘 맞았다. 나는 아직 몹시 젊었고, 아마 그녀는 문단이라는 험한 길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내게 자신이 조금은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다는 생각을 좋아했던 것 같다. 나로서는 사소한 고민이라도 털어놓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내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충고를 해줄 사람이었다. 김영숙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있었다. 참으로 매력적인 능력이지만, 자신에게 그런 재주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종종 그것을 지나치게 사용한다. 친구에게 불행이 닥치기만 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어, 그 기회를 이용해 자신의 공감 능력을 한껏 발휘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동정심은 마치 유정에서 기름이 솟구치듯 끝없이 흘러나와, 때로는 그 대상이 된 사람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너무 많은 눈물이 이미 쏟아져서, 차마 내 눈물까지 보탤 수 없는 가슴도 있는 법이다. 김영숙은 자신의 장점을 아주 세련되게 사용했다. 그녀의 위로를 받아주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내가 그녀에게 호의를 베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어느 날 나는 젊은이다운 열정으로 이 점을 오수련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우유는 아주 좋은 음료야. 특히 소주를 한 방울 떨어뜨리면 더 좋지. 하지만 젖소 입장에서는 젖을 짜주는 사람이 고마울 거야. 젖이 잔뜩 불어 있으면 꽤 불편하거든.” 오수련은 혀가 몹시 매서운 여자였다. 그녀만큼 독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녀만큼 매력적인 일을 해내는 사람도 드물었다. 김영숙에게서 내가 좋아했던 또 한 가지는 주변을 꾸려가는 솜씨였다. 그녀의 아파트는 언제나 말끔하고 밝았으며, 집 안에는 꽃이 가득했다. 거실의 천은 무늬가 상당히 단정했지만 색감이 밝고 산뜻해서 방 전체가 환해 보였다. 예술가의 취향이 느껴지는 작은 식당에서 먹는 식사는 늘 즐거웠다. 식탁은 보기 좋게 차려져 있었고, 두 명의 도우미는 단정하고 얼굴빛도 고왔다. 음식도 훌륭하게 조리되어 있었다. 김영숙이 살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의 눈에도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가 훌륭한 어머니일 것이라는 것도 의심할 수 없었다. 거실에는 아들과 딸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아들의 이름은 강민석이었고, 열여섯 살이었다. 그는 서울의 이름난 사립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교복을 입고 학교 모자를 쓴 모습도 있었고, 또 한 장에는 양복에 빳빳한 셔츠를 차려입은 모습도 있었다. 이마가 반듯하고 생각에 잠긴 듯한 눈매는 어머니를 닮았다. 깨끗하고 건강하며, 어디 하나 비뚤어진 데 없는 정상적인 소년처럼 보였다. 어느 날 내가 사진을 바라보고 있자 김영숙이 말했다. “아주 영리한 아이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착한 아이인 건 확실해요. 성격이 참 좋아요.” 딸은 열네 살이었다. 어머니처럼 숱 많고 검은 머리카락이 어깨 아래로 풍성하게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얼굴에는 어머니와 똑같이 다정한 기색이 있었다. 눈빛도 차분하고 평온했다. “두 아이 다 어머니를 쏙 빼닮았네요.” 내가 말했다. “네. 아마 아버지보다 저를 더 닮은 것 같아요.” “그런데 왜 지금까지 남편을 제게 소개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물었다. “만나보고 싶으세요?” 그녀가 웃었다. 그 미소는 정말이지 무척 다정했다. 그러면서도 얼굴을 조금 붉혔다. 그 나이의 여자가 그렇게 쉽게 얼굴을 붉힌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어쩌면 그녀에게 있는 약간의 순진함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인지도 몰랐다. “아시다시피 그 사람은 문학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완전히 속물이에요.” 그 말에는 비난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애정이 묻어 있었다. 남편에게 붙을 수 있는 가장 나쁜 평가를 자신이 먼저 인정함으로써, 친구들이 그를 함부로 흉보지 못하게 막아주려는 것 같았다. “증권회사에 다녀요. 전형적인 증권맨이죠. 아마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 지루해서 죽을지도 몰라요.” “그분이 영숙 씨에게도 지루한가요?” 내가 물었다. 그녀가 웃었다. “그렇지만 저는 그 사람의 아내잖아요. 저는 남편을 아주 좋아해요.” 그녀는 쑥스러움을 감추려는 듯 다시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녀가 조금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말을 했다가는 오수련 같은 사람이 틀림없이 던졌을 만한 빈정거림을 내가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자기가 천재인 척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증권으로 큰돈을 버는 사람도 아니고요.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주 착하고 다정해요.” “저도 그분을 아주 좋아하게 될 것 같은데요.” 내가 말했다. “그럼 언제 조용히 저녁 한번 같이 하시죠. 다만 미리 말씀드리는데, 그날 저녁이 아주 지루하더라도 제 탓은 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스스로 감수하셔야 해요.” 3un89luexrp54jklkt2mt9ne8jojfkn 번역:달과 6펜스/제6장 114 114642 464319 2026-09-27T12:40:51Z Bykim2012 3227 새 문서: 하지만 마침내 강성호를 만나게 되었을 때, 사정은 내가 그의 면면을 제대로 알아볼 만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저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익히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어느 날 아침 김영숙에게서 쪽지가 한 장 왔다. 그날 저녁 집에서 만찬을 열 예정인데, 초대했던 사람 하나가 갑자기 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그 자리를 메워주었으면 좋겠... 464319 wikitext text/x-wiki 하지만 마침내 강성호를 만나게 되었을 때, 사정은 내가 그의 면면을 제대로 알아볼 만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저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익히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어느 날 아침 김영숙에게서 쪽지가 한 장 왔다. 그날 저녁 집에서 만찬을 열 예정인데, 초대했던 사람 하나가 갑자기 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그 자리를 메워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미리 경고해 두는 게 예의겠죠. 아마 지루해서 죽을지도 몰라요.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재미없는 모임이에요. 그래도 와주신다면 저는 정말 고맙겠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저 둘이 조용히 이야기할 시간도 조금 가질 수 있을 테고요.” 이웃끼리 이 정도 부탁을 거절하는 것도 멋쩍은 일이었다. 나는 가기로 했다. 김영숙이 나를 남편에게 소개했을 때, 강성호는 별다른 관심도 없이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밝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걸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이 사람한테 내가 정말 남편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려고 불렀어요. 하도 제가 남편 이야기를 안 하니까, 이제는 남편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의심하는 것 같더라고요.” 강성호는 재미있지도 않은 농담을 들었을 때 사람들이 예의상 짓는 짧은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새로 온 손님들이 연달아 들어오면서 그는 그들을 맞이하느라 바빠졌고, 나는 자연스럽게 혼자 남겨졌다. 마침내 사람들이 모두 모여 식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내 옆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이런 생각을 했다. 문명이라는 것은 참 이상한 재주를 인간에게 가르쳐주었다. 짧기만 한 인생을 온갖 지루한 일에 낭비하는 재주 말이다. 그날 저녁은 주인이 왜 손님들을 불렀는지, 손님들은 또 왜 왔는지 의문이 들 정도의 자리였다. 열 명이 모였지만 서로에게 특별한 관심은 없었다. 헤어질 때가 되면 오히려 안도할 사람들이었다. 물론 순전히 사교적인 모임이었다. 강성호 부부는 별로 관심도 없는 여러 사람에게 언젠가 한 번씩 저녁을 대접해야 할 빚을 지고 있었고, 그래서 그들을 초대했다. 상대방도 초대에 응했다. 왜 왔을까? 둘이 마주 앉아 저녁을 먹는 것보다 여럿이 모이는 편이 덜 지루해서였을 수도 있고, 하인들에게 하루쯤 쉬게 해주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다. 거절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서였을 수도 있다. 혹은 그들 역시 강성호 부부에게 언젠가 저녁 한 끼를 대접해야 할 빚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식당은 사람들로 지나치게 비좁았다. 법조계에서 이름이 알려진 변호사와 그의 아내, 고위 공무원과 그의 아내, 김영숙의 여동생과 남편, 예비역 대령 한 사람, 그리고 국회의원의 아내가 있었다. 원래 그 국회의원이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국회에 붙잡혀 자리를 뜰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대신 초대받은 것이었다. 모임의 건전함과 점잖음은 거의 위압적일 정도였다. 여자들은 너무 단정해서 오히려 멋을 낼 줄 모르는 것처럼 보였고, 자신들의 사회적 위치를 너무 확실하게 알고 있어서 재미가 없었다. 남자들은 하나같이 묵직했다. 모두에게 자기 삶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사람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모임이 잘 굴러가게 하려는 본능적인 노력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씩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식당 안은 온통 말소리로 가득했다. 그런데도 모두가 함께 나누는 대화는 없었다. 각자 옆 사람과만 이야기했다. 수프와 생선, 전채 요리가 나오는 동안에는 오른쪽 사람과 이야기했고, 구운 고기와 디저트가 나오고 마지막 간단한 요리가 놓일 때쯤에는 왼쪽 사람과 이야기했다. 정치 이야기가 나왔고 골프 이야기도 나왔다. 아이들 이야기도 했고 최근 개봉한 연극 이야기도 했다.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와 새로 나온 그림 이야기도 잠깐 나왔다. 날씨와 휴가 계획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대화가 끊기는 법은 없었다. 그런데도 방 안의 소음은 점점 커져만 갔다. 김영숙은 자기 만찬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남편도 자기 역할을 점잖게 수행했다. 아마 말을 그리 많이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식사가 끝날 무렵 그의 양옆에 앉은 두 여자의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아무래도 강성호라는 남자는 함께 앉아 있기에는 꽤 무거운 상대인 모양이었다. 한두 번 김영숙의 눈길이 남편에게 머물렀다. 그 눈에는 어딘가 걱정스러운 빛이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들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갔다. 강성호는 그녀가 나가는 것을 보고 문을 닫았다. 그리고 식탁 반대편으로 걸어가 법조계의 그 변호사와 고위 공무원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다시 포도주를 돌리고 우리에게 담배를 건넸다. 변호사가 포도주의 품질이 훌륭하다고 말하자 강성호는 어디에서 구했는지를 알려주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포도주의 빈티지와 담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변호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사건 이야기를 했고, 대령은 승마와 골프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는 할 말이 없어서 조용히 앉아 있었다. 대화에 관심이 있는 척 예의 바르게 듣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나에게 별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나는 오히려 마음 편하게 강성호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덩치가 컸다. 왜 나는 그를 가늘고 별 볼 일 없는 체격의 남자라고 상상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의 그는 어깨가 넓고 몸집이 묵직했다. 손과 발도 컸고, 정장 차림도 어딘가 어설펐다. 마치 평소에는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느라 억지로 양복을 차려입은 듯한 인상을 주었다. 마흔쯤 되어 보였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못생겼다고 하기도 어려웠다. 이목구비 자체는 제법 괜찮았다. 다만 모든 것이 지나치게 컸다. 실제 사람의 얼굴에 비해 이목구비가 한 치수씩 크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전체적인 인상이 어딘가 둔하고 어색했다. 면도를 말끔히 한 얼굴은 오히려 지나치게 맨얼굴처럼 보였다. 붉은빛이 도는 머리카락은 아주 짧게 깎여 있었고, 눈은 작았다. 