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열차분야지도
위키백과 ―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는 조선 초기부터 석각본, 목판본, 필사본 등으로 전해져 내려온 한민족 고유의 전천천문도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중 가장 오래된 것은 태조 석각본으로 가로 120 cm, 세로 210 cm 크기의 검은 돌(烏石; 흑요석)에 새겨졌다. 태조 석각본은 국보 228호로 지정되었다. 그 외에 세종 석각본, 숙종 석각본이 있다. 세종 때의 것은 전해지지 않고, 숙종 석각본은 보물 837호로 지정되었다.
영조 목판본과 숙종 석각본은 그 형태가 동일하며, 태조 석각본과는 별자리 그림과 '天象列次分野之圖'의 글씨, 설명하는 글의 배치가 서로 다르다.
그 형태는, 별자리 그림을 중심으로 주변에 해.달.사방신에 대한 간략한 설명, 주관하는 각도가 설명되어 있고, 하단부에는 당시의 우주관, 측정된 28수의 거극도 및 각도, 천문도의 내력, 참여한 관리들의 명단이 기록되어 있다.
별자리 그림은 큰 원 안에 하늘의 적도와 황도를 나타내는 교차하는 중간 원을 그리고, 그 내부에 계절에 상관 없이 항상 보이는 별들을 표시하는 중앙의 작은 원, 그 위에 각 분야별로 1467개의 별들이 293개의 별자리를 이루어 밝기에 따라 다른 크기로 그려져 있다. 별자리의 수는 서양의 88개와 비교하면 3배를 넘는다.
그 위에 은하수가 그 모양대로 표시되어 있으며, 큰 원의 가장자리를 따라 365개의 주천도수 눈금이 새겨져 있다.
목차 |
[편집] 천상열차분야지도의 기원
천상열차분야지도 하단부에 적힌 권근의 설명을 참조하면, 본래의 석본이 평양에 있었으나 전란 중 강에 빠져 잃어버렸다고 하였다.
조선 건국이 오래지 않아 그 인본을 바치는 사람이 있었고, 천문도가 세월이 오래 되어 그 도수가 차이가 나므로 그 값을 새로 측정하여 고쳐 새겼다고 한다.[1] 평양의 지명으로부터 미루어 볼 때, 천문도는 평양이 그 도읍지였던 고구려에 그 원본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극도와 각도 및 별들의 분포로 그 측정연대를 추정해 보면, 대략 삼국시대 초기인 기원 전.후가 된다. [2] 기록상으로 1464개의 별이 그려진 천문도를 중국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3세기를 앞서는 시기이다.
[편집] 별자리의 형태
동아시아의 별자리는 3원 28수 체계에 의해, 3개의 울타리와 그 내부에서 군락을 이루는 별자리들, 28개의 적경으로 구분된 영역과 각 영역에 속한 별자리들로 나뉘어져 있다. 세종 대에 이순지에 의해 씌여진 《천문류초》에 천상열차분야지도의 각각의 별자리에 대한 형태와 의미, 해석에 대한 설명이 정리되어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의 별자리는 송대의 순우천문도 등에서 볼 수 있는 중국의 별자리와는 별의 연결, 별자리의 형태에 차이가 있으며, 위치가 다르거나 목록에 없는 별자리도 있다.
일본의 별자리는 7 ~ 8C 무렵의 기토라 고분 벽화에 그려진 것이 최초인데, 그 형태는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중국 별자리의 중간에 해당된다.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에 중국과 조선의 별자리를 바탕으로 몇 개의 별자리를 추가하여 독자적인 천문도를 제작하기도 하였으나, 사용된 기간은 길지 않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별들은 중국의 별자리 그림과는 달리 실제 밝기에 따라 그 크기가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3] 하지만, 이들 별자리를 현재의 하늘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철종 12년(1861년) 남병길이 중국의 별목록인 《흠정의상고성 속편》에 수록된 별의 위치를 토대로 세차운동을 보정하여 《성경(星鏡)》을 제작하였다.[4]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삼국시대 이전에 기원하여 조선시대에까지 이어졌던 궁중 천문학의 흐름이 끊겼고, 이후로 서양 천문학이 교육.보급되면서 동아시아의 별자리 체계는 사용하지 않게 되었으며, 전통이 단절되면서 일반인들로부터도 멀어졌다. 현재는 무속이나 역사에 기록된 천체의 기록을 참조로 하는 천문학 연구에 필요에 따라 사용된다.
[편집] 참고자료
- 박성환, '태조의 석각천문도와 숙종의 석각천문도와의 비교', 동방학지 54.55.56 합본호,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1987.6.
- 나일성, '천상열차분야지도와 각석 600주년 기념복원', 동방학지, 1996.
- 남문현.한영호, '조선지명이 있는 천상열차분야지도 사본', 동방학지, 1996.
- Park, Changbom, "Analysis of the Korean Celestial Planisphere: Ch'on-Sang-Yul-Cha-Bun-Ya-Ji-Do", 한국천문학회지, 1996.