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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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樞機卿, Cardinalis)은 로마 가톨릭의 2인자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누리는 고위 성직자 계층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식 칭호는 "성스러운 로마 가톨릭교회의 추기경(De Sanctae Romanae Ecclesiae cadinalibus)"이다. 신분상 지위는 종신직이기는 하나, 80세가 되면 법률상 자동적으로 교황 선서권을 비롯한 모든 직무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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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용어와 유래
라틴어 cardinalis는 중추(中樞)를 의미하는 라틴어 'cardo'에서 유래된 말이다. 5세기 때부터 이 명칭이 나타나는데 로마 교구 소속 성직자들에게만 한정되었다가, 점차 로마 가톨릭의 여러 교구에서도 주교좌 성당이 교구의 중추이므로 주교좌 성당에 속한 성직자들을 일컫는 말로 의미가 넓어졌다. 교황 그레고리오 1세 때 교회법 용어로 채택되었고, 11세기부터는 교황의 최측근 자문자이며 후임 교황의 선출권 및 피선거권도 가지게 됨으로써 기타 주교들보다 월등한 권위를 가졌고 14세기부터는 총대주교보다 상위의 권위를 갖게 된다.
한자로 번역된 추기경(樞機卿)에서 '추기(樞機)'라는 말은 중추(中樞)가 되는 기관(機關)을 말하며, '경(卿)'은 높은 벼슬에 대한 경칭이다.
교황에 의하여 전세계에서 지명되는 추기경들은 교황청의 여러 기구에 배속되어 종종 '교회의 황태자'로 비유되어 '전하(殿下, Eminentia)'의 존칭으로 호칭된다.
[편집] 자격
추기경 서임은 교황의 명시적 의사 표시 외에 다른 것이 필요하지 않으며, 미리 다른 추기경들의 자문이나 동의를 받을 필요도 없다. 추기경에 승격되는 이들은 적어도 사제품을 받았고, 학식과 품행과 신심과 현명한 업무 처리 역량이 특출한 남자 가운데에서 교황이 자유로이 선발한다. 아직 주교가 아닌 이들이 추기경으로 서임될 경우 먼저 주교품을 받아야 한다.
[편집] 서임 절차
새로 임명된 추기경에 대한 서임식은 교황이 직접 주례하는데,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교황이 말씀 전례 후 서임장을 낭독하고 새 추기경들의 이름을 선포한다. 그러면 새 추기경들의 대표가 교황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이어 교황이 강론한다. 그 뒤에 새 추기경들이 신앙 고백과 교회에 대한 충성 서약과 순명 선서를 한다. 이어 교황이 새 추기경들에게 붉은 모자(biretum rubrum)를 씌워 주고 포옹한다. 그리고 다음날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새 추기경들과 함께 미사를 공동 집전하게 된다. 이 공동 집전 미사 때 새 추기경들은 교황으로부터 작은 붉은 모자(galerum rubrum)와 추기경 반지를 수여받게 된다.
[편집] 복식
추기경은 붉은색 수단과 그 위에 중백의(中白衣)를 입는다. 중백의 위에는 방한용으로 수단과 같은 붉은색의 작은 두건이 달린 어깨 망토인 모제타(mozzetta)를 두르기도 한다. 그래서 추기경을 일명 '붉은 주교'라고도 불렀다. 또한 추기경은 붉은 모자도 쓴다.
이는 고귀한 품위를 표상하며, 신앙의 현양을 위해서, 또 신도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 그리고 거룩한 교회와 교황을 위해서는 순교자의 피도 흘려야 함을 상징한다.
[편집] 의무
추기경은 교황을 선출하는 소임이 있는 특수한 단체, 곧 추기경단의 구성원으로 임명된 주교이며 중대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함께 소집될 때는 합의체적 성격을 띤다. 참고로 교황과 추기경단의 관계는 교구장 주교와 교구 참사회의 관계 또는 국가 통치자와 국가 최고 회의의 관계와도 비슷하다.
추기경들은 특히 바티칸 시국의 시민권을 가지며, 교황에게 성실히 협조하여야 할 의무를 진다. 특히 교황청에서 일하는 추기경들은 로마에 상주해야 하며 지역 교회 교구장 주교인 추기경들은 교황이 소집하는 추기경회의에 참석해야 한다.
[편집] 대한민국의 추기경
대한민국에는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가 임명한 김수환 추기경과 2006년 2월 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임명한 정진석 추기경이 있다(현재 2명). 김수환 추기경은 현재 2004년 독일의 Konig 추기경이 선종한 후 최선임 추기경이자 최연장 사제급 추기경(protoprete)를 맡고 있다. 또한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정진석 추기경이 한국인 추기경으로 임명된 사건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교황청에서의 위치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한국 가톨릭이 더욱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