푸른색인지 회색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눈이었다. 그는 지극히 평범해 보였다. 나는 이제야 김영숙이 남편을 이야기할 때 어딘가 난처해했던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예술과 문학의 세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싶어 하는 여자에게, 강성호는 그다지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남편은 아니었다. 그에게 사교적인 재능이 없다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남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아니다. 그런데 그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조차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어떤 괴짜스러운 면도 없었다. 그는 그저 착하고, 따분하고, 정직하고, 평범한 남자였다. 그의 훌륭한 성품을 인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아마 사회의 훌륭한 구성원이었을 테고,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버지였을 것이다. 증권회사에서도 정직한 사람으로 신뢰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시간을 들여 그의 곁에 앉아 있을 이유는 없었다. 그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ig6tahdwoyin2imo6wjjfq4hbhh9yf2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1 250 114643 464320 2026-09-27T15:44:40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0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그결ㅅ긔에 부모욕먹인 자식이라고 너를 무사ᄒᆞ게 둘줄아느냐 말녀쥭이지안이ᄒᆞ면 약을먹여쥭일터이니 구타여 이십이못되야비명원사를ᄒᆞ면너먼 셔럿지 쓸ᄃᆡ가 잇다더냐 ᄯᅩ 그나그ᄲᅮᆫ인가 셜사쥭이지안코 살니드ᄅᆡ도 그런쇼문이 파다ᄒᆞ고보면 언으누가 실ᄒᆡᆼᄒᆞ얏다 지목을밧는 너를 며누리롤 다려가겟느냐 이도실타 져도실타ᄒᆞ야 공연이 쳥츈시졀만 허숑을ᄒᆞ고 나죵에 ᄒᆞ다못ᄒᆞ면 셤진놈 멱진놈을 엇어맛길터이니 그런놈에게로 싀집을가면 별슈가 잇다듸 슛지에 나와갓치 아ᄃᆞᆯ낫코 ᄯᆞᆯ낫코 사잣고나 이러케 한ᄎᆞᆷ을 늘어놋터니 ᄯᅩ 남슌이를 드려다보며 강죵을 밧ᄂᆞᆫ말이라 :웨 나는 누구만못ᄒᆞ냐 네가 나는 실타고ᄒᆞᆯᄭᆞᄃᆞᆰ이 무엇잇셔 :네가 그리일너도 앙탈을ᄒᆞ면 나도 바늘ᄲᅧ두부살에 자라난놈이 안인젼은 각별이 ᄒᆞᆯ일이잇스니 너도 아러ᄒᆞ여라 :글셰 웨 대답을안이ᄒᆞ느냐 일언가파로 살겟다든지 못살겟다든지 말ᄒᆞᆫ마듸면 그만이지 :이ᄋᆡ 어셔 ᄒᆞ며 물이못나게 재쵹을ᄒᆞ면셔 셔드는ᄒᆡᆼ동이 방탕부잡ᄒᆞ야 당장에욕을 뵈일눈ㅅ치라 남슌이는 옴ᄶᅩᆨ달ㅅ삭을 못ᄒᆞ고 안져셔 만단 경륜이 욕은본욕이니 사이지차에 몸이나 드러이지말고 쥭을ᄉᆡᆼ각이러니 노파가 엽헤안졋다가 손ㅅ<noinclude><references/></noinclude> noqtyze4yr1drj04rupf0370iunvn6x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2 250 114644 464321 2026-09-27T15:45:03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1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가락ᄭᅳᆺ으로 ᄭᅮᆨ々지르며 만득이못보게 눈ㅅ짓을 ᄭᅳᆷ젹々々ᄒᆞ는지라 지혜만코 ᄯᅩᆨ々ᄒᆞ고 남의눈ㅅ치 잘ᄎᆡ우는 남슌이 발셔아라ᄎᆡ우고 그리 쥭으려 날ㅅ치든사람이 고ᄀᆡ를 푹슉이고안졋ᄂᆞᆫᄃᆡ 만득이는 그거공을보더니 혹시 졔말솜시에 회심이되얏ᄂᆞᆫ가ᄒᆞ야 너털우숨을 내노흐며 :허허허 그ᄅᆡ ᄂᆡ말이 올치안이ᄒᆞ냐 그럿치안커든 그럿치안타고ᄒᆞ여라 :허허허 남슌이가 한숨을길게 내쉬며 :에그 이쳐디를당ᄒᆞ야 앙탈은ᄒᆞ면 무엇ᄒᆞ게 만득이가 이말을듯더니 엇더케좃튼지 :허허허 :허허허 너 무엇이라고 ᄒᆡᆺ느냐 다시죰ᄒᆡ라 엇의ᄯᅩ죰듯ᄌᆞ :허허허 그말이 ᄎᆞᆷ말이냐 ᄎᆞᆷ말이거든 ᄎᆞᆷ말이라고ᄒᆡ라 ᄒᆞ면셔 남슌의 손목을압으랴ᄒᆞ는지라 남슌이가 푸졉이업시 ᄲᅮ리치니 만득이는 호긔가 한업시 나다가 무류ᄒᆞ야 :에그 량쥬간에 손목ᄒᆞᆫ번 잡아보기가 예사이지 져리ᄒᆞᆯ것이 무엇잇나 남슌이는 만득의입만 들ㅅ셕ᄒᆞ면 그런소리가 귀에들니는것이 한이라 분심이 츙텬을ᄒᆞ나 만득이를 당장에 ᄶᅩᆺ차ᄂᆡᆯ 작졍으로 짐즛 혀를 ᄭᅳᆯ々차며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66efnf1xtr677iyezvlxeuti18pxycu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3 250 114645 464322 2026-09-27T15:45:21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2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에그 아모리 불샹놈이기로 엇지면 져리 무지막지ᄒᆞᆫ가 져놈이 일향 이러케ᄒᆞ면 나는 쥭으면쥭엇지 져런놈의 계집노릇은 안이ᄒᆞ고 살터이야 에그 ᄂᆡ 목숨한아를 ᄭᅳᆫ키가 어려운쥴 아는게지 :에그 망ᄒᆞᆫ녀석 :에그 샹스러운녀셕 :졔가 나를 유의ᄒᆞᆯ것갓흐면 초레도ᄒᆞ기젼에 한방쇽에셔 그리 몰압업시구으는법이 엇의잇셔 남슌의말이 긋친뒤에는 노파가 이음다라 만득이를 ᄎᆡᆨ망ᄒᆞ는말이 :아모렴 그러코말고요 그런 눈것친일을 보앗슬리가잇나 웨 우리 샹놈의 집이라고 그런법이 엇의 잇답딋가 :여보게 족하 자네가 홍참의령감 셔낭이되야 져쳐녀와 ᄇᆡᆨ년ᄒᆡ로ᄒᆞ고 살ᄉᆡᆼ각잇스면 져리ᄒᆞ고야 되겟나 져쳐녀의 마음이 한번만 돌아안즈면 아홉소가 ᄭᅥ러보게 그마음이 요동ᄒᆞ겟나 :혼인ᄐᆡᆨ일ᄒᆞ야 셩녜만ᄒᆞ고나면 그ᄯᆡ는 보기가 슬여도 어련이 볼ㅅ가바 초례젼 ᄉᆡᆨ시 잇ᄂᆞᆫ방에를 ᄯᅥ나지안이ᄒᆞ고 그리 도셥스럽게 구나 만득이는 혹시 남슌의 눈ㅅ밧게 날ㅅ가바 겁이나셔 일동일졍을 량반의 흉내를 내노라고 ᄲᅥᆺ々한 두무릅을 줄이틀니듯이 잔ᄯᅳᆨᄭᅮᆯ어안졋더니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2429ylyuqf48osndaijiie7u3xj74zy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4 250 114646 464323 2026-09-27T15:45:37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3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흥져도 샹놈은 안이랍니다 량반으로말ᄒᆞ면 웨 져ᄉᆡᆨ시량반만 못ᄒᆞ다구요 우리 오대죠할아바님게셔 좌슈벼슬도 지ᄂᆡ보셧고 우리 륙대죠가 풍원도단겨보셧답니다 :악가는 잠시간 녜문을 이져바리고 그리ᄒᆡᆺ스나 이후에 대례지ᄂᆡ기젼은 드러오도 안이ᄒᆞ겟습니다 ᄒᆞ며 남슌이를 졔계집으로 확실이 인졍을ᄒᆞ고 오ᄅᆡ도록안졋다가 ᄯᅩ취졸이나 잡히면 엇지ᄒᆞ리십던지 밧그로 나가셔 여러놈들에게는 그대ᄉᆞᄉᆡᆨ을 안이ᄒᆞ고 숑도집동혀 온모양으로 시침을ᄯᅦ여보ᄂᆡ고 이ᄂᆞᆯ부터 혼슈졔구를 차리노라고 눈ㅅ갈이 뒤집혀단기ᄂᆞᆫᄃᆡ 그즁에도 남슌이 단쇽ᄒᆞ기를 감옥셔에셔 사형션고 바든죄인 간슈ᄒᆞ듯 물부어 ᄉᆡᆯ틈이업시 듀야로 슈작을ᄒᆞ는지라 남슌이는 쥭을밧에 다른계ᄎᆡᆨ이업겟다십어 급ᄒᆞᆫᄯᆡ 쓸예비로 셔슬이잇는 쇠ᄭᅳᆺᄒᆞᆫ아를 엇어셔 품쇽에다 감츄어두고 되야가ᄂᆞᆫ 구ㅅ만보ᄂᆞᆫᄃᆡ 쥬인노파는 원쥬일읍에 유명ᄒᆞᆫ 치악산만신으로 치악산신령을 빙자ᄒᆞ고 어리셕은 계집들을 쇽여는먹을법ᄒᆡ도 압뒤리해는 분명이 아ᄂᆞᆫ터이라 홍참의집에를 친ᄒᆞ야 단기지는못ᄒᆞ얏스나 권리와 셰력이 원쥬일경을 쥐락펴락ᄒᆞᄂᆞᆫ량반인줄은 드럿든고로 셜사남슌이가 슌죵을ᄒᆞ야 사는한졍이 잇더ᄅᆡ도 그런소문만 나고보면 져는 도젹의 와쥬ᄶᅳᆷ되야 언으디경에 갈ᄂᆞᆫ지 몰으리라 십어 아모됴록 남슌이를 무사ᄒᆞ<noinclude><references/></noinclude> 58e2mrwuy66l9c3jbru1tj0ozqpq08p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5 250 114647 464324 2026-09-27T15:45:59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4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게 돌녀보ᄂᆡ랴ᄒᆞ나 틈이업더니 하로져녁은 만득이가 술이취ᄒᆞ야 인사졍신을 몰으ᄂᆞᆫ지라 이런긔회를 타셔 남슌이를보며 :여보 ᄌᆞ근아씨 져노릇을 엇지ᄒᆞ면 죳탄말이오 량반의ᄯᆞᆯ이 져놈과 혼인이라말이 에그 가당치도 안이ᄒᆞ오그려 :만득이 그놈과 슉질지의는 ᄆᆡ졋스나 그놈의 근디는 나도 몰은다오 :에그 져놈이 ᄌᆞ근아씨를 동혀가지고 다른ᄃᆡ로 갓더면 엇지ᄒᆞᆯㅅ번ᄒᆞ엿겟소 쳔만에 우리집으로 드러오기가 하ᄂᆞ님덕분이지 :오ᄂᆞᆯ은 져놈이 술을취ᄒᆞ야 셰샹을몰으니이런조흔긔회가 ᄯᅩ 엇의잇겟소 ᄒᆞ면셔 남슌이 귀에 입을 대히고 무슨말을 감안々々ᄒᆞ며 :에그 장졍남자들도 밤만되면 문밧을 무셔워 못나가난ᄃᆡ 져런 ᄌᆞ근아씨가 이런 흉악ᄒᆞᆫ 장산쇽에셔 혼ᄌᆞ 엇더케ᄒᆞ잔말이오 :(남)에그 고맙고 불안ᄒᆡ라 이은혜를엇지면 조흔가 그러케만ᄒᆞ면 에그 쥭어도 졍ᄒᆞᆫ귀신이되겟소 :에그 그놈에게 욕보고살면 무엇ᄒᆞ게 진작 호랑이게나 다른 금ᄉᆡᆼ에게 물녀쥭ᄂᆞᆫ것이 낫지 ᄒᆞ며 자긔 잡혀오든모양으로 노파를 이불에 둘々말아 아ᄅᆡ위막이를 의빙으로 뭇거셔 한편에 밀어노흔뒤에 눈물을 ᄲᅮ려 리별을ᄒᆞ고 황々급々히 사립문<noinclude><references/></noinclude> fyawif0cwqfhsp0sui1xvcrgp0fgmxq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6 250 114648 464325 2026-09-27T15:46:16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5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밧을 나셔니 하ᄂᆞᆯ에 다흔듯ᄒᆞᆫ 태령은 즁々쳡々ᄒᆞ야 사면으로 ᄭᅪᆨ々막혓고 밀々이 드러슨 나무들은 뷘틈이업시 욱어졋ᄂᆞᆫᄃᆡ 평일에 셤돌아ᄅᆡ도 함부로 나려보지안튼 남슌이가 졸디에 이러ᄒᆞᆫ곳에셔 동셔도 분간을못ᄒᆞ고 나셧스니 엇더ᄒᆞ리오 졍신이 아득ᄒᆞ야지며 두다리가 ᄯᅥᆯ리여 촌보를 가지못ᄒᆞ고 사립문밧 고목나무를 의지ᄒᆞ고 {{sic|하|한}}참을셧다가 혼ᄌᆞᄉᆡᆼ각ᄒᆞ기를 :ᄂᆡ가 이리 지체를ᄒᆞ다가 그놈이 술을ᄭᆡ여 ᄶᅩᆺ차오면 엇지ᄒᆞ게 그흉악ᄒᆞᆫ 놈에게 붓들니기만ᄒᆞ면 에그 그ᄯᆡ야 욕을면ᄒᆞᆯ나구 이런ᄉᆡᆼ각이 들더니 그ᄯᆡ는 무셔온마음도 엇의로가고 악이 밧삭 치밀어셔 험디며평디를 가리지안이ᄒᆞ고 발ㅅ길만 나가는ᄃᆡ로 향방이업시 도망을ᄒᆞ노라고 것구러지며 업드러져 ᄃᆞᆰ의알 쇽창갓흔 연ᄒᆞᆫ살이 터지고 ᄭᆡ여져셔 류혈이랑자ᄒᆞ야 만일 ᄇᆞᆰ은ᄂᆞᆯ에 보게드면 사람이며 귀신이물 분별ᄒᆞ기 어려올터이나 그ᄅᆡ도 알푼지 엇던지를몰으고 가ᄂᆞᆫᄃᆡ 희미ᄒᆞᆫ빗에 ᄇᆡᆨ쳘쥭 한가지가 바람에 흔들々々ᄒᆞᄂᆞᆫ것만보와도 그놈인가ᄒᆞ야 :에그 머니 소리를 지르고 수풀쇽에 숨어잇든 산금ᄉᆡᆼ들이 졔풀에놀나 이리ᄯᅱ며 붓셕々々 져리가며 져벅々々ᄒᆞ는소리만 드러도 그놈이 ᄶᅩᆺ차오는가ᄒᆞ야 악을쓰며 :에그머니 몹슬놈아 이리말고 진작 쥭여다고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0mcvi4g953gkhrpehejty4qjm5taf4n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7 250 114649 464326 2026-09-27T15:46:33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6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이모양으로 얼마를갓든지 차々ᄂᆞᆯ이 ᄇᆞᆰ아오며 젼후좌우에 ᄲᅵᆼ둘닌 봉오리에 아ᄎᆞᆷ안ᄀᆡ가 자옥히 모혀드러 지쳑을불변ᄒᆞ게 아득히 집히더니 동ᄶᅭᆨ하ᄂᆞᆯ에셔 붓ᄎᆡ살갓ᄒᆞᆫ ᄒᆡㅅ살이 ᄲᅥᆺ치기를시작ᄒᆞ며 그안ᄀᆡ는 ᄐᆡ양빗을 피ᄒᆞ야 졈々사라지고 산얼골이 ᄲᅵ쥭々々내미ᄂᆞᆫᄃᆡ ᄭᅡᆺ가지른듯ᄒᆞᆫ 산허리에 군ᄃᆡ々々 화젼갈든자리는 듬셩々々ᄒᆞ고 츩덩굴 다ᄅᆡ덩굴이 이리벗고 져리벗어 이나무 져나무를 그물ᄯᅳ듯 얽이셝이 얽어노와 갈길을 콱々틀어막앗ᄂᆞᆫ지라 흰ᄯᅥᆨ가ᄅᆡ갓흔 장ᄯᅡᆫ지는 홍독ᄀᆡ갓치 통々이 부읏고 외씨갓흔 두발은 발ㅅ등ᄭᅡ지 숫북ᄒᆞ게 부어 오도가도못ᄒᆞ고 그자리에 펄ㅅ셕쥬져안즈며 다시는 ᄭᅩᆷᄶᅡᆨᄒᆞᆯᄉᆡᆼ의를못ᄒᆞ고 셔름이 북밧쳐 목을놋코 한ᄎᆞᆷ울다가 우름소리에 그놈이 ᄶᅩᆺ차올가 겁이나셔 나오ᄂᆞᆫ우름을 억지로ᄎᆞᆷ고 ᄎᆞᆷ노라 흙々늣기ᄂᆞᆫᄃᆡ 슬々부ᄂᆞᆫ바람에 사람의소리가 잠간들니더니 난데업는 총소리 ᄒᆞᆫ방이 텅ᄒᆞ고나며 산넘어에셔 ᄯᅥ드ᄂᆞᆫ 소리가 들닌다 :엇의로 갓나 곳々이 차져보아라 목々이 지르고 자국을 발바 드러가지 남슌이는 그소리를 듯더니 :에그에그 인졔는 ᄭᅩᆷᄶᅡᆨ업시 잡혓고나 ᄒᆞ면셔 그리 운신굴신을못ᄒᆞ든 다리가 엇지그리 가비엽든지 두쥬목을 불ㅅ근쥐고 쳔방지방 길을 찻노라 몃시간을 도라단기다가 ᄲᅵᆼ々도라 도로 그자리<noinclude><references/></noinclude> 3cwvyvc8po6qon91tg0wrxamrieyva3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8 250 114650 464327 2026-09-27T15:46:50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7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를 당두ᄒᆞ야 이리ᄒᆞ기를 몃번을ᄒᆞ더니 다시 쥬져안져셔 무슨ᄉᆡᆼ각을ᄒᆞ얏는지 두눈에셔 눈물이 더벅々々쏘다지며 치마폭으로 얼골을 무릅쓰고 치마ᄭᅳᆫ으로 목을얽으면셔 졀명ᄉᆞ가 나오ᄂᆞᆫᄃᆡ 사람이 쥭기를 당ᄒᆞ면 션량ᄒᆞᆫ 본심이 도라오는법이라 :에그어머니 나는쥭소 :에그어머니 나는쥭소 :쥭기는 원통ᄒᆞ지안이ᄒᆞ나 이런몹슬곳에와셔 쥐도개도 몰으게 쥭으니 나쥭은것을 누가알며 ᄂᆡ몸이 졍ᄒᆞ게 쥭엇슨들 언으누가 아라줄가 지금ᄉᆡᆼ각ᄒᆞ니 지난일이 ᄉᆡᆼ각나오 그젼에 건은방언니를 치악산쇽에 담어다바리고 최치운의게 욕을안이보면 목이라도 ᄆᆡ여쥭으리라고 ᄌᆡᆼ그러워셔 허리를 못펴고 웃든일이 어졔갓더니 그보복을 알ㅅ들이 밧노라고 오늘ᄂᆞᆯ 이디경을 당ᄒᆞ야 건은방언니 쥭든 그모양으로 치악산에를 잡혀와셔 평ᄉᆡᆼ에 듯도보도 리약이ᄎᆡᆨ에셔도 못보든일을 당ᄒᆞ고 긔어히 목ᄆᆡ여 쥭은귀신이되니 쥭어 져ᄉᆡᆼ에간들 건은방언니를 무슨렴치로 보겟소 에그에그 그놈이 ᄶᅩᆺ차올가 속에 셜이담앗든 우름이 쥭기를 결단ᄒᆞ더니 목을놋코 슬피울다가 사람의소리가 졈々 갓가이드러오는것을듯더니 겁결에 목을 엇더케 조을나 ᄆᆡ엿든지 당각내로 졍신을 몰으더라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1ki1irdyvh9dkd3ghcr0w31ns4wn688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79 250 114651 464328 2026-09-27T15:47:06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8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구리ᄀᆡ병문을 드러셔면 좌우에 즐비ᄒᆞᆫ 당초재 건재약국에 그즁사람에게 유익도ᄒᆞ고 갑도 비싼약죵은 록용이라 경셩돌구녕안의 돈만코 긔구잇는샤람들이 록용먹을ᄉᆡᆼ각이잇스면 그 여러약국의 드러싸힌록용만 먹어도 넉々ᄒᆞᆯ터이나 소창ᄒᆞᆯ겸 놀이ᄒᆞᆯ겸 겸두々々하야 츈츄로 한번식은 록용만히 잡ᄂᆞᆫ 강원도 방면에 록렵을붓치고 록용먹고 록혈마시노라 평일의 ᄂᆡ로라ᄒᆞ며 압집에셔 뒤집만가도 교군이되나 인력거가되나 타지를안이ᄒᆞ면 못단기든 귀골들도 사셰부득이 손ㅅ가락이 쑥々드러가는 엄쇠집신을 들메이고 산양군들을 긔가막히게 ᄶᅩᆺ차단기ᄂᆞᆫ터이라 운동모자에 쌍혈박이 렵총을 둘너메히고 대푼자리 육초만ᄒᆞᆫ 탄자를 압뒤로 ᄲᅵᆼ둘너차고 압장을셔셔 만쳡쳥산으로 살々긔여드러오는사람은 셔올셔 원쥬치악산으로 록용산양온사람이오 화승총에 화승셔너발을 팔ㅅ둑에다 휘々감아쥐고 ᄯᅡ라드러오는사람들은 치악산 근쳐에 난다긘다ᄒᆞᄂᆞᆫ 날치군들이라 나무사이로 도라단기며 산금ᄉᆡᆼ들을 날니더니 엽헤셔 화닥々소리가나며 사슴ᄒᆞᆫ마리가 화승ᄂᆡᆷᄉᆡ를맛고 튀어다라를나는지라 산양군들이 총ᄒᆞᆫ방을 텅놋코 ᄶᅩᆺ쳐드러가ᄂᆞᆫᄃᆡ 그즁에 ᄒᆞᆫ사ᄅᆞᆷ이 마즌편 숑림쇽을 한참 바라보다가 :올습니다 져건너 나무틈에 숨엇습니다 ᄒᆞ며 총에 화승을 대히랴ᄒᆞ는지라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nfz5pyrk0qlfs9l98k1lpv3xa6a8z4b 페이지:CNTS-00047818629 치악산. 하편.pdf/80 250 114652 464329 2026-09-27T15:47:29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29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운동모자)이ᄋᆡ 아즉 불질은 말어라 ᄒᆞ며 렵총을나려 엽헤ᄭᅵ고 그것만바라를보ᄂᆞᆫᄃᆡ 여러사ᄅᆞᆷᄉᆡᆼ각에는 져량반이 자긔가 총노화 맛치는슈단이나 자랑을ᄒᆞ랴ᄂᆞᆫ줄알고 모도 한엽에 빗켜셧더니 :(운동)너의들은 져긔 져것을 무엇으로 보왓나냐 :(산양군)그것이 지금 툭이든 사슴이지 무엇이와요 :(운)흥 져것을 사슴으로 보는눈이 엇의잇슬구 너의 푸지ᄀᆡ군들은 뎨일 눈이 ᄇᆞᆰ어야ᄒᆞᆯ터인ᄃᆡ 져런것도 분간을못ᄒᆞ며 그리고 산양을간단말이냐 ᄒᆞ더니 무엇이 그리 급ᄒᆞᆫ지 총ᄃᆡ를걸쳐집고 산양군도 발붓치기 어려온곳을 훅々날나 그자리에가셔 한참을드려다보더니 ᄭᅡᆷᄶᅡᆨ놀나며 :허 엇던계집ᄋᆡ가 무슨ᄭᅡᄃᆞᆰ으로 져모양을ᄒᆞ고 쥭엇나 ᄒᆞ면셔 참악ᄒᆞᆫᄉᆡᆼ각이 들던지 손을 한참 대여보더니 반ᄉᆡᆨ을ᄒᆞ며 :흥 불ᄒᆡᆼ즁다ᄒᆡᆼ이엇다 칠ᄆᆡᆨ은 ᄭᅳᆫ어졋스나 쥭은지는 반시간이 밋쳐 못된모양이니 잘만ᄒᆞ면 살녀ᄂᆡᆯ슈가 잇겟군 하며 자긔뒤에 ᄯᅡ라오는 늙숙으러ᄒᆞᆫ사람을 도라보고 :이ᄋᆡ 배쳥일아 가방의 약봉지를 ᄂᆡ여다고 산양질ᄒᆞᄂᆞᆫ것을 몰으는사람은 용이ᄒᆞᆫ줄아나 남의살을 맛보로단기다가 졔살을<noinclude><references/></noinclude> subdxg3gxut2fk2i9gprdyzfmpksun0 페이지:CNTS-00076805937 海王星.pdf/84 250 114653 464330 2026-09-27T15:48:56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30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홈을긔록ᄒᆞ더라。 이두사ᄅᆞᆷ의죄수가 이기다란이약이의근본되ᄂᆞᆫ줄은다시말ᄒᆞ지안이ᄒᆞ야도보ᄂᆞᆫ이의임의삷히고잇슬바이라。 그사이에순시관의게한명、뎐옥의게한명、도합두명의호위병졸이창ᄭᅵ인총을억ᄀᆡ에메이고옥졸을ᄯᅡ라오ᄆᆡ 「그러면가보지」 ᄒᆞ며순시관은이러낫다。 토옥의드러가ᄂᆞᆫ어귀ᄂᆞᆫ움에드러가ᄂᆞᆫ어귀와갓다。돌을ᄭᅡ라노은복도로부터아ᄅᆡ로드러가ᄂᆞᆫᄃᆡ복도에드러가ᄂᆞᆫ어귀에견고ᄒᆞᆫ문이잇고 복도에서토옥에드러가ᄂᆞᆫ데ᄯᅩ한문이잇서두겹세겹식굿게잠겨잇다。뎨일첫번의큰문을열고드러서면서벌서캄캄ᄒᆞᆫ곳이되고둘ᄌᆡ번문을드러선즉고만습ᄅᆡᆼᄒᆞᆫ토옥의ᄂᆡ암ᄉᆡ가사ᄅᆞᆷ의몸을으숭그러지게ᄒᆞᆫ다。순시관은압흐로잘나오지못ᄒᆞ며 「이런속에서도사ᄅᆞᆷ이목숨이부터산단말인가」 ᄒᆞ며주저ᄒᆞ다가다시나아간다。 토굴속에흙덩이갓치웅크리고잇던쟝준봉이ᄂᆞᆫ 심상치안이ᄒᆞᆫ발ᄌᆞ최소ᄅᆡ에ᄌᆞ세히ᄂᆡ여다보니항상오ᄂᆞᆫ옥졸이등불을들고관리두명을인도ᄒᆞ며겻헤병졸도ᄯᅡ라온다。그눈치로한사ᄅᆞᆷ은아마뎐옥이오한사ᄅᆞᆷ은뎐옥보다놉흔관리인가보다고짐작ᄒᆞ얏다。벌서일ᄒᆡᆼ이토굴속에문을열고드러왓다。 아―、쟝준봉이가다만한번뎐옥을만나보랴고ᄒᆞᆫ것은몃달에몃번이얏던가、지금은뎐옥보다도놉흔관리가온모양인즉다시엇지못ᄒᆞᆯ조흔ᄯᆡ이다。여긔서ᄂᆡᄉᆞ정을말ᄒᆞ지못ᄒᆞ면언으ᄯᆡ언으날에다시원ᄒᆞᄂᆞᆫ바를푸러볼수가잇스리오 준봉은아조압뒤분ᄀᆡ를이저바리고나ᄂᆞᆫ듯이순시관의압흐로달녀든다。두명의병졸은즉시준봉의가ᄉᆞᆷ에창ᄭᅳᆺ흘드러ᄃᆡ엿다。순시관은이죄수가광인이라ᄂᆞᆫ말을드럿슴으로더구나놀라서세거름이나뒤로물러섯다。 {{nop}}<noinclude><references/></noinclude> nfxct1qzzxuyn6xv6uar1oc1i6ggff7 페이지:CNTS-00076805937 海王星.pdf/85 250 114654 464331 2026-09-27T15:49:29Z ZornsLemon 15531 /* 교정됨 */ 464331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3" user="ZornsLemon" /></noinclude><section begin="24" />순시관 「응、과연위험ᄒᆞ다、폭ᄒᆡᆼ하랴ᄂᆞᆫ눈치가보이ᄂᆞᆫ걸」 준봉은이말이귀에드러가면서지금밋친사ᄅᆞᆷ으로보엿다가ᄂᆞᆫ만ᄉᆞ에절망이라고ᄉᆡᆼ각ᄒᆞ고 「안이올시다、나ᄂᆞᆫ광인이안이올시다、위험ᄒᆞᆫ폭ᄒᆡᆼ은결단코ᄒᆞᆯ리가업슴니다、이옥에드러온이후로엇더케ᄒᆞ던지뎐옥을한번뵈옵고십허서요……엇더케ᄒᆞ던지ᄉᆞ리를알아드를만ᄒᆞᆫ사ᄅᆞᆷ의게 ᄌᆞ긔의ᄉᆞ정을다만한마듸라도말ᄒᆞ랴고옥졸의게말을ᄒᆞᆫ지가몃번인지수효를알수업슴니다、옥졸이올ᄯᆡ마다그말이외에입을연일이거의업섯슬디경인ᄃᆡ지금에이르기ᄭᅡ지그소원을이루지못ᄒᆞ야 다만이몸의박명불ᄒᆡᆼ을탄식ᄒᆞ고잇슬ᄲᅮᆫ이더니 이제의외에놉흐신관이신듯ᄒᆞᆫ각{{sic|한|하}}가오심을뵈옵고이번에야말로ᄉᆞ정을엿줍지안이ᄒᆞ면안되ᄀᆡᆺ다고 전후ᄉᆡᆼ각업시왈칵ᄯᅮ여나온것이올시다、원컨ᄃᆡ이사ᄅᆞᆷ이밋치지안이ᄒᆞ면안될디경에잇스면서아즉{{복원|밋치}}지안이ᄒᆞᆫ줄을밋어주십시오、그리고이몸의ᄉᆞ정을드러주십시오。 <section end="24" /> <section begin="25" />{{nop}} ===二五、열일곱달이수십년=== 이만콤챠서잇게말을ᄒᆞᄂᆞᆫ쟈가엇지ᄒᆞ야광인이리오 순시관은뎐옥을도라보고 「엇더ᄒᆞᆫ광인이던지이전정신이드ᄂᆞᆫ시간이잇다더니지금이죄수ᄂᆞᆫ정신이드러잇ᄂᆞᆫ시간일가요」 뎐옥은모ᄌᆞ를손에버서들고버서진머리를여러번숙이며 「녜―、그럿슴니다、발광ᄒᆞᄂᆞᆫ쟈가그발광ᄒᆞ지안ᄂᆞᆫ시간에ᄂᆞᆫ보통죄수보다도ᄆᆡ우챠서잇게말을ᄒᆞ야요、앗가말ᄉᆞᆷᄒᆞᆫ데이십칠호죄수와증세가갓핫슴니다、ᄯᅩᆨ이러ᄒᆞᆯᄯᆡ가잇섯서요」 준봉은이말에이사ᄅᆞᆷ은뎐옥인줄알고ᄯᅩ한사ᄅᆞᆷ은뎐옥이상의디위에잇ᄂᆞᆫ정부의관리인줄알앗다 「만일나를아즉도밋친사ᄅᆞᆷ으로ᄉᆡᆼ각ᄒᆞ시거든엇더ᄒᆞᆫ일이던지시험으로무러보십시오、결단코ᄂᆡ마ᄋᆞᆷ이아즉밋치지안이ᄒᆞᆫ줄을분명히 <section end="25" /><noinclude><references/></noinclude> g261gploa23z4ejpiijrj0bzb2ogwnm 페이지:쌍두쟝군젼.djvu/2 250 114655 464332 2026-09-28T04:01:53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쌍두쟝군젼 雙頭將軍傳<br/> 뎨일회<br/> 곽승상이만ᄅᆡ에긔쟈을엇고<br/> 원텬자임붕에고주를부탁ᄒᆞ다<br/> 화셜원나라시졀에한ᄌᆡ상이잇스니셩은곽이오명은츙국이오자ᄂᆞᆫ지인니々ᄃᆡ々로 공후의후예라소냔등파ᄒᆞ야벼살이일품에거ᄒᆞᄆᆡ명망이일국에읏듬이라그러나다만슬하에일졈혈육이업셔벼ᄉᆞᆯ을하직ᄒᆞ고々향에도라... 464332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 {{옛한글쪽 시작}} 쌍두쟝군젼 雙頭將軍傳<br/> 뎨일회<br/> 곽승상이만ᄅᆡ에긔쟈을엇고<br/> 원텬자임붕에고주를부탁ᄒᆞ다<br/> 화셜원나라시졀에한ᄌᆡ상이잇스니셩은곽이오명은츙국이오자ᄂᆞᆫ지인니々ᄃᆡ々로 공후의후예라소냔등파ᄒᆞ야벼살이일품에거ᄒᆞᄆᆡ명망이일국에읏듬이라그러나다만슬하에일졈혈육이업셔벼ᄉᆞᆯ을하직ᄒᆞ고々향에도라와됴ᄃᆡ에고기낙기와월하에밧갈기를일삼으니턴디간에한가ᄒᆞᆫᄉᆞᄅᆞᆷ이라일々은상이부인과한가지후원누각에올나츈ᄉᆡᆨ을구경ᄒᆞ더니승상이홀연탄왈우리나히반ᄇᆡᆨ이넘엇스ᄆᆡ뒤흘이을ᄌᆞ식이업스니됴션향화를뉘게의지ᄒᆞ리오ᄒᆞ며슬허ᄒᆞ니부인니탄왈무ᄌᆞᄒᆞᆷ은다쳡의죄니맛당이상공은슉녀를취하야뒤흘이으소셔승상이답왈무ᄌᆞᄒᆞᆷ은나의박복ᄒᆞᆷ이라엇지그러ᄒᆞ리오ᄒᆞᆯᄎᆞ에시비보ᄒᆞ되밧게엇던로승이와승상게뵈아지라쳥ᄒᆞ나니다ᄒᆞ거ᄂᆞᆯ승상이직시외당을소쇄ᄒᆞ고로승을쳥ᄒᆞᆫᄃᆡ로승이드러와합쟝ᄇᆡ례왈소승은남ᄒᆡ즁림ᄉᆞ에ᄉᆞ옵더니졀이퇴락ᄒᆞ와불상의풍우를면치못ᄒᆞ와즁슈코ᄌᆞᄒᆞ되ᄌᆡ력이부죡ᄒᆞ와상공ᄃᆡᆨ에왓ᄉᆞ오니시쥬ᄒᆞ옵소셔ᄒᆞ고권션을을니거ᄂᆞᆯ승상이혜오ᄃᆡᄂᆡᄌᆡ물이만흐나젼ᄒᆞᆯ곳이업스니ᄎᆞ라리불젼에시쥬ᄒᆞ와후ᄉᆞ나닥그리라ᄒᆞ고황ᄀᆕᆷ일쳔냥을쥬며왈ᄃᆡᄉᆞᄂᆞᆫ부쳐의졔ᄌᆡ지라불련에발원ᄒᆞ야혹시ᄌᆞ식이나졈지ᄒᆞ야쥬소셔ᄒᆞ며ᄇᆡᆨ슈에눈물을흘니거ᄂᆞᆯ로승이ᄋᆡ연이녀겨왈지셩이면감텬니라ᄒᆞ오니셰존게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gv1ychgr7iqmb4hfl2e7t0o094yu6n2 페이지:쌍두쟝군젼.djvu/3 250 114656 464333 2026-09-28T04:19:15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발원ᄒᆞ야보ᄉᆞ이다ᄒᆞ고셤하에나려아모ᄃᆡ로가ᄂᆞᆫ줄을모를너라공이그졔야부쳐인줄알고공즁을향ᄒᆞ야무슈ᄉᆞ례ᄒᆞ고직시ᄂᆡ당에드러가부인다려로승의ᄒᆞ던말을닐오고셜워ᄒᆞ더니홀연몸ᄋퟄ곤ᄒᆞ야셔안을의지ᄒᆞ얏더니비몽ᄉᆞ몽간에한동ᄌᆡ쳥의를닙고드러와졀ᄒᆞ야갈오ᄃᆡ솢ᄼᆞᄂᆞᆫ남ᄒᆡ룡ᄌᆞ옵더니부왕을... 464333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발원ᄒᆞ야보ᄉᆞ이다ᄒᆞ고셤하에나려아모ᄃᆡ로가ᄂᆞᆫ줄을모를너라공이그졔야부쳐인줄알고공즁을향ᄒᆞ야무슈ᄉᆞ례ᄒᆞ고직시ᄂᆡ당에드러가부인다려로승의ᄒᆞ던말을닐오고셜워ᄒᆞ더니홀연몸ᄋퟄ곤ᄒᆞ야셔안을의지ᄒᆞ얏더니비몽ᄉᆞ몽간에한동ᄌᆡ쳥의를닙고드러와졀ᄒᆞ야갈오ᄃᆡ솢ᄼᆞᄂᆞᆫ남ᄒᆡ룡ᄌᆞ옵더니부왕을뫼셔텬궁에갓ᄉᆞᆸ다가셔방금셩ᄎᆞ지금셩ᄐᆡᄇᆡᆨ으로더부러ᄇᆡᆨ학승부를닷토다상졔노ᄒᆞᄉᆞᄐᆡᄇᆡᆨ은젹거ᄒᆞ고소ᄌᆞᄂᆞᆫ즁원에ᄂᆡ치시ᄆᆡ갈바를몰나쥬져ᄒᆞ옵더니맛ᄎᆞᆷ남ᅙᆡ즁림ᄉᆞ관음보살니이리로지시ᄒᆞ시기로왓ᄉᆞ오니어엿비녀기소서ᄒᆞ고압ᄒᆡ안거ᄂᆞᆯ놀나ᄭᆡ다르니남가일몽이라부인다려몽ᄉᆞ를셜화ᄋᆞ니부인니ᄯᅩᄒᆞᆫ갈오ᄃᆡ쳠도앗가일몽을엇ᄉᆞ오니그러ᄒᆞ더이다승상이ᄃᆡ왈노승이젼일에금은을밧고은혜라ᄒᆞ야귀ᄌᆞ를졈지ᄒᆞ시도다ᄒᆞ고질겨ᄒᆞ더니과연그달붓터ᄐᆡ긔잇셔십삭이ᄎᆞᄆᆡ일々은집안에오운니이러나며뢰졍벽력이턴디진동ᄒᆞ더니부인니일ᄀᆡ옥동을나으ᄆᆡ활달ᄒᆞᆫ남ᄌᆡ라승상이ᄃᆡ회과망ᄒᆞ야향슈에씻겨누이고아ᄒᆡ상모를보니룡의얼골에범의머리오곰의등에일이허리라슈々과슬ᄒᆞ고소ᄅᆡ웅장ᄒᆞ야완연니몽즁에보던동ᄌᆡ라옥갓튼얼골과쥰슈ᄒᆞᆫ충되진짓일ᄃᆡ호걸이라일홈을ᄒᆡ룡이라ᄒᆞ고ᄌᆞ를운젹이라ᄒᆞ다졈々ᄌᆞ라ᄆᆡ총명다ᄌᆡᄒᆞ여시셔ᄇᆡᆨ가를무불통지ᄒᆞ며력ᄃᆡ졔왕흥망셩쇠와명현고ᄅᆡ사젹을다아라평론ᄒᆞ니승상이더욱사랑ᄒᆞ야일시도ᄯᅥ나지못ᄒᆞ게ᄒᆞ며부인을향ᄒᆞ야왈ᄒᆡ룡은비금즁봉황이오쥬슈즁긔린니라일후에반다시공조사직하고닙신양명한후에오문을빗ᄂᆡᆯ거시엇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l1497seeis87de6y7pvdc7j4nwhwe5y 페이지:쌍두쟝군젼.djvu/1 250 114657 464334 2026-09-28T04:29:50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쌍두장군전<br/> 목록<br/><br/> 졔일회<br/> 곽승상이만리에긔ᄌᆞ를엇고<br/> 원텬ᄌᆞ임붕에고주를부탁ᄒᆞ다<br/><br/> 졔이회<br/> 옴ᄒᆡ를입으ᄆᆡ셜산도로귀양가고<br/> 부공을찻다가두문동에셔보ᄇᆡ를엇다<br/><br/> 졔삼회<br/> 룡문산ᄒᆡ룡이슈학ᄒᆞ고<br/> 오국왕이홍병ᄒᆞ여드러와도져ᄒᆞ다<br/><br/> 졔사회<br/> 신원수츌젼ᄒᆞ다기진망ᄒᆞ... 464334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쌍두장군전<br/> 목록<br/><br/> 졔일회<br/> 곽승상이만리에긔ᄌᆞ를엇고<br/> 원텬ᄌᆞ임붕에고주를부탁ᄒᆞ다<br/><br/> 졔이회<br/> 옴ᄒᆡ를입으ᄆᆡ셜산도로귀양가고<br/> 부공을찻다가두문동에셔보ᄇᆡ를엇다<br/><br/> 졔삼회<br/> 룡문산ᄒᆡ룡이슈학ᄒᆞ고<br/> 오국왕이홍병ᄒᆞ여드러와도져ᄒᆞ다<br/><br/> 졔사회<br/> 신원수츌젼ᄒᆞ다기진망ᄒᆞ고<br/> 신황졔군ᄉᆞ를거느려친졍ᄒᆞ다<br/><br/> 졔오회<br/> 법술을베푸러번병을크게엄살ᄒᆞ고<br/> 셩사를구ᄒᆞᄆᆡ업드려원졍을알위다<br/><br/> 졔륙회<br/> 곽ᄃᆡ원ᄉᆔ번왕을잡앗다가곳코<br/> 썅듀장군이용무를못ᄒᆞ고버히물입다<br/><br/> 졔칠회<br/> 림부인이왕비직쳡을밧고<br/> 곽승상이번방토굴에갓치다<br/><br/> 졔팔회<br/> 신몽을감동ᄒᆞᄆᆡ절치에셔부친을구코<br/> 묵특과씨홈ᄒᆞᄆᆡ큰적슈를만나다<br/><br/> 졔구회<br/> 도ᄉᆞ가공연이록림산을불사으고<br/> ᄒᆡ룡이공을일루고본국으로도라오다<br/><br/> 쌍두장군젼 목록 종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phemdkyqao10008t2yuzympngpptfe6 464340 464334 2026-09-28T08:31:04Z Na0nada 18483 464340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쌍두장군전<br/> 목록<br/> 雙頭將軍傳 目錄<br/><br/> 졔일회<br/> 곽승상이만리에긔ᄌᆞ를엇고<br/> 원텬ᄌᆞ임붕에고주를부탁ᄒᆞ다<br/><br/> 졔이회<br/> 옴ᄒᆡ를입으ᄆᆡ셜산도로귀양가고<br/> 부공을찻다가두문동에셔보ᄇᆡ를엇다<br/><br/> 졔삼회<br/> 룡문산ᄒᆡ룡이슈학ᄒᆞ고<br/> 오국왕이홍병ᄒᆞ여드러와도져ᄒᆞ다<br/><br/> 졔사회<br/> 신원수츌젼ᄒᆞ다기진망ᄒᆞ고<br/> 신황졔군ᄉᆞ를거느려친졍ᄒᆞ다<br/><br/> 졔오회<br/> 법술을베푸러번병을크게엄살ᄒᆞ고<br/> 셩사를구ᄒᆞᄆᆡ업드려원졍을알위다<br/><br/> 졔륙회<br/> 곽ᄃᆡ원ᄉᆔ번왕을잡앗다가곳코<br/> 썅듀장군이용무를못ᄒᆞ고버히물입다<br/><br/> 졔칠회<br/> 림부인이왕비직쳡을밧고<br/> 곽승상이번방토굴에갓치다<br/><br/> 졔팔회<br/> 신몽을감동ᄒᆞᄆᆡ절치에셔부친을구코<br/> 묵특과씨홈ᄒᆞᄆᆡ큰적슈를만나다<br/><br/> 졔구회<br/> 도ᄉᆞ가공연이록림산을불사으고<br/> ᄒᆡ룡이공을일루고본국으로도라오다<br/><br/> 쌍두장군젼 목록 종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n3ta0qbhbpqg0wa2a34kfz8pjcdf6ud 페이지:쌍두쟝군젼.djvu/4 250 114658 464335 2026-09-28T05:20:41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지아람답지아니히오ᄒᆞ더라이ᄯᆡᄂᆞᆫ황뎨직위이십ᄉᆞᆷ년니라변방이ᄌᆞ로요란ᄒᆞ고ᄯᅩ한시졀이불평ᄒᆞ야국가에다ᄉᆞᄒᆞᄆᆡ됴졍에츙량지신니업스ᄆᆡ텬ᄌᆡ곽승상의쳥명강직ᄒᆞᆷ을ᄉᆡᆼ각ᄒᆞᄉᆞ다시ᄉᆞ관을보ᄂᆡ여ᄑᆡ쵸ᄒᆞ시ᄆᆡ승상의복직ᄒᆞᆫ유지를나리거ᄂᆞᆯ승상이북향ᄉᆞᄇᆡᄒᆞ고ᄉᆞ관을ᄃᆡ졉ᄒ... 464335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지아람답지아니히오ᄒᆞ더라이ᄯᆡᄂᆞᆫ황뎨직위이십ᄉᆞᆷ년니라변방이ᄌᆞ로요란ᄒᆞ고ᄯᅩ한시졀이불평ᄒᆞ야국가에다ᄉᆞᄒᆞᄆᆡ됴졍에츙량지신니업스ᄆᆡ텬ᄌᆡ곽승상의쳥명강직ᄒᆞᆷ을ᄉᆡᆼ각ᄒᆞᄉᆞ다시ᄉᆞ관을보ᄂᆡ여ᄑᆡ쵸ᄒᆞ시ᄆᆡ승상의복직ᄒᆞᆫ유지를나리거ᄂᆞᆯ승상이북향ᄉᆞᄇᆡᄒᆞ고ᄉᆞ관을ᄃᆡ졉ᄒᆞ며ᄂᆡ당에드러가부인다려왈ᄂᆡ본ᄃᆡ벼살에ᄯᅳᆺ이업더니ᄯᅳᆺ밧게텬명이々럿틋간졀ᄒᆞᆯᄲᅮᆫ더러국ᄉᆞ가염녀되기로마지못ᄒᆞ야황명을밧ᄌᆞ와가오니부인은아ᄌᆞ를다리고진즁ᄒᆞ소셔ᄯᅩᄒᆡ룡을불너왈너ᄂᆞᆫ부ᄃᆡ모친을모시고착실이근공ᄒᆞ라ᄒᆞ며손을ᄂᆞᆫ화리별ᄒᆞ고ᄉᆞ관을ᄯᅡ라황셩에올나가궐ᄂᆡ로드러가황상게슉ᄇᆡᄒᆞ온ᄃᆡ상이하교왈국시가장분요ᄒᆞ기로경을ᄑᆡ쵸ᄒᆞ약스니경은이음양슌ᄉᆞ시ᄒᆞ고시화년풍ᄒᆞ며국ᄐᆡ민안ᄒᆞᄂᆞᆫ근본을닥가짐의근심을덜게ᄒᆞ라ᄒᆞ시고ᄉᆞ쥬ᄒᆞ시니승상이쥬왈셩교이럿틋ᄒᆞ옵시니신니엇지우국원년풍을모로리오마ᄂᆞᆫ옛날ᄉᆞᆷ에ᄒᆞ얏스ᄃᆡᄐᆡ양이슈명이나란근니복디즁이라ᄒᆞ얏스니우흐로비록요슌갓흔님군니잇스나아리로고요갓흔신ᄒᆡ업ᄉᆞ오니엇지화피조목ᄒᆞ야뇌급만방ᄒᆞ오리잇가셩상의어지신덕으로됴야ᄇᆡᆨ셩을알게ᄒᆞ옵소셔신의아득ᄒᆞᆫ소견에ᄂᆞᆫ소인니만됴ᄒᆞ야졔몸살기만위ᄒᆞ고위국츙셩은업ᄉᆞ오니근ᄅᆡ목민지장이졔벼상ᄒᆞ기만일삼아준민고ᄐᆡᆨᄒᆞ야민폐를살피지아니ᄒᆞ오니자연ᄇᆡᆨ셩은살도리없ᄉᆞ와ᄉᆞ산분쥬ᄒᆞ야도로에유리ᄒᆞ며면젼에궁학ᄌᆡᄐᆡ반니라이러무로란을지어시졀을요란케ᄒᆞ오ᄆᆡ치일은상소ᄒᆞ고란일은상다ᄒᆞ오니복원황상은량신을갈희여각도각읍에안찰하야만민을건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27m19dj9ygrdlzyvjub0uimvs3yl4qy 페이지:쌍두쟝군젼.djvu/5 250 114659 464336 2026-09-28T05:38:52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지게ᄒᆞ옵고션졍ᄌᆞᄂᆞᆫ상작ᄒᆞ고불션ᄌᆞᄂᆞᆫ즁죄ᄒᆞ야상벌을밝히시고ᄯᅩᄒᆞᆫ됴뎡시신을실피ᄉᆞ소인을물니치시고군ᄌᆞ를친니ᄒᆞᄉᆞ우흐로니님군을돕고아ᄅᆡ로ᄉᆡᆼ민을보젼케ᄒᆞ와닙긔강졍풍속연후에텬ᄒᆡᄐᆡ평ᄒᆞ리이다ᄒᆞᆫᄃᆡ상이드르시고ᄃᆡ희왈국지안위와됴졍츌쳑을경이임의로ᄒᆞ라ᄒᆞ시고ᄯᅩ하... 464336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지게ᄒᆞ옵고션졍ᄌᆞᄂᆞᆫ상작ᄒᆞ고불션ᄌᆞᄂᆞᆫ즁죄ᄒᆞ야상벌을밝히시고ᄯᅩᄒᆞᆫ됴뎡시신을실피ᄉᆞ소인을물니치시고군ᄌᆞ를친니ᄒᆞᄉᆞ우흐로니님군을돕고아ᄅᆡ로ᄉᆡᆼ민을보젼케ᄒᆞ와닙긔강졍풍속연후에텬ᄒᆡᄐᆡ평ᄒᆞ리이다ᄒᆞᆫᄃᆡ상이드르시고ᄃᆡ희왈국지안위와됴졍츌쳑을경이임의로ᄒᆞ라ᄒᆞ시고ᄯᅩ하교왈만일시비ᄒᆞᄂᆞᆫᄌᆡ면참ᄒᆞ리라ᄒᆞ시고파됴ᄒᆞ시ᄆᆡ승상이시종ᄃᆡ에나아가ᄇᆡᆨ관의하례를밧고녕을나리와갈오ᄃᆡ방금소인니롱권ᄒᆞ기로군ᄌᆞᄂᆞᆫ방직실님ᄒᆞ고나지아니ᄒᆞ니련량강직ᄒᆞᆫᄌᆡ업셔눌로더부러국ᄉᆞ를의론ᄒᆞ리오군등은직심보필하라만일긔군망상ᄒᆞ야ᄇᆡᆨ셩을괴롭게ᄒᆞ며츙직ᄒᆞᆫᄉᆞᄅᆞᆷ을음ᄒᆡᄒᆞᄂᆞᆫᄌᆡ면즁죄ᄒᆞ리라ᄒᆞ고일변졔국에관ᄌᆞᄒᆞ야효렴강직ᄒᆞᆫ션ᄇᆡ를쳔거ᄒᆞ라ᄒᆞ고각읍에슌무오ᄉᆞ를보ᄂᆡ여탐관오리와민졍ᄋᆕᆯ안찰ᄒᆞ며창고를여러ᄇᆡᆨ셩을진휼ᄒᆞ고부셰를감ᄒᆞ니불과슈월지ᄂᆡ에교화일국에덥혀만민의송덕이원근에낭자ᄒᆞ더라이러무로승상의위명이일국에진동ㅎ카니텬ᄌᆡ특별이ᄉᆞ랑ᄒᆞᄉᆞ소원을일우게ᄒᆞ니위권니졈졈융슝ᄒᆞ더라이ᄯᆡ우승상왕윤졍과ᄉᆞ도최경우와황문시랑됴ᄉᆞ원등은만고소인니라곽승상복직ᄒᆞ기젼에ᄂᆞᆫ져의등의님의권을써방ᄌᆞᄒᆞ다가지금은승상을두려ᄯᅳᆺ을일우지못ᄒᆞᄆᆡᄆᆡ일승상을원망ᄒᆞ며모ᄒᆡ코ᄌᆞᄒᆞ되황뎨ᄉᆞ랑ᄒᆞ시고만됴ᄇᆡᆨ관니다그녕을좃츠ᄆᆡ틈을엇지못ᄒᆞ야앙앙ᄒᆞ더라 ᄎᆞ셜잇ᄯᆡ시화년풍ᄒᆞ고가급인족ᄒᆞ야강구연월에격양가를부르너니국운이불ᄒᆡᆼᄒᆞ야황뎨우연득병ᄒᆞᄉᆞ장급일월에ᄇᆡᆨ약이무효ᄒᆞᄆᆡ병셰졈졈위즁ᄒᆞᆫ지라상이이지못ᄒᆞᆯ줄알으시고곽승상을닙시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fd1llddgoqqad9tpte1og46fw74peby 페이지:續明義錄諺解.djvu/44 250 114660 464337 2026-09-28T06:02:24Z Maria409 19580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복을능지쳐ᄉᆞᄒᆞ고노젹ᄒᆞ기ᄅᆞᆯ법대로ᄒᆞ고ᄒᆡ근은쟝폐ᄒᆞ고신덕은지졍블고로구월에니르러졍법ᄒᆞ고대셥은츄ᄌᆞ도에감ᄉᆞ안치ᄒᆞ니냥ᄉᆡ계ᄉᆞᄒᆞ야샹범의졔부지ᄒᆡ슐ᄒᆡ찬ᄒᆡ등을ᄲᆞᆯ니발포ᄒᆞ야그졍졀을궁ᄒᆡᆨᄒᆞ믈쳥ᄒᆞ니 조츠시다 신등은삼가안ᄒᆞ오니하ᄂᆞᆯ이 셩인을보우ᄒᆞ시믈이ᄎᆡᆨᄌᆞ슈... 464337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Maria409"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복을능지쳐ᄉᆞᄒᆞ고노젹ᄒᆞ기ᄅᆞᆯ법대로ᄒᆞ고ᄒᆡ근은쟝폐ᄒᆞ고신덕은지졍블고로구월에니르러졍법ᄒᆞ고대셥은츄ᄌᆞ도에감ᄉᆞ안치ᄒᆞ니냥ᄉᆡ계ᄉᆞᄒᆞ야샹범의졔부지ᄒᆡ슐ᄒᆡ찬ᄒᆡ등을ᄲᆞᆯ니발포ᄒᆞ야그졍졀을궁ᄒᆡᆨᄒᆞ믈쳥ᄒᆞ니 조츠시다 신등은삼가안ᄒᆞ오니하ᄂᆞᆯ이 셩인을보우ᄒᆞ시믈이ᄎᆡᆨᄌᆞ슈미에보와기히징험ᄒᆞ리로소이다슬프다후겸과린한의셰셩ᄒᆞᆫ날을당ᄒᆞ야 져위ᄅᆞᆯ위ᄐᆡᅙᆞ시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fz4hp4zlkb4t7dcu7bvcnorxgztrwhx 페이지:쌍두쟝군젼.djvu/6 250 114661 464338 2026-09-28T06:13:54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ᄒᆞ아ᄒᆞ시고ᄯᅩᄐᆡᄌᆞ를불너안치시고왈곽승상은셩왕의쥬공갓고소무곽광갓흔신ᄒᆡ라국ᄉᆞᄃᆡ소를곽승상과의론ᄒᆞ야부ᄃᆡ날과ᄀᆞᆺ치ᄒᆞ라ᄒᆞ시고ᄯᅩ승상을도라보와왈국ᄉᆞ를다경의게밋고도라가니부ᄃᆡ어린님군을뫼시고ᄉᆞ직을안보하고나라흘기리누리게ᄒᆞ라ᄒᆞ며룡누를나리오시거ᄂᆞᆯ승상이쳬읍쥬왈진츙갈력... 464338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ᄒᆞ아ᄒᆞ시고ᄯᅩᄐᆡᄌᆞ를불너안치시고왈곽승상은셩왕의쥬공갓고소무곽광갓흔신ᄒᆡ라국ᄉᆞᄃᆡ소를곽승상과의론ᄒᆞ야부ᄃᆡ날과ᄀᆞᆺ치ᄒᆞ라ᄒᆞ시고ᄯᅩ승상을도라보와왈국ᄉᆞ를다경의게밋고도라가니부ᄃᆡ어린님군을뫼시고ᄉᆞ직을안보하고나라흘기리누리게ᄒᆞ라ᄒᆞ며룡누를나리오시거ᄂᆞᆯ승상이쳬읍쥬왈진츙갈력ᄒᆞ야안보국졍ᄒᆞ려ᄒᆞ오나텬춍을가리오ᄂᆞᆫ소인니만사오니염녀ᄒᆞ나이다문답을맛치시고ᄉᆞ월초팔일에황뎨붕ᄒᆞ시니ᄐᆡᄌᆞ의ᄋᆡ통ᄒᆞᆷ과승상의망극ᄒᆞᆷ과육궁비빈ᄋᆡ통ᄒᆞᆷ은불가셩언니러라승상이친집관곽ᄒᆞ고쵸종럐절을극진니찰여션릉에안장하고ᄐᆞᄌᆡ직위ᄒᆞ시니시년이십ᄉᆞ셰라양양ᄒᆞᆫ긔상과흠약한덕은족히션뎨를본바들너라다만년소미셩ᄒᆞ기로ᄇᆡᆨᄉᆞ를두로살피지못ᄒᆞᄆᆡ승상이ᄆᆡ일염녀하더라잇ᄯᆡ왕윤졍등이상의ᄒᆞ야곽승상을잇ᄯᆡ를타모ᄒᆡᄒᆞᆷ이올타ᄒᆞ고거짓곽승상말로쳥주긔주양주ᄌᆞᄉᆞ의게로가ᄂᆞᆫ편지를ᄆᆡᆫ드러승상의인을ᄆᆡᆫ드러치고심심근붕이라ᄒᆞ야ᄉᆞ도최경우를주어가마니승상부에드러가셔안에놋코잇스면우리ᄂᆞᆫ츄후드러가발각ᄒᆞ면셩ᄉᆞᄒᆞ리라ᄒᆞ고약쇽을졍ᄒᆞᄆᆡ최경우가드러와문후ᄒᆞ고거짓국ᄉᆞ를말ᄒᆞᄂᆞᆫ쳬ᄒᆞ며셔안을만지니승상은졍직군ᄌᆡ라의심치아니ᄒᆞ고문답만ᄒᆞ더니ᄯᅩ한왕윤졍과됴ᄉᆞ원등이드러와례필좌졍후에거짓치국ᄋᆡ민ᄒᆞᆯ경륜을뭇거ᄂᆞᆯ승상이ᄎᆞ례로ᄃᆡ답ᄒᆞ더니이윽고됴ᄉᆞ원이왈쳥쥬긔쥬양쥬라근봉이라ᄒᆞ얏ᄉᆞ오니승상의족질셔간니왓나ᄂᆡᆺ가잠간구경ᄒᆞ야지이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586g06t0atxcsowyn3x7w5wkpkov331 페이지:쌍두쟝군젼.djvu/7 250 114662 464339 2026-09-28T08:26:22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 다ᄒᆞ며손으로ᄲᆡ여압ᄒᆡ놋커ᄂᆞᆯ승상이놀나왈그어인봉셔인지아지못ᄒᆞ노라ᄒᆞ니윤경등이갈오ᄃᆡ승상이모로ᄂᆞᆫ봉셰엇지셔안에ᄭᅩᆺ쳣스리잇가ᄒᆞ고ᄯᅥ혀보니ᄒᆞ엿스되금텬ᄌᆡ어리고ᄂᆡᄯᅩᄒᆞᆫ됴졍권셰를잡아님의로쳐단ᄒᆞ나니너의등은모월모일에긔병ᄒᆞ면ᄂᆡᄯᅩᄒᆞᆫ여ᄎᆞ々々ᄒᆞ리라ᄒᆞ얏더라그글을... 464339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 다ᄒᆞ며손으로ᄲᆡ여압ᄒᆡ놋커ᄂᆞᆯ승상이놀나왈그어인봉셔인지아지못ᄒᆞ노라ᄒᆞ니윤경등이갈오ᄃᆡ승상이모로ᄂᆞᆫ봉셰엇지셔안에ᄭᅩᆺ쳣스리잇가ᄒᆞ고ᄯᅥ혀보니ᄒᆞ엿스되금텬ᄌᆡ어리고ᄂᆡᄯᅩᄒᆞᆫ됴졍권셰를잡아님의로쳐단ᄒᆞ나니너의등은모월모일에긔병ᄒᆞ면ᄂᆡᄯᅩᄒᆞᆫ여ᄎᆞ々々ᄒᆞ리라ᄒᆞ얏더라그글을보ᄆᆡ승상이ᄂᆡ심에혜오ᄃᆡ이놈들이ᄂᆞᆯ을잡고ᄌᆞᄒᆞᆷ이니엇지통분치아니ᄒᆞ리오마ᄂᆞᆫ션뎨계실ᄯᆡ갓흐면변ᄇᆡᆨᄒᆞ기쉬우려니와그럿치못ᄒᆞ니엇지장긔치아니ᄒᆞ리오ᄒᆞ고경황ᄒᆞ더니윤졍등이고셩ᄃᆡᄆᆡ왈승상은작록이일품이라무삼일이부족ᄒᆞᆷ이잇셔모력ᄒᆞ며ᄯᅩ션뎨붕ᄒᆞ실ᄯᆡ유언니계시거ᄂᆞᆯ신ᄌᆡ되야참아엇지이런일을ᄒᆡᆼᄒᆞ나뇨ᄒᆞ며말을맛고가거ᄂᆞᆯ승상이분울ᄒᆞ나신원ᄒᆞᆯ말이업ᄂᆞᆫ지라한탄만ᄒᆞᆯᄯᅡ름이러라<br/> 뎨이회<br/> 옴ᄒᆡ를입으ᄆᆡ셜산도로귀양가고<br/> 부공을찻다가두문동에셔보ᄇᆡ를엇다<br/> ᄎᆞ시윤졍등이쳐소에도라와상소를ᄆᆡᆫ드러탐젼에올니거ᄂᆞᆯ상이보시니그글에ᄒᆞ얏스되<br/> 우승상왕윤졍과ᄉᆞ도최경우와황문시랑됴ᄉᆞ원등은돈슈ᄇᆡᆨᄇᆡᄒᆞ옵고상언우폐하ᄒᆞ나니다좌승상곽츙국은우흐로텬춍을닙고아ᄅᆡ로권셰를잡고심지々소욕과이목지소호를님의로ᄒᆞᄆᆞᄯᅳᆺ이방ᄌᆞᄒᆞ여님군이어리심을업슈이녀겨찬역의ᄯᅳᆺ을두고쳥쥬긔쥬ᄌᆞᄉᆞ로더부러모력ᄒᆞ옵다가ᄉᆞᄉᆡᆨ이탄노되와신등이아랏ᄉᆞᆸ기로표를{{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3dxk58mxycnigrehf7tqirb0bsyl8ac 페이지:쌍두쟝군젼.djvu/8 250 114663 