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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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주의는 그리스도교 신학 유파의 일종으로, 종교개혁 이후로 체계화 된 사실에 그 이름이 연유한다. 특히 칼빈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칼빈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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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역사적 배경
16세기 종교개혁을 통해, 로마교회에서 분리되어 나온 개신교회가 서게 되었다. 이 때 개신교회에 의하여 체계화 되고 주류의 신학으로 자리잡은 것이 개혁주의이다. 역사를 보면 훗날, 개혁주의에 완전히 동조하지 않는 개신교도들이 새로운 교단을 이루어 나오게 되었고 (예를 들어 감리교회), 이로써 오늘날엔 개신교라는 말에 다양한 신학 사조가 포함 되게 되었지만, 종교개혁 시대에는 개신교의 신학은 곧 개혁주의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개혁주의를 따르는 교회를 개혁교회라고 부르기도 한다 (넓은 의미로는 장로교회가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전술(前述)했듯이 종교개혁 시대에는 개혁교회가 곧 개신교회였다.
종교개혁의 주요 인물에는 다수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칼빈이 신학적으로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이는 그의 저서 《기독교 강요(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의 영향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 책에서 칼빈은 개혁파의 시각에서 그 때까지 드러난 그리스도교 진리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논술하려고 하였다. 칼빈은 주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활동하였는데, 그와 동시대의 사람들 중 루터는 주로 독일에서, 그리고 쯔빙글리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활동하였다. 종교개혁이 유럽 전역으로 번져가면서 개신교회의 신학은 점차 칼빈의 신학 쪽으로 수렴되었고, 이로써 개혁주의 신학에 칼빈주의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개신교회의 역사적 문서들인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독일), 벨직 신앙고백(네덜란드), 도르트 신조(네덜란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영국) 등은 모두 개혁주의를 반영하고 있다.
[편집] 핵심 주장
개혁주의의 중요한 뼈대를 이루고 있는 것은 언약신학과 더불어 소위 칼빈주의의 5대 강령(Five Points of Calvinism)이라고 불리는 주장들이다. '5대 강령'의 경우 앞 글자를 따서 영어로는 TULIP이라고도 한다. 이것들은 그리스도교의 다른 여러 신학 유파와 개혁주의를 구분짓는 내용들이 된다.
[편집] 언약 신학
언약은 성경에 등장하는 개념으로서 양측 사이의 조약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내용은 각측이 지켜야할 의무 조항들로 이루어지며 한 쪽이라도 의무를 불이행할 경우 언약은 파기된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으로 조약이라 함은 양방의 합의하에 체결되는데, 개혁주의자들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언약의 경우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의 관계라는 성격 때문에 인간의 동의 여부를 떠나 하나님의 선언과 함께 바로 체결된다고 말한다. 개혁주의자들은 성경의 여러가지 언약이 결국 세 가지로 요약된다고 본다:
- 구속의 언약 (covenant of redemption): 삼위일체 중 아버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 사이에 맺은 언약이다. 그리스도 쪽에서는 모든 사람의 죄값에 해당하는 심판을 맛보고 구원에 필요한 조건을 자기 백성들을 대신해서 이행하겠다는 것이며, 아버지 하나님 쪽에서는 그리스도를 그의 백성들의 머리로 인정하며 그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의로움을 백성들의 고난과 죽음 그리고 의로움으로 인정하여 그들을 구원해 주시겠다는 내용이다. 이 언약이 창세전에 체결되었으며 예수 그리스도가 오심으로 완수된 것으로 본다.
- 행위의 언약 (covenant of works): 하나님과 아담 사이에 맺은 언약이다. 아담은 인류의 대표로서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며, 하나님은 그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내용이다. 아담은 실패했으며 이로써 인류에게는 죽음이 왔다고 본다.
- 은혜의 언약 (covenant of grace): 아담이 실패한 이후로 곧바로 모든 인류와 하나님이 맺은 언약이다. 사람 쪽에서는 하나님이 그리스도에게서 구원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받으실 것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며, 하나님 쪽에서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그리스도의 백성으로 삼아주신다는 내용이다.
[편집] 칼빈주의의 5대 강령
- 전적 타락 (Total Depravity): 육체적인 생명만 갖고 있는 모든 자연인은 그 본성이 타락하여 구원에 필요한 믿음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전혀 믿음을 갖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믿음에는 다른 질(質)이 있어서 그 중에는 구원 받을 수 있는 참 믿음도 있고 받을 수 없는 유(類)의 믿음도 있는데, 다른 종류의 믿음은 사람이 스스로 발휘할 수 있으되 구원에 필요한 믿음은 사람이 스스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주장을 '전적 무능력'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주의할 것은 그 '무능력'이라고 함은 사람이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기능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의 영혼이 타락하여 참된 믿음을 갖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시면 아무도 내게 올 수 없으니")로 보건데 하나님이 참된 믿음을 주시기 전에는 아무도 예수 그리스도를 진실되게 못 믿는다는 것이다.
- 무조건적 선택 (Unconditional Election): 앞의 '전적 타락'설에 의하면 참된 믿음은 하나님이 주셔야만 얻게 되는 것인데, 누구에게 참된 믿음을 줄 것인지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다는 것이다.
