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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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족(Vandals)은 동게르만족의 일파로, 로마 제국 후기에 북아프리카의 카르타고를 중심으로 국가를 건설했다. 서로마 제국의 마지막 황제 로물루스 아우구스툴루스 황제를 죽인 오도아케르는 반달족 출신으로 알려졌다.
[편집] 이동
반달족은 5세기 초, 훈족에 밀린 서고트족이 본래 거주지인 다뉴브 강 일대에서 서진하자, 그 영향으로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406년, 라인강 방어선을 지키던 로마군이 서고트족의 위협에 직면한 로마를 지키기 위해 라인강 방어선에서 철수하자, 반달족은 이틈을 타 갈리아로 이주했다. 이때 훗날 프랑크 왕국을 세운 프랑크족도 본래 거주지에서 서진하여 갈리아로 이동했다. 반달족은 계속 남진하여 에스파냐를 거쳐 북아프리카로 건너갔고, 히포를 점령한 후 옛 카르타고 땅을 중심으로 북아프리카 왕국을 건설했다. 로마의 주요 식량 공급지였던 북아프리카를 결코 우호적이라고 할 수 없는 반달족이 차지하게 되어 로마는 심각한 식량난에 봉착하게 된다.
[편집] 반달행위(반달리즘)
반달족은 이동하면서 해적질과 각종 약탈 및 파괴 행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반달행위(Vandalism)이란 말이 생겼다.
반달리즘은 예술과 문화에 대한 파괴 행위 또는 그 경향인데, 이 말 자체가 반달행위(반달리즘)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하면 반달족이 이동하던 때 그 지도자(또는 주요 부족)는 이미 로마 문화를 받아들여 로마 문화의 우수성을 인정하였고, 그런 까닭에 파괴 행위는 극히 일부였다. 오히려 로마의 문화와 예술은 로마제국 말기의 노예나 빈곤층 그리고 후대의 예술가와 로마의 보통사람이 더 많이 파괴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시기에 고대 그리스 양식을 흉내내려고 한다면 가장 쉬운 방법이 로마시에 있던 오래된 건축물에서 기둥 등을 가져다가 약간 손을 보면 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로마”를 만들기 위해 “옛 로마”를 파괴한 이는 로마인 자신이었다. 물론 일부 예술가(예를 들면 미켈란젤로)는 그러한 행위를 비난했지만, 대부분 무시를 당했다.
이와 같이 반달행위를 내포한 낱말에는 고딕(Gothic)이 있다. 이는 “고트족의” 또는 “고트풍의”라는 뜻으로, 교양 없고 야만스럽고 풍류도 없으며 촌스럽다는 뜻이었다. 이것은 곧 고트족이 그러했다는 경멸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반달족과 마찬가지로 고트족도 로마 문화와 예술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와 로마 문화의 융화를 꾀한 민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