464341 2026-09-28T08:36:53Z Na0nada 18483 /* 교정 안 됨 */ 새 문서: {{옛한글쪽 시작}}올니 오니복원황상은급히국문ᄒᆞ옵소셔ᄒᆞ얏더라<br/> {{옛한글쪽 끝}} 464341 proofread-page text/x-wiki <noinclude><pagequality level="1" user="Na0nada" /></noinclude>{{옛한글쪽 시작}}올니 오니복원황상은급히국문ᄒᆞ옵소셔ᄒᆞ얏더라<br/> {{옛한글쪽 끝}}<noinclude><references/></noinclude> 1cl5pzmkjdi4cg0mlxg8m4ac3lpu3z9 번역:달과 6펜스/제7장 114 114664 464342 2026-09-28T09:03:46Z Bykim2012 3227 새 문서: 계절은 어느덧 먼지투성이의 끝자락으로 접어들고 있었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하나둘 서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김영숙은 아이들에게는 바다를, 남편에게는 골프를 즐기게 해 주려고 가족과 함께 강릉 해안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우리는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가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상점가에서 나오다가... 464342 wikitext text/x-wiki 계절은 어느덧 먼지투성이의 끝자락으로 접어들고 있었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하나둘 서울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김영숙은 아이들에게는 바다를, 남편에게는 골프를 즐기게 해 주려고 가족과 함께 강릉 해안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우리는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고 가을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 상점가에서 나오다가 나는 김영숙을 아들과 딸과 함께 마주쳤다. 그녀 역시 서울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필요한 것들을 사러 나온 참이었고, 나와 마찬가지로 더위에 지치고 몹시 피곤해 보였다. 나는 우리 모두 공원에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먹자고 제안했다. 김영숙은 내게 아이들을 보여 주는 것이 기쁜 모양이었다. 그녀는 내 제안을 반갑게 받아들였다. 아이들은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도 훨씬 사랑스러웠고, 그녀가 그들을 자랑스러워하는 것도 당연했다. 나는 아이들이 낯을 가릴 만큼 나이가 많은 사람도 아니었으므로, 아이들은 금세 마음을 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둘 다 참으로 사랑스럽고 건강한 아이들이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보내는 시간은 더없이 즐거웠다. 한 시간쯤 지나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에 올라타자, 나는 느긋하게 걸어서 클럽으로 향했다. 어쩌면 나는 조금 쓸쓸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방금 엿본 단란한 가정생활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약간의 부러움이 일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깊이 정을 붙이고 있는 듯했다. 남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만의 작은 농담이 있었고, 그들은 그런 농담 하나에도 배를 잡고 웃었다. 무엇보다 말재주와 재치만을 지성의 척도로 삼는다면 강성호는 다소 따분한 사람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에 충분히 어울릴 만큼의 지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적당한 성공을 거두기 위한 자격증일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행복으로 들어가는 여권이기도 했다. 김영숙은 매력적인 여자였고, 그녀는 남편을 사랑했다. 나는 그들의 앞날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별다른 불행이나 뜻밖의 모험에 휘말릴 일도 없이 정직하고 단정하게 살아가는 삶이었다. 게다가 저 두 아이들은 늠름하고 사랑스러웠으며, 자신들이 속한 계층과 가문의 평범한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 갈 것이 너무도 분명해 보였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늙어 갈 것이다. 아들과 딸이 어느덧 철이 들고, 때가 되면 결혼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딸은 어여쁜 아가씨로 자라 건강한 아이들을 낳을 훗날의 어머니가 될 것이고, 아들은 잘생기고 늠름한 젊은이로 자라 누가 보아도 군인이 될 만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품위 있는 은퇴 생활 속에서 넉넉한 노후를 보내고, 자손들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고 무익하지 않은 한평생을 다 살고 나서, 충분히 늙은 나이에 조용히 무덤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아마도 수없이 많은 부부들의 삶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그리고 그런 삶이 보여 주는 모습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아름다움이 있다. 푸른 목장을 지나고 아름드리나무 그늘 아래를 한가롭게 굽이굽이 흘러가다가 마침내 드넓은 바다로 흘러드는 잔잔한 시냇물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 바다는 너무나 평온하고, 너무나 고요하며, 너무나 무심하다. 그래서 문득 설명하기 어려운 막연한 불안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마 그 무렵의 나에게도 이미 강하게 자리 잡고 있던,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기질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대다수 사람들이 살아가는 그런 삶 속에서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나는 그 삶이 지닌 사회적 가치도 인정했고, 질서 속에서 누리는 행복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내 핏속의 어떤 열기가 좀 더 거친 길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렇게 손쉽게 얻어지는 즐거움에는 오히려 어딘가 불안한 데가 있는 듯했다. 내 마음속에는 좀 더 위험하게 살아 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다. 변화만을 얻을 수 있다면, 깎아지른 바위도 마다하지 않고 암초와 여울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그저 변화를 원했다. 예측할 수 없는 일이 가져다주는 그 짜릿한 흥분을 원했다. 2t1so475me941gduoqkyt5wbahfgmz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