- 제한 속죄 (Limited Atonement): 앞의 '무조건적 선택'을 받은 사람이 결국 '구속에 언약' 또는 '은혜의 언약'에서 그리스도의 백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실효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 불가항력적 은혜 (Irresistable Grace):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아버지께서 내게 주시는 자는 다 내게로 올 것이요")로 보건데 하나님이 믿음을 주시기로 작정하신 사람이 그리스도를 아니 믿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구속의 언약'과도 연관이 있다.
- 성도의 견인 (Perseverance of Saints): 성경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나를 보내신 이의 뜻은 내게 주신 자 중에 내가 하나도 잃어버리지 아니하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이것이니라")로 보건데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 자리로 결코 떨어지지 않고 구원이 반드시 성취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구속의 언약'과 연관이 있다.
[편집] 자유의지와 개혁주의
개혁주의와 관련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개혁주의가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막는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위의 '전적 타락'설에서 언급되었듯이 개혁주의는 자연인이 믿을 수 있는 기능을 잃어버렸다던지 선택의 자유를 잃었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은 하나님을 싫어하는 심성 때문에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기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언제까지 계속되냐면 하나님이 그 사람의 심성을 바꾸어 주실 때까지라는 것이다.
종교개혁 당시 이러한 개혁주의 원죄론에 반대하고 '사람은 하나님이 심성을 따로 바꾸어 주시지 않아도 스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 사람 중 대표적인 사람이 에라스무스다. 여기에 반박하고 '전적 타락'설을 주장한 것이 루터의 《노예의지론(Bondage of the Will)》이다. 이러한 사상들은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과 사람의 역할과 관련된 것으로서, 이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내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지을 수 있다:
- 합력설 (synergism): 하나님이 구원의 길을 마련하시지만, 사람이 그것을 취하느냐의 여부는 인간에게 달려있다. 즉, 구원은 하나님과 사람의 합작이라는 것이다.
- 단독설 (monergism): 하나님이 구원의 길을 마련하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그것을 취하는 것도 그리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해주셔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구원은 하나님께만 달려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에라스무스의 주장은 합력설에 해당하며, 루터의 주장은 (곧 개혁주의의 입장은) 단독설에 해당된다. 합력설과 단독설의 논쟁은 그리스도교 초창기에 이미 있었고, 잘 알려진 것이 4~5세기에였 있었던 펠라기우스와 어거스틴의 논쟁이다. 펠라기우스는 합력설을 주장하고 어거스틴은 단독설을 주장하였는데, 카르타고 회의에서 교회는 펠라기우스 사상을 정죄하였다. 종교개혁 이후로는 17세기에 알미니우스를 따르는 알미니안주의자들이 합력설을 주장하였다. (이 때 알미니안주의자들의 주장에 반박하면서 도르트 총회에서 작성된 것이 '칼빈주의의 5대 강령'이다.) 18세기에는 웨슬리가 합력설을 주장하였다.
[편집] 극단적 칼빈주의(hyper-Calvinism)와 개혁주의
개혁주의와 극단적 칼빈주의의 가장 큰 차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선포 대상에 대한 인식에서 나타난다. 위의 '은혜의 언약'에서 언급되었듯이 개혁주의는 복음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선포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극단적 칼빈주의는 예수 그리스도는 오직 선택 받은 사람들만을 위해 고난을 당했기 때문에 복음 역시 선택 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편집] 개혁주의 주요 인물
- 장 칼뱅 (John Calvin)
-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 존 낙스 (John Knox)
- 존 오웬 (John Owen)
- 조나단 에드워즈 (Jonathan Edwards)
- 죠지 휫필드 (George Whitefield)
- 찰스 스펄전 (Charles Spurgeon)
- 아더 핑크 (Arthur Pink)
- 프란시스 쉐퍼 (Francis Schaeffer)
- 마틴 로이드 존스 (Martin Lloyd-Jones)
- 로버트 스프로울 (R. C. Sproul)
- 존 파이퍼 (John Piper)
- 김홍전
[편집] 인용
- "그 누구라도 구원을, 아무리 작은 일부분이라도, 사람의 자유의지와 연관짓는다면, 그는 은혜를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이며, 또한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바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 마틴 루터, Bondage of the Will
-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그 무엇이라도 우리가 행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십자가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무효로 만드는 것입니다." --- 존 오웬, Works of John Owen, Vol.3, p.433
- "사람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는 지옥으로 가고자 하는 자유의지는 있으나 천국으로 가려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안에 그분의 선하신 뜻을 따르려는 의지와 힘을 만들어 주실 때까지 계속됩니다." --- 죠지 휫필드, Works, pp.89-90
- "죽은 사람이 자기 능력으로 무덤에서 일어나는 것을 만일 우리가 볼 수 있다면 아마 죄인이 자기 자유 의지로 그리스도께 돌아서는 것 또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찰스 스펄전, Morning And Evening
- "[하나님의 주권은] 수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멸망하는 걸림돌입니다; 그리고 만일 우리가 그분의 주권과 맞선다면 그것은 우리의 영원한 멸망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 우리의 영혼에 대한 주권에 습복하는 것입니다; 곧 그 분께서 자비를 베푸시고자 하는 자에게 자비를 베푸시며 강퍅케 하시고자 하는 자에게 그렇게 하시는 분으로서입니다." 조나단 에드워즈, The Works of Jonathan Edwards, Vol.2, The Banner of Truth Trust, Reprinted 1995, pp.